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레오강(오스트리아)] 이명수 기자= 스웨덴 축구를 경험했던 문선민(26, 인천)의 말이 맞았다. 페루를 상대로 스웨덴은 빠른 역습에 고전했고, 역습 상황에서의 득점 성공 여부가 스웨덴전의 필승 공식으로 떠올랐다.

스웨덴은 10일 오전 2시 15분(한국시간)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니아 울레비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루와의 친선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스웨덴은 3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했다.

답답한 경기력이었다. 스웨덴은 페루를 맞아 4-4-2 전형을 꺼내들었고, 강력한 두 줄 수비로 상대를 압박했다. 하지만 스웨덴이 자랑하는 수비는 라인을 올리는 순간 페루의 역습에 헛점을 노출했다.

전반 26분이 그랬다. 역습 상황에서 페루가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로 스웨덴 수비를 단번에 허물었다. 스웨덴 수비가 뒤늦게 쫓아갔지만 스피드에서 따라잡기란 역부족이었다. 이후 이어진 패스를 파르판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올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파르판의 결정력이 좋았더라면 페루의 1-0 승리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물론 스웨덴이 페루보다 위협적인 장면을 더 많이 연출했다. 전반 39분, 헤더로 떨궈준 공을 시저스킥으로 연결한 장면은 페루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후반 12분, 토이보넨의 헤더 역시 위협적이었다. 큰 키를 이용한 세트피스와 고공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이날 스웨덴과의 평가전이 열리기 전, 한국 대표팀은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비공개 훈련을 가졌다. 훈련 전 인터뷰에 임한 문선민은 스웨덴 리그를 5년간 경험했고, 누구보다 스웨덴을 잘 안다.

문선민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스웨덴 선수들이 키가 크기 때문에 키 작은 선수들이 순간적인 스피드를 이용해 뒷 공간을 활용한다면 공격적인 찬스가 많이 나올 것이다"면서 "스웨덴은 피지컬은 좋지만 둔하다. 우리가 준비를 잘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선민의 말대로 스웨덴은 페루를 상대로 큰 키를 바탕으로 한 '고공 플레이'의 위력을 선보였지만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 한 방에 수비가 단 번에 허물어지는 모습이었다. 전반 26분과 같은 상황에서 페루의 파르판은 득점 기회를 놓쳤지만, 손흥민이 같은 상황에서 골을 넣어줄 수 있다면 스웨덴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결국 손흥민, 이승우, 문선민 등 발 빠른 공격수들이 스웨덴 수비를 어떻게 공략할 수 있는지가 스웨덴전 승리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또한 이날 경기에서 스웨덴은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두 줄 수비를 선보였다. 신태용호는 같은날 오전 훈련에서 이재홍 피지컬 코치가 공을 가지고, 4명의 공격수들과 공을 주고 받으며 측면을 집중공략하는 패턴 플레이 연습을 펼쳤다. 신태용 감독이 평소 추구하는 '돌려치기' 철학에 입각한 훈련이었다. 스웨덴이 강한 두 줄 수비를 펼친다면 스웨덴 수비를 앞으로 끌어내야 하고, 수비를 끌어내 측면을 공략하기 위한 연습이었다.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의 포커스는 '스웨덴전'에 맞춰져 있다. 때문에 신태용 감독은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차두리 코치와 함께 직접 스웨덴으로 날아가 스웨덴과 페루의 평가전을 지켜봤다. 경기를 지켜본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전에 대한 힌트를 가지고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올 것이고, 신태용 감독의 '묘수'가 무엇일지 주목된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이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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