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레오강(오스트리아)] 이명수 기자= 신태용호가 세네갈과 비공개 A매치를 펼친다. 관중, 취재진, TV중계. 3가지가 없는 비공개 A매치 이지만 신태용 감독은 보안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고, 모든 무기는 스웨덴전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 22시 30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그로딕에서 세네갈(피파랭킹 27위)와 비공개 A매치를 치른다. 비공개 A매치는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고,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스웨덴전의 최종 모의고사이다.

신태용호는 월드컵을 앞두고 볼리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가졌다. 모두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가지않는 팀들이고, 이들에 비해 세네갈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이다.

세네갈은 이번 월드컵에서 폴란드, 일본, 콜롬비아와 함께 H조에 속해있다. 올 시즌 리버풀에서 맹활약을 펼친 사디오 마네를 비롯한 공격 편대가 위력적이고, 이들을 상대로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시험받는다.

# 비공개 A매치 배경? FIFA의 권고

세네갈전은 이례적으로 비공개로 개최된다. 때문에 관중, 취재진, TV중계 없이 A매치가 진행된다. 국내에서 너무 보안유지에 신경쓰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었다. 바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권고사항 때문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평소같았으면 세네갈전을 비공개 연습경기로 치를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FIFA의 기조가 바뀌었다. 비공개 연습경기가 승부조작와 불법배팅의 창구로 이용되다보니 FIFA는 연습경기도 FIFA의 승인을 받고 비공개 A매치로 치르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때문에 공식적인 절차와 함께 국제심판을 세우고, FIFA 룰대로 6명 이내에서 선수를 교체하는 경기가 될 것이다"면서 "이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도 세네갈전을 FIFA의 승인을 받은 비공개 A매치로 진행한다. 세네갈전은 역사상 첫 비공개 A매치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표팀은 세네갈전 선발명단과 교체선수, 각종 기록, 득점자를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장면은 볼 수 없지만 이를 통해 경기 상황을 유추할 여지는 남겨뒀다. 

# 비공개임에도 방심할 수 없는 속사정

세네갈전을 비공개로 잡은 이유는 단 한가지다. 바로 보안유지이다. 신태용호는 월드컵을 앞두고 극도로 보안에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비밀무기를 극비리에 준비하고 있다. 가장 최근 치러진 볼리비아전을 비롯해 보스니아전, 온두라스전까지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 시킨적이 없다. 때문에 세네갈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모든 패를 시험해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판이 흔들렸다. 신태용 감독은 10일, 훈련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세네갈전 선수운용에 대해 "스웨덴이 세네갈에 접촉해서 영상을 가져간다는 정보가 있다. 우리도 영상을 찍고, 세네갈도 찍을 것인데 분명히 유출이 될 것 같다"면서 "때문에 고민이 된다. 유출 확률이 99%다. 마지막에 한 번쯤은 패턴 플레이를 맞춰봐야 할 것 같은데 조심스럽다"고 우려했다.

대표팀 관계자의 생각 역시 같았다. 관계자는 "세네갈전에 우리 측 카메라 한대, 세네갈 전력분석팀 카메라 한대, 총 두대의 카메라가 경기 영상을 찍을 예정이다"면서 "스웨덴에서 세네갈에 접촉했을 가능성이 충분하고, 어떻게든 빼내지 않을까 싶다. 조심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현대축구는 정보전이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서 펼쳐지는 축구경기의 영상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하물며 최근 국내에서는 아마추어 축구 동아리의 경기영상을 찍어 분석해주는 사업이 성행하고 있다. 월드컵은 이와 차원이 다른 무대이다. 단 1%의 여지도 스웨덴에 허용하지 않기 위해 신태용 감독은 세네갈전에서도 모든 패를 꺼내지 않을 생각이다.

게다가 부상자도 생겼다. 황희찬과 문선민이 훈련 도중 다쳤지만 병원을 갈 정도의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세네갈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구상하는 월드컵 본선무대 베스트일레븐이 출격하지 않을 공산이 커졌다. 비공개 전술훈련에서 가다듬었던 패턴 플레이와 세트피스 역시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볼리비아전에 비해 시스템은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 연습은 연습일뿐...스웨덴전이 중요하다

결국 신태용호의 모든 시선은 스웨덴전에 향해있다. 손흥민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평가전도 중요하다. 평가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스웨덴전이다”면서 "모든 것은 세네갈전이 아닌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 맞춰져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선수들을 비롯 코칭스테프의 생각도 같다. 세네갈전은 승리가 중요한 경기가 아니다. 신태용호는 지난 5월 2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출정식을 가진 후 지금까지 단 하나의 목표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다. 스웨덴전을 비롯한 월드컵 본선 무대이다.

신태용호는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에 2-0 완승을 거뒀지만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에서 1-3으로 완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설상가상으로 오스트리아로 넘어와서 치른 볼리비아전 역시 헛심공방 끝에 0-0으로 마쳤다. 승리 모멘텀을 가지고 러시아로 넘어가기를 원했지만 생각대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있다.

'주장' 기성용은 볼리비아전 후 "모두가 월드컵에서 잘 하고 싶다. 100% 준비를 하고 있고, 스웨덴전에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사실 선수들도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일단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조금 더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신태용 감독은 인터뷰에서  "스웨덴도 페루와의 경기에서 무언가를 감추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스웨덴전을 위해 운동을 하지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훈련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세네갈전의 결과가 곧 월드컵에서의 성적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의고사 성적이 곧 수능 성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최상의 전력으로 치르지 않는 세네갈전.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고, 진짜 무대는 러시아이다. 신태용호가 세네갈전을 통해 스웨덴전의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 세네갈전 예상 베스트 11

한국(4-4-2) : 김승규(GK) - 박주호, 김영권, 장현수, 이용 - 이승우, 정우영, 기성용, 이재성 - 손흥민, 구자철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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