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니즈니(러시아)] 정지훈 기자= “우리의 전술과 라인업은 내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저를 비롯한 주장과 선수단 모두 내일 한 경기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기대가 높지 않지만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운명의 일전을 앞둔 신태용호가 스웨덴전에 모든 것을 건다.

신태용 감독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18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웨덴과 격돌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스웨덴전에서 반드시 승리해 16강행의 청신호를 켠다는 각오다.

# 때 아닌 ‘트릭 전쟁’, 치열한 정보전을 펼친 양 팀

스웨덴도 치열한 정보전을 펼쳤다. 한국이 모든 것을 숨기자 스웨덴이 선택한 방법은 ‘도발’이었다. 스웨덴의 얀네 안데르손 감독은 1차전 상대인 한국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국의 전력에 대해 분석하지 않았다. 첫 경기 이후 대진인 독일과 멕시코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의도적으로 한국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고, 스웨덴의 미드필더 빅토르 클라에손도 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다.때 아닌 ‘트릭 전쟁’이었다. 그만큼 치열한 정보전이 펼쳐졌다. 신태용 감독은 평가전에서 선수들의 등번호를 바꾸며 혼란을 줬고, 라인업에도 계속 변화를 주면서 ‘트릭’이라는 단어를 썼다. 이후에도 신태용 감독은 전술에 대해 일절 말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숨겼다,

그러나 이는 거짓이었다. 스웨덴은 한국의 전력을 분석하기 위해 ‘스파이’를 보냈고, 이와 같은 사실이 스웨덴에서 알려지며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에 안데르손 감독은 한국과 1차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정보 수집가가 한국을 분석하는 역할을 했다. 비공개인 것을 모르고, 멀리서 지켜봤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을 해야 한다. 오해가 있었으면 사과를 하겠다”며 한국 대표팀을 무리하게 염탐했다는 논란에 사과하기도 했다.

치열한 정보전이 만든 일종의 해프닝이었다. 신태용 감독 역시 쿨한 반응을 보이며 “모든 감독들의 심정일 것이다. 스웨덴 감독도 우리와의 경기를 위해 해야 할 것이 있고, 우리 또한 스웨덴을 이기기 위해 해야 할 것이 있다. 지극히 정상적인 일로, 감독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대 감독의 심정을 이해했다.

이어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이 우릴 몰래봤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다.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호기심에서 봤을 것이다. 직업 정신이 투철했다고 본다.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며 스파이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 “트릭은 없다!” 스웨덴, 플랜A인 4-4-2 포메이션으로 한국 공략

스웨덴은 많은 것을 감추지 않았다. 공식 훈련에 임한 스웨덴 대표팀은 공개된 15분의 훈련 이후 미니 연습 경기를 준비하듯 한쪽 골대를 중앙선 부근으로 이동시켰는데 이때 코치진인 주전 선수들이 착용할 것으로 보이는 조끼를 4-4-2 포메이션에 맞게 정돈해 놓기도 했다.

그동안 스웨덴은 주로 4-4-2 포메이션을 플랜A로 활용했는데 이번 한국전에서도 큰 변화 없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베리와 토이보넨이 투톱으로 나서고, 포르스베리가 2선에서 전체적인 공격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훈련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데르손 감독도 한국전에서 ‘트릭’은 없다면서 준비한 대로 4-4-2 포메이션을 사용할 것이라 예고했다. 이에 대해 안데르손 감독은 “우리의 준비와 경기력에 만족한다. 지금까지 여러 준비를 했고, 전략을 구상했다. 부상자도 없고, 컨디션 좋다. 선수들의 정신 자세가 좋기 때문에 만족하고, 한국전 준비는 완벽하다”고 답했다.

이어 안데르손 감독은 “한국전 라인업을 결정했다. 전체 과정을 준비했고, 최종 결정은 오늘 선수들에게 말해줄 것이다. 결정은 마쳤다. 우리는 준비가 잘돼있고, 숨은 트릭은 없다”면서 플랜A를 통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뜻을 전했다.

# 3백or4백, ‘끝까지 숨긴’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스웨덴과 달리 한국은 끝까지 정보전을 펼치며 숨겼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태용 감독은 “우리가 평가전에서 배번을 바꾼 것은 유럽 사람들이 동양인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스웨덴에 혼란주기 위한 방법이었다. 우리의 라인업은 내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스웨덴은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있다. 우리는 다 파악했다. 우리의 전술은 숨기겠다”며 끝까지 숨기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훈련장에서도 특별한 힌트는 없었다. 스웨덴이 많은 것을 공개한 것과 달리 한국 대표팀은 15분 공개 훈련에서 주로 몸을 푸는데 집중했고, 결국 라인업에 대한 힌트를 발견할 수는 없었다.

3백과 4백.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크게 두 가지다. 그동안 플랜A로 활용하던 4-4-2 포메이션을 가동해 맞불을 놓을 수도 있고, 아니면 반대로 전력의 열세를 인정해 3-4-1-2 포메이션을 사용해 수비를 안정화시키는데 집중할 수도 있다. 이후에는 손흥민과 황희찬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역습을 시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4백도 가능하다. 4백은 다양한 전술 변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신태용호가 4백을 사용한다면 4-2-3-1, 4-1-4-1, 4-4-2 포메이션 모두 가능하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플랜A인 4-4-2다. 이미 많은 평가전을 통해 좋은 결과를 만든 전술이고, 신태용 감독도 가장 많이 신뢰하는 전술이기도 하다. 여기에 4-2-3-1, 4-1-4-1 등 다양한 변화를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에 대에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KBS 해설가로 활약하고 있는 이영표는 “한국 대표팀은 실점이 많았고, 스웨덴은 공격력이 약하다. 올해만 본다면 우리 대표팀은 3백으로 가는 것이 맞다. 그러나 3백과 3백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수비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월드컵이라는 무대는 엄청난 중압감을 자랑하기 때문에 실수를 줄이고, 압박을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 손흥민vs그란크비스트, 창과 방패의 대결...중요한 것은 선제골

끈끈한 수비를 자랑하는 스웨덴과 날카로운 창을 가진 한국의 맞대결이다. 어쩌면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스웨덴은 ‘캡틴’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를 중심으로 단단한 방패를 구축하고, 한국은 ‘에이스’ 손흥민을 중심으로 이 단단한 방패를 뚫어야 한다.

그란크비스트도 한국의 날카로운 공격을 경계했고, 동시에 부족한 공격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는 “한국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정 선수들에게 집중하지 않고 있다. 기성용도 손흥민도 있다. 상당히 빠르고 기술적으로 뛰어나다. 그래서 수비가 중요하다. 우리의 전략대로 나가야 한다”고 답하면서도 “우리는 골을 넣어야 한다. 월드컵과 친선 경기는 다르다. 무승부가 상당히 많았는데 한국전에서는 공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선수들이 있을 것이다”며 골 결정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공격의 핵심이자, ‘에이스’ 손흥민을 중심으로 빠른 역습을 시도해야 한다. 4-4-2를 쓰든, 3-4-1-2를 쓰든 손흥민의 공격력이 살아나야 한국의 공격도 살아난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월드컵은 항상 꿈꾸던 무대다. 월드컵을 뛰려고 왔지만 항상 꿈꾸는 자리이고 특별한 의미다. 특별한 6~7월을 보내고 싶다”며 월드컵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내며 좋은 경기력을 약속했다.

# 한국vs스웨덴, 예상 선발 라인업

사진=대한축구협회,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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