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정지훈 기자= 90분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치다가도 결정적인 장면에서 실수를 범해 축구 팬들의 맹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신태용호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뛰며 최후방을 든든하게 지킨 선수는 분명 장현수였고, 이제는 그를 믿어야 한다.

감독들도, 선수들도, 축구 전문가들도 좋은 수비수라고 칭찬을 아까지 않는다. 그러나 대표팀만 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평소에 잘하다가도 눈에 보이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축구 팬들의 맹비난을 받는다. 신태용호 수비의 핵심 장현수의 이야기다.

분명 장현수는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 수비수지만 발 기술과 패싱력이 좋아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고, 민첩성과 주력을 갖추고 있어 풀백으로도 제몫을 해낸다. 중앙 수비수로 나와도 공중전, 맨 마킹, 수비 리딩 등 다양한 장점을 보여준다. 이런 이유로 감독들, 선수들, 해설가들도 장현수 만한 수비수가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기록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신태용호가 출범한 이후 가장 많은 시간을 뛴 선수도 바로 장현수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분석 업체 ‘비주얼스포츠’에 따르면 장현수는 신태용호가 출범한 이후 총 15경기에서 1,239분을 뛰며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다. 이 뒤를 손흥민(14경기-1,163분), 정우영(15경기-1,073분)이 잇고 있다.

이 기록만 봐도 신태용호에서 장현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다. 특히 수비의 핵심으로 떠오르던 김민재가 빠진 상황에서 장현수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고, 이제는 수비의 리더로 활약해야 한다.

장현수도 월드컵을 통해 비난을 찬사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러시아 입성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장현수는 “우리가 할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까지 모두 다 같이 하나가 되어 경기에 나가야 한다. 월드컵은 과정에서부터 생활, 대우 등에서 다른 때와 많이 다른 것을 느낀다. 감회가 새롭다”며 첫 월드컵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장현수는 세네갈전에서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맞아 피멍이 든 귀 뒤쪽을 언급하며 “정정당당하게 거칠게 한다면 할 말은 없다. 우리 역시 거칠게 나서겠다. 스웨덴전에 100% 컨디션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금은 인터넷과 벽을 쌓고 월드컵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약속했다.

장현수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붙어보자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라며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우리도 그에게 비난보다는 믿음을 심어 줘야하는 시간이다.

사진=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자료제공=비주얼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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