[인터풋볼=로스토프(러시아)] 정지훈 기자= 스웨덴전에서 비난을 찬사로 바꾼 김영권처럼...장현수에게도 아직 반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21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FIFA 전세기를 이용해 멕시코와 결전을 펼칠 로스토프에 도착했다. 이후 대표팀은 22일 공식 훈련과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한국 시간으로 24일 오전 0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F조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로스토프는 ‘기회의 땅’이다. 비록 지난 스웨덴전에서는 ‘트릭’이라는 단어까지 쓰며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패배했지만 아직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고, 멕시코와 독일과의 2경기가 남아 있다. 물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해보기도 전에 포기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최악이다.

그리고 여기. 최악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하는 한 선수가 있다. 바로 장현수다. 장현수는 지난 스웨덴전에서 잦은 실수를 범하며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줬고, 박주호의 부상과 김민우의 실수가 모두 장현수에게서 발단이 됐다는 최악의 비난까지 받아야 했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좋은 모범 사례도 있다. 장현수의 수비 파트너 김영권이다. 사실 김영권에 대한 여론은 최악이었다. 원래 수비 포지션은 계속 잘하다가도 한 번 실수하면 욕을 먹는 자리지만 김영권은 유독 오랜 시간 비난을 받아야 했다. 특히 김영권은 지난 월드컵 최종 예선 이란전에서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의 함성 때문에 선수들이 소통을 못 해 힘들었다”는 실언에 가까운 발언을 해 많은 비난을 받았고, 한 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김영권은 절치부심했다. 한국 수비의 핵으로 성장하던 김민재가 부상으로 낙마하자 신태용 감독은 다시 김영권을 호출했고,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받았다. 김영권은 단단했다. 파트너인 장현수가 조금 흔들릴 때도 김영권은 몸을 사리지 않으며 스웨덴의 공격을 막아냈고, 이후에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과시했다. 특히 전반 17분 베리의 감각적인 패스를 그란크비스트가 받는 과정에서 김영권이 정교한 슬라이딩 태클로 걷어내며 찬스를 무산시킨 것은 압권이었다.

결국 김영권은 자신을 향한 비난을 찬사로 바꿨다. 장현수도 그래야 한다. 지금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비난이 그를 향하고 있지만 멕시코전 결과에 따라 영웅이 될 수도, 역적이 될 수도 있다.

기회는 장현수가 잡아야 한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앞서 장현수는 월드컵 출사표로 “붙어보자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라며 모든 것을 걸었고, 스웨덴전을 앞두고는 “축구 인생에서 월드컵이 첫 경험이고,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팀을 믿고 자신을 믿는다면 좋은 결과가 올 것이다”고 했다. 이제 이 말을 지키고, 자신을 향한 물음표로 느낌표를 바꿔야 한다.

사진=윤경식 기자, 게티 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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