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대구] 정지훈 기자= 플랜A인 4-4-2 포메이션으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 여기에 이승우와 문선민이 데뷔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긍정적인 기운을 만들었고,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손흥민의 결승골과 문선민의 데뷔골에 힘입어 온두라스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자신감을 찾았고, 가상의 멕시코인 온두라스를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 변화 예고한 신태용, 선택은 ‘플랜A’ 4-4-2 가동

월드컵을 앞둔 신태용 감독의 최대 고민은 부상이었다. 김민재와 염기훈이 부상으로 28명의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서 빠진 가운데 최근에는 대표팀 중원의 핵심 권창훈과 전천후 공격수 이근호 마저 부상으로 낙마했다. 이런 이유로 신태용 감독은 전술 변화와 대체 발탁까지 고려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열리는 2번의 평가전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에서는 우리가 4-4-2 포메이션을 사용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것도 준비하고 있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 다른 전술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선수들과 영상 미팅을 했다. 선수들에게 새로운 전술과 프로그램을 인지시키고 있다”며 새로운 전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힌트를 줬다.

그러나 ‘가상의 멕시코’ 온두라스를 상대로는 큰 틀에서 전술 변화는 없었다. 플랜A인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신태용 감독은 공격진에 손흥민과 황희찬을 배치해 조직력 다지기에 나섰고, 빠른 공격을 전개하는데 중점을 뒀다.

다만 중원은 대폭적인 변화가 있었다. 기성용의 자리에는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정우영이 투입됐고, 지난 해 콜롬비아전과 동아시안컵 때 좋은 활약을 펼쳤던 고요한의 자리에는 주세종이 나섰다. 다만 두 선수의 역할이나 전술적인 활용도에 있어서는 큰 변화가 없었고, 대신 측면에 이승우와 이청용이라는 새로운 날개 조합이 탄생했다.

기대감은 가득했다. 특히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이승우가 청소년 대표시절 보여줬던 폭발적인 스피드, 화려한 개인 기술, 과감한 침투 등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였다. 여기에 베테랑 미드필더 이청용이 권창훈이 낙마한 상황에서 얼마나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줄지가 핵심 포인트였다.

# 강력한 압박과 빠른 공격 전개, 플랜A는 변하지 않았다

신태용호의 플랜A는 여전했다. 최전방에 배치된 손흥민과 황희찬이 강력한 전방 압박을 시도하며 상대의 실수를 유도했고, 좌우 측면에 위치한 이승우와 이청용도 압박에 가담하며 찬스를 노렸다. 공이 전방에서 차단되면 손흥민을 중심으로 빠르게 공격을 시도하며 역습 찬스를 만들었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도 인상적이었다. 좌측면에서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며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었고, 투지와 센스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특히 전반 17분에는 날카로운 침투에 이은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고, 전반 막판에도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날카로운 슈팅을 기록하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청용, 고요한, 손흥민이 만드는 플레이도 위협적이었다. 이청용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면 고요한이 측면을 파고들어 찬스를 만들었고, 손흥민이 문전까지 침투해 슈팅을 시도했다. 아쉽게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과정만큼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중원에서는 주세종이 인상적이었다. 주세종은 왕성한 활동량, 적극적인 태클,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중원을 장악했고, 몇 차례 정교한 패스로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군 입대로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파이터형 미드필더를 찾던 신태용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은 확실했다.

# 이승우 도움+문선민 데뷔골, 신태용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전에도 전반전에 좋은 경기력을 보인 플랜A를 유지했다. 그러나 후반 10분 문선민, 김민우를 투입하며 왼쪽 측면에 변화를 줬다. 이후 이승우는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하며 문선민과 좌우 날개를 이뤘다.

결국 이승우와 손흥민이 선제골을 합작했다. 후반 14분 이승우가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의 길목을 차단했고, 곧바로 역습을 시도해 패스를 연결했다. 이승우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데뷔전이었다. 한국 축구 최고의 유망주라는 평가가 붙었지만 성인 무대에서는 확실한 임팩트를 주지 못한 이승우였다. 그러나 이날 A매치 데뷔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발휘하며 월드컵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승우와 마찬가지로 데뷔전을 치른 문선민도 강력한 임팩트를 보여줬다.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폭발시켰다. 후반 27분 왼쪽 측면을 허문 황희찬이 정교한 패스를 연결했고, 이것을 문선민이 받아 수비수까지 제치며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후반 32분 김신욱과 이용까지 투입하며 변화를 가져간 신태용 감독이 끝까지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며 승리를 이끌어냈다. 결과적으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았고, 특히 이승우와 문선민이 데뷔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신태용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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