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병학 기자= 4년 전 나란히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번엔 기필코 16강 진출을 이뤄내기 위한 한 판 승부를 펼친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를 시작으로 러시아 월드컵이 막을 올렸다. A조의 경기가 시작됐다는 것은 이번 월드컵 예선의 최대 빅매치로 꼽히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이베리아 더비'가 머지않았다는 의미다. 둘의 경기는 16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우세한 쪽은 단연 스페인이다. '무적함대'라는 별칭에 걸맞게 세르히오 라모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이스코, 다비드 실바 등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이 즐비해 있다.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으나, 스쿼드의 양질을 전체적으로 따져봤을 땐 스페인보다 열세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축구라는 스포츠는 객관적인 지표 하나만으로 승부가 판가름나지 않는다. 적어도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는 변수가 더 늘어나는 법인데, 스페인의 경우는 최근 여러 잡음에 시달리면서 내부적으로도 '변수'가 너무 많다.

스페인은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2년간 팀을 잘 이끌어왔지만 대표팀과 상의 없이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았다는 이유로 경질이 됐기 때문이다. 후임으로 페르난도 이에로가 선임됐지만, 라모스의 장례식장 언급으로 봐서는 현재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많이 가라앉은 상태다. 

반면 포르투갈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4-4-2 포메이션에 호날두와 안드레 실바가 이끄는 공격진이 생각보다 빠르고 치명적이다. 네덜란드에게 0-3으로 패하는 등 불안한 모습도 보였지만 최근 평가전 두 경기 연속으로 무실점을 거두는 등 다시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지난 8일에 열린 알제리와 평가전에서는 3-0 완승을 거두며 월드컵 채비를 완벽하게 마쳤다.

동기부여 측면에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어느 때보다 강해 보인다. 나름 '유럽 강자'로 불리는 두 팀이지만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나란히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포르투갈은 유로 2016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체면치레했지만, 스페인은 16강서 이탈리아에게 패하면서 일찌감치 짐을 쌌다.

4년 전과 같은 상황을 되풀이하길 바라지 않는 두 팀은 조별 첫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의 팡파르를 울리길 바라고 있다. 이 경기를 무사히 넘기면 비교적 약한 전력으로 평가받는 이란과 모로코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이번 1차전의 동기부여 요인 중 하나다. 

# 양 팀 예상 선발 라인업

그래픽=유지선 기자, 피파온라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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