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전북 현대 공격수 이승현(27)의 별명은 ‘스피드레이서’다.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질주해 상대 수비수를 농락하기에 붙여졌다.

그는 별명답게 SNS를 통해 접수한 팬들의 허를 찌르는 질문에서도 빠르게 대처하며 재미있게 답했다. 스피드레이서는 그라운드 뿐만 아니라 인터뷰에서도 스피드를 발휘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 내내 이승현은 웃으면서 팬들의 질문에 하나씩 답했다. 그는 "아내에 대해 얘기할 때가 가장 재미있었다"며 트위터 아이디 @JBFC_20 님의 질문을 최고의 질문으로 선정했다.

자신의 팀 내 라이벌은 누구인지, 박주영과 함께 출전했던 육상대회 그리고 6세 연하 아내의 자랑까지. 이승현의 원샷인터뷰를 공개한다.

- 전북에서 라이벌이라고 생각되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yerimmm222)

제 자리의 선수들이 모두 라이벌이에요. 극복해야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죠. 라이벌은 아니지만 친구인 정훈, 심우연이 연습할 때 도움이 되는 좋은 라이벌이에요. 친구들과 장난으로 훈련을 하면서도 드리블을 강하게 하고 반칙도 해요. 제가 소극적인 면이 있는데 이런 장난을 하다 보면 승부욕하고 오기가 발동하거든요. 그 전에는 몸을 부딪히는 것을 겁냈거든요. 주위에서도 ‘넌 성격을 바꿔야 한다’고 해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니까 적극적으로 성격이 바뀌었고, 요즘 생각하면 이득이 있는 훈련이었어요. 그렇게 훈련을 하면 경기장에서도 도움이 되죠.

- 빅뱅 승리랑 이름이 같으시네요. 검색창에 이름칠 때 기분이 어떤가요? (@jh970411)

솔직히 빅뱅을 어떻게 뛰어넘겠어요. (웃음) 인정하는 부분이고 승리도 본명이긴 하지만, 포털 사이트 관리자분들.. 좀 아쉽습니다! (웃음)

- 언제쯤 이승현 선수가 빅뱅의 승리를 제치고 처음으로 뜰까요? (@Ho_longmi)

빅뱅 활동이 요즘 뜸하고 앨범이 안 나오는 것 같던데.. 제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나가서 골 넣으면 되지 않을까요? 모든 선수들의 꿈이지만 월드컵을 나가고 싶어요. 아직 대표팀 부름은 없지만 언제든지 기회는 열려있으니 자신감 갖고 열심히 해야죠.

- 헤어 스타일 바꾸실 생각 없나요? (@hoihoi66256333)

처음에는 앞머리를 비대칭으로 잘랐는데 비대칭하면 어느새 머리카락이 긴 한쪽 부분이 눈을 찔러요. 그래서 그 부분을 자르면 짧았던 반대쪽이 길어져서 일자 머리, 바가지 머리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부산에서 뛸 때는 일부러 바가지 머리도 했어요. (웃음) 사실 파마도 하고 싶고, 투블럭컷도 하고 싶고, 짧게 자르고 싶어요. 그런데 안 어울려요. 학창시절에는 짧은 머리였는데 옆 머리가 삐죽 튀어나와서 바보 같아 보였거든요.

- 아내에게 한 프로포즈와 고백방법은 무엇인가요? 아내의 미모가 출중하셔서 여러 남자들이 대시했을 것 같은데요? (@JBFC_20)

결혼 준비를 하다 보니 프로포즈를 못해서 결혼식 3~4일 전에 이벤트 업체 통해서 준비했어요. 원룸 빌려서 꾸미고 사진, 동영상 만들어서 보여주고 노래도 불러줬죠. 남들 하는 것은 다했어요. 아내가 결혼 전에 친구를 도와 주말에 일했는데 남자들한테 편지 받고 연락처 알려달라는 말을 들었대요. 은근히 자랑하더라고요. 질투하라는 건지.(웃음) 사람마다 보는 기준은 다르지만 제가 볼 때 아내는 엄청 예뻐요. 미소를 지으면 치아가 가지런히 보여요. 저희 부모님도 아내가 웃는 모습보시고 결혼을 허락하셨을 정도에요.

- 이승현 선수가 빠른가요? 김동찬 선수가 빠른가요? (@KimTAeH0)

제가 빠를 것 같아요. 같이 달려본 적 없지만 달리는 것 자신 있어요. 대구 반야월초등학교 6학년 때 육상 대표를 한 적 있어요. 대구 지역 대회였는데 모든 운동부가 나갔던 것 같아요. 초중고 동창인 (박)주영이도 같이 나갔죠. 그 당시 예선을 2위로 통과했는데 다음 경기에서 5등인가 했어요. 그 때 제가 12초를 뛰었는데 다른 애들은 11초를 뛰더라고요. “참 빠른 애들이 많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전 그 때 축구에 미쳐있어서 우승했어도 육상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학창시절에 주영이와 호흡이 참 잘 맞았던 기억이 나네요.

- 전북 현대 모터스의 무엇을 맡고 계신가요? (@WILLnTENACITY)

날개를 맡고 있습니다.

- 다른 곳으로의 진출을 생각하시나요? (@WILLnTENACITY)

올해나 내년에 군입대를 생각하고 있어요. 병역을 마친 뒤 해외 진출을 하고 싶어요 돈을 떠나서 다른 나라에 가서 열심히 하고 싶어요. 언제가 됐든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 2016년 올림픽에 100미터 육상 대표로 한 번 나가실 생각이 없나요? (@eunhyun7678)

2016년이면 32세에요. 그리고 볼트가 있기 때문에. (웃음) 볼트에게 자세 교정을 받고 싶어요.

- 팀 동료 선수들 중에 가장 반전 있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Korea_hr_94)

정훈은 운동장에서 거칠고 타이트하지만 안에서는 섬세해요. 심우연도 터프할 것 같지만 여성적인 면도 있고, 말도 잘해요. 우연이는 말 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죠.

- 피부가 다른 축구선수에 비해 흰 편인데 피부관리 노하우가 있음 알려주세요. (이은형)

타고난 것 같아요. 가족도 다 하얗거든요. 그러나 어렸을 때는 햇빛에 얼굴이 노출되면 빨갛게 달아올랐어요. 얼굴에 되도록 손을 안대요. 땀이 나도 손으로 훔치지 않고 옷 소매로 딲거든요. 손에 독소에 있다고 해서 손을 얼굴 대는 것을 안 좋아해요. 얼굴에 팩은 하지 않아요. 뭔가 얼굴에 닿는 것을 싫어하거든요. 대신 선크림은 바르죠. (웃음)

- 전북은 그린걸즈라고 여고생들이 에스코트 하는데 처음 했을 때 어땠나요? (황수연)

여중고생들이 에스코트를 하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신경 쓰지 않아요. 모든 선수가 다 별 생각은 안 할거에요. 근데 손을 잡으면 땀이 나는데 제 땀은 아닌 것 같아요. 에스코트하는 학생들이 긴장하나 봐요. (웃음)

- 축구선수로서 진짜 자기가 이것만은 고치고 싶은 것, 부족한 것이 딱 한가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상우)

문전 마무리, 크로스를 보완하고 싶어요. 또 적극성 있게 하는 모습을 바뀌었으면 해요. 좀더 적극성 있게, 공격적으로 하면 상대에게 위협 줄 수 있죠. 지금도 노력하고 나 자신도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아내가 해주는 음식 중 제일 맛있는 음식을 알려주세요. (고수진)

다 맛있어요. 음식 잘하고 과일도 잘 깎고 남들 하는 것은 다하는 것 같아요. 아내 나이가 22세거든요. 이 나이에 맛있게 하니 잘하는 거죠.

- 전북에서 뛰며 최고의 순간을 꼽아주세요. (Danny J. Oh)

작년 알 사드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때 넣은 2-2 동점골이요. 경기는 아쉬웠고 승부차기에서 이겼다는 기쁨이 배가 됐을 거에요. 그래도 4만 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골을 넣었고 팬들이 내 이름을 크게 외쳐줘서 기뻤어요.

- 아이를 낳게 되면 축구선수를 시키고 싶은가요? 만약 시킨다면 물려주거나 물려주기 싫은 기술이 있나요? (박세련)

아내가 임신했는데 딸이라고 하네요. 축구는 못 시킬 것 같아요. (웃음) 그래도 아이가 저처럼 빠르고 운동을 하고 싶다면 운동하게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운동 선수로서의 가능성이 없다면 타이를 겁니다. 아이에게는 몸 관리, 마음 가짐과 제가 잘하는 공간 침투와 기본기 등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물려주기 싫은 것은 적극적이지 못했던 부분이죠.

- 경기 중 가장 손을 쓰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초능력을 갖고 싶다면 어떤 초능력을 원하나요?(@ManUParkJi)

코너킥 같이 공이 골대 앞을 지나갈 때 손으로 쳐서 넣고 싶어요. 수비수가 1~2명 정도 있을 때 럭비처럼 공을 들고 뛰고 싶기도 하고요. 아마 수비수들이 못 따라올 듯해요. (웃음) 초능력은 언제든지 1,000골을 넣을 수 있는 거에요. 경기를 하다 지고 있을 때 주어진 1,000골을 마음껏 활용하고 싶어요. (웃음)

- 별명이 스피드레이서인데 실제 운전할 때도 스피드를 즐기나요? (@Matograph)

아버지 스타일이라고 하죠? 안전하게 해요. 운전하면 옆에 사람 잘 정도로 스피드를 즐기지 않아요. 운전은 생명과 직결되어 있잖아요.

- 스피드가 작년에 비해 좀 떨어진 것 같은데 아내의 영향은 아닌지? (@mybebe89)

모든 선수들이 안고 갈 문제가 아닐까요? (웃음) 스피드가 떨어진 것은 아니고 작년보다 안이하게 생각해서 그럴 수 있어요. 저한테 잘못이 있지 아내 탓이 아니에요. 몸 관리와 훈련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걱정하는 만큼 더욱 최선을 다해야겠죠!

- 샤워하고 거울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juhee97)

몸이 좀 뽀얗네? 이런 생각? 확실히 몸이 하얀 것 같아요. (웃음) 제가 잔근육이 많은데 올 시즌 우승하면 마지막 경기 때 유니폼 벗어서 팬들께 드리고 근육을 보여드리겠어요. 언더셔츠 안 입고 맨살 근육입니다!

- 힘들거나 슬럼프가 왔을 때 어떻게 극복했나요? (@zionb2221)

제가 낙천적인 성격이에요. 작년에 최강희 감독님께서 “쟤는 미사일이 떨어져도 모를 것이다”고 말씀하시기도 했죠. 그만큼 나쁜 것을 생각하지 않아요. 운동장에서는 그게 좋지 않지만 생활할 때는 괜찮죠. 슬럼프가 오더라도 안 좋은 생각을 잘 안 해요. 좋은 생각 많이 하고 몸 좋았을 때의 비디오도 많이 챙겨보죠.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요. 그러면서 그 순간을 잊어버리려고 해요. 그리고 좋았을 때의 패턴을 다시 해보기도 이겨내요.

인터뷰=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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