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전주] 유지선 기자= 신태용호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마지막 국내 평가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변형 3백을 실험했지만 완성도가 미흡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에서 ‘가상의 스웨덴’ 보스니아에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한국은 기성용이 시프트 역할을 맡으며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기성용을 중심으로 오반석, 윤영선이 3백을 구성한 것이다. 그러나 확신을 심어주기엔 2% 부족했다. 중원을 진두지휘하던 기성용에게 시프트 역할은 어색해보였고, 상대에게 측면 뒷공간을 쉽게 허용하며 번번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훈련을 좀 더 한다면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던 기성용도 “사실 자주 서본 포지션이 아니라 쉽지는 않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 이틀 간 소화한 훈련만으로는 기성용을 중심으로 한 3백 카드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그동안 신태용호의 플랜A는 4-4-2 포메이션이었다, 그러나 김민재와 김진수, 권창훈의 부상으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신태용 감독도 “플랜A가 플랜B로 바뀔 수도 있다”며 4백과 3백을 가리지 않고 원점에서 전술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스웨덴 등 강팀을 상대로 4백이 아닌 3백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3백은 그동안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 3월 폴란드전에서도 3백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실패를 맛본 것이다. 당시 한국은 3백을 가동한 전반전에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고전했고, 4백으로 전환한 후반전에 훨씬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3백은 수비 상황에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요구한다. 신태용 감독이 선호하는 공격적인 3백에서는 더욱 그렇다. 중앙 수비 3명, 여기에 윙백과 수비를 보호하는 미드필더와의 호흡이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져야 그 효력이 배가 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수비 조직력이 흔들린 것이 패인”이라면서 “3백을 사용할 때 양쪽에 있는 중앙 수비수들이 풀백처럼 활약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계속해서 안쪽에만 머물렀고, 크로스를 내줬다”며 아쉬워했다.

기성용도 "이틀 밖에 훈련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위치나 수비라인의 간격, 클리어링 등 부족한 면이 많았다"며 3백의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제 ‘실전’이라 할 수 있는 스웨덴전(6월 18일)까지는 2주 남짓한 시간이 남아있다. 신태용호가 한정적인 시간 안에 3백의 완성도를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까? 기존의 4백을 극대화할 지, 아니면 3백의 완성도를 높여 전술적 다양화를 꾀할 지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한다.

아직도 물음표로 남아 있는 플랜A, 한국에 맞는 최상의 카드 마련은 신태용호에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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