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레오강(오스트리아)] 이명수 기자= 많은 것이 걸린 볼리비아전이다. 국내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신태용호는 절박한 마음으로 볼리비아전에 임하고, 승리 모멘텀과 수비 조직력, 공격 조합을 최종 점검해야 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7일 21시 10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의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피파랭킹 57위의 볼리비아와 친선경기를 펼친다. 남미 대륙의 볼리비아는 조별예선 2차전 상대인 멕시코와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평가이다.

하지만 신태용호의 시선은 1차전, 스웨덴전으로 향했다. 볼리비아와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취재진 앞에 선 신태용 감독과 손흥민은 입을 모아 평가전 대신 스웨덴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전에 포커스를 맞추겠다"면서 "볼리비아전이 목표가 아닌 스웨덴전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도 "볼리비아전, 세네갈전이 아닌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평가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스웨덴전이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생각은 곧 대표팀, 전체가 공유하고 있는 생각과 같다. 대표팀은 볼리비아전을 치른 후 11일, 세네갈과 비공개 경기를 갖고 다음날 러시아로 향한다. 세네갈전이 비공개로 치러지기에 볼리비아전은 사실상 대표팀의 월드컵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볼리비아전을 통해 신태용호는 3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하고, 러시아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 과제 1. 승리 모멘텀 찾기

오스트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위해 인천공항에 모인 대표팀의 분위기는 사뭇 무거웠다. 월드컵을 향한다는 설렘 대신 비장한 각오만이 흘렀다.

출국 전 취재진 앞에 선 '주장' 기성용은 “우리가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지금보다 좀 더 간절함을 가지고 경기장에 들어가야 한다. 후배들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번 월드컵이 얼마나 중요한 대회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길 바란다”며 월드컵이란 무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스트리아 출국 전 국내에서 열린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신태용호는 온두라스에는 쾌승을 거뒀지만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상대로 수비 조직력 문제를 노출하며 1-3으로 완패했다. 보스니아전 패배 후 '주장' 기성용은 작심한 듯 라커룸에서 장시간 미팅을 가지며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뱉었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지 입성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레오강에서 펼쳐진 훈련 첫째 날, 장시간 이동으로 인해 피로가 쌓인 대표팀은 족구와 레크레이션 위주의 회복 훈련을 펼쳤다. 신태용 감독을 비롯 모두가 웃으며 족구에 몰두할 때 굳은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던 이가 있었다. 바로 기성용과 구자철이었다.

기성용과 구자철은 훈련 후 장장 15분 간의 선수단 미팅을 가졌다. 훈련 때 선수들 얼굴에 피어있던 웃음꽃은 미팅이 끝나자 완전히 사라져있었다. 기성용은 미팅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분명한 사실은 진지한 쓴소리가 오갔다는 것이다.

보스니아전을 승리로 장식했더라면 분위기가 조금 더 가벼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표팀은 월드컵 출정식을 패배로 마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고, 볼리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다시 승리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

손흥민은 "축구는 자신감 싸움이다. 두 번의 평가전에서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장에서 자신감을 채워서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첫 경기 스웨덴전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국 신태용호는 볼리비아전을 승리로 장식 한 후 분위기를 타고 스웨덴전까지 기운을 이어가야 한다.

# 과제 2. 볼리비아전 4백 예고...최적의 조합은?

신태용 감독은 볼리비아전에서 4백 카드를 꺼내든다고 예고했다. 신태용 감독은 볼리비아전을 앞두고 "볼리비아전은 4백으로 나간다. 또한 부상에서 돌아온 장현수가 선발로 나설 것이다"고 예고했다.

신태용 감독은 "평가전 선발 명단의 6~70%가 월드컵 본선과 같을 것이다"고 알렸다. 신태용 감독의 말에 따르면 볼리비아전에서 4백으로 나설 대표팀의 중앙 수비 한 축은 장현수가 맡게 된다. 현재 대표팀에는 김영권, 정승현, 오반석, 윤영선 등 무려 4명의 중앙 수비수가 출격을 대기하고 있고, 장현수의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4백을 실험했던 지난 온두라스전의 선발 조합은 김영권과 정승현이었다. 국내 평가전에서 장현수는 J리그 경기 도중 당한 부상 여파로 인해 경기에 뛰지 못했고, 당시 김영권과 정승현의 조합은 온두라스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장현수가 돌아왔다. 장현수의 출전을 예고한 상황에서 신태용 감독은 이들 중 한 명의 중앙 수비수를 출격시켜야 하고, 장현수와의 호흡을 실험해야 한다. 

왼쪽 풀백의 홍철이 근육 뭉침 증세로 인해 볼리비아전을 앞두고 펼쳐진 훈련에서 열외됐다. 때문에 왼쪽 풀백은 박주호 혹은 김민우가 나설 공산이 커졌다. 또한 이용과 고요한이 경합 중인 우측 풀백의 경우 보스니아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용이 한 발 앞선 모양새이다.

신태용 감독은 "보스니아전에서 보이지 않는 많은 실수가 있었다. 시간을 두고 고쳐가야 하고"면서 "전반적인 조직력을 다듬겠다"고 말했다. 특히 신태용 감독은 수비 조직력을 강조했다. 볼리비아전을 통해 대표팀은 4백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고, 월드컵 본선에 꺼낼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 과제 3. 손-황 투톱, 파괴력 시험대

유럽에서 인정 받은 두 공격수, 손흥민과 황희찬이 공격 선봉에 선다. 이미 손흥민과 황희찬은 온두라스와 보스니아를 상대로 투톱 호흡을 맞췄고, 볼리비아전을 비롯해 월드컵 본선에서도 이 둘이 투톱으로 출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투톱 파트너' 손흥민과의 호흡에 대해 황희찬은 "경기 전부터 호흡을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하며 이야기도 했다. 평가전에서 준비했던 부분이 다 나오지는 않았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해서 전술적으로도 많이 끌어올려야 한다.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황희찬은 유기적인 플레이를 강조했다. 황희찬은 "(손)흥민이형과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이야기했다. 저는 뒷 공간을 파고들어가는 것이 장점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면서 "유기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감독님도 유기적인 플레이를 원하신다. 호흡이 잘 맞는다면 상대가 어려울 것이다. 공격진에 창의적인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잘 준비한다면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손흥민의 역시 황희찬과의 호흡에 대해 언급했다. 손흥민은 "서로 좋아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인적인 부분보다는 서로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고, 호흡이 좋아질 것이다"고 바라봤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투톱으로 나선 온두라스전과 보스니아전에서 3골을 합작했다. 좋은 공격 장면은 많이 나왔지만 마지막 결정력이 아쉬웠다. 볼리비아를 상대로 둘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볼리비아전에서의 투톱 파괴력이 곧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가늠할 지표가 될 것이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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