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허울뿐인 허세가 아니었다. 정면 승부를 예고했던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가 ‘전차군단’ 독일을 제압하고 청신호를 켰다.

멕시코는 18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멕시코는 ‘1강’으로 꼽히던 독일의 발목을 잡으면서 F조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독일 쪽으로 무게가 기운 것이 사실이다. 월드컵 4회 우승, 유로 3회 우승 등 유럽 축구 역사상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멕시코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독일을 상대로 정면 승부를 예고하며 당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소리오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우리도 독일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이면서 “물론 독일을 존중한다. 그러나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꿀 생각은 없다. 항상 그래왔듯 우리는 상대와 정면으로 맞설 것”이라며 맞불을 놓겠다고 예고했다.

‘설마’하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소리오 감독의 으름장은 결코 허울뿐인 말이 아니었다. 치차리토를 최전방에, 로사노와 벨라, 라윤을 2선에 배치한 멕시코는 전반전 내내 빠른 템포의 공격을 펼치며 독일 수비진을 흔들었다.

상대가 공격을 전개할 때도 2명 이상이 하프라인 너머에서 역습을 대비하고 있었고, 공격권을 가져오는 즉시 빠른 역습을 펼쳤다. 독일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멕시코는 전반 35분 로사노가 문전으로 빠른 침투 후 선제골을 터뜨렸다.

멕시코는 독일의 반격에 대비해 후반전 수비에 좀 더 무게를 뒀다.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독일은 경기 막바지까지 총 공세를 펼쳤지만, 탄탄한 수비벽을 세운 멕시코가 이를 악물고 버텨내면서 로사노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냈다.

F조에서 ‘1강’으로 꼽혔던 독일을 보기 좋게 제압한 멕시코. 경기 전부터 강한 자신감을 보였던 오소리오 감독의 으름장을 떠올리며,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90분이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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