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전 세계의 축제이자, 축구 전쟁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온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등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이 잠시 클럽 유니폼을 벗고, 조국의 우승을 위해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 그래서 축구 전문 언론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까지 매일 특집 콘텐츠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간다. 이제 지구촌의 축제 월드컵을 즐길 시간이다. [편집자주]

월드컵은 이 세상 모든 축구인들의 꿈이다. 더군다나 모든 축구선수들은 월드컵 무대를 한 번이라도 밟아보는 것을 목표로 삼고,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피땀을 흘린다. 이번 특집은 꿈의 무대인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부상으로 좌절한, 국내외 비운의 스타들을 살펴봤다.

#2006 독일 월드컵: 이동국

이동국은 이 부문에서 가장 슬픈 기억을 안고 있다. 지금도 현역으로 뛰며 한국 축구의 큰 획을 긋고 있지만, 2006년 당시 이동국은 그야말로 ‘라이언 킹’이었다. 한국의 본선 진출 주역이었던 이동국은 독일 월드컵 개막을 두 달여 앞두고 십자인대 파열로 인해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이동국은 선수 생활을 통틀어 가장 몸 상태가 좋을 때 끔찍한 부상을 당했고, 독일 월드컵이 치러질 때 독일에서 무릎 수술을 받았다. 그는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휠체어에 올라탄 채로 관람해야 했다. 이후 재활에 성공해서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후 성남으로 돌아왔고 전북에서 부활에 성공했다. 그 고통의 시간을 인내한 이동국은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한국 축구의 상징으로 남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팔카오

콜롬비아의 라다멜 팔카오는 한때 ‘인간계 최강’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비극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찾아왔다. AS모나코에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던 2014년 1월, 팔카오는 치명적인 무릎 부상을 당했다.

당시 만 28세 전성기의 팔카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재활에 전념했다. 팔카오는 결국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고, 조국 콜롬비아는 8강까지 진출하며 대회의 흥행을 이끌었다. 팔카오는 동료들의 활약을 TV로 봐야만 했다. 4년 전, 아픔의 눈물을 삼켰던 팔카오는 32살의 나이로 생애 첫 월드컵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팔카오의 분풀이를 기대해 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로이스

독일의 마르코 로이스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절정의 기량을 보여줬다. 당시 최강의 전력을 구상하던 독일 대표팀에서 로이스는 큰 역할을 맡고 있었다. 로이스는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고, 독일에서 열린 아르메니아와의 출정식 경기에 기분 좋게 나섰다. 하지만 로이스는 이 경기서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출정식이란, 큰 대회에 나가는 대표팀 선수들을 배웅해주는 자리이지만 로이스는 배웅을 받지 못했다. 브라질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 로이스는 독일 대표팀의 우승을 TV로 지켜봐야 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 자신의 첫 번째 월드컵인 로이스가 F조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활약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김민재, 김진수, 권창훈

현시점 가장 아쉬운 선수들이다. 이들은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를 맡고 있다. 김민재와 김진수는 전북에서, 권창훈은 디종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맹활약했고, 그로 인해 월드컵 첫 출전을 고대하고 있던 어린 선수들이었다.

'괴물 신인' 김민재는 지난 5월 초 리그 경기 도중 정강이뼈를 다쳤다. 브라질 월드컵 때도 마지막에 부상으로 탈락한 김진수는 지난 3월 유럽에서 치른 A매치 원정 경기에서 무릎 내측 인대 파열을 당했다. 권창훈은 5월 말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비극의 연속이었다.

이 세 선수의 부상은 대표팀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23인 엔트리는 물론 베스트 선발 라인업에 이들을 넣고 구상 중이었다. 김민재, 김진수, 권창훈이 없는 대표팀은 빈자리를 새로운 선수들로 채워야 했다. 대체할 선수들은 있지만 기존 선수들과 함께 발을 맞춰볼 시간이 부족했다.

이들 외에도 염기훈, 이근호 등 베테랑 선수들도 부상으로 엔트리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번 특집에서 제외했다.

<번외> 2002 한일 월드컵: 지단

프랑스의 ‘아트 사커’를 이끌었던 지네딘 지단은 이 특집에 들어올 자격이 조금 부족하지만 번외로 모셨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한 프랑스는 위엄을 보여주지 못한 채 조별예선에서 처참한 결과를 맞았다. 프랑스는 조 예선 3경기에서 0득점 3실점으로 1무 2패를 기록했다. 충격이었다.

프랑스의 충격적인 부진은 지단의 부상과 궤를 같이 했다. 지단은 월드컵을 앞두고 수원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서 김남일과 경합을 벌였고,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큰 부상이 아닐 것으로 예상하고 월드컵 개막을 맞이했지만, 지단은 1, 2차전에 결장했다. 겨우 출전한 덴마크와의 3차전에서 지단은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프랑스와 지단에게 한일 월드컵은 아픈 추억으로 남겨져 있을 것이다.

글=이현호 기자

사진=게티이미지,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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