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측면 수비에서 중앙 미드필더도 모자라 이제 중앙 수비수까지 소화한다. 프로 데뷔 14년차, 포지션 변경이 어색할 법도 하지만 도전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강원FC 오범석의 이야기다.

#1. 팬들에겐 낯설었던 중앙수비수 ‘오범석’

올 시즌 오범석은 모두 9경기에 출전했다. 대부분의 경기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송경섭 감독은 그 동안 활동량이 뛰어나고 경기 조율에 능한 오범석에게 수비형 미드필더로 홀딩 임무를 맡겼다.

그러나 전반기 마지막 경기 파격적 라인업을 선택했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 말컹과 네게바 등 뛰어난 상대 외국인 선수를 막기 위해 대인마크에 능한 오범석을 중앙수비수로 기용한 것이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팬들이 오범석의 중앙수비수 기용을 예상하지 못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범석의 중앙수비수 기용은 딱 맞는 옷처럼 잘 맞았다. 팀은 무실점으로 승리했고 경기 종료 후 오범석의 중앙수비수 기용은 ‘신의 한 수’로 평가받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중앙수비수로 나선 오범석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서 올 시즌 처음으로 중앙수비수로 나서 책임감이 막중했다. 저는 그 동안 많이 뛰어봤던 포지션이라 괜찮았는데 팬들은 조금 어색하셨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포항에서 스리백 오른쪽 수비로 뛰기도 했고 수원서도 스리백 또는 포백 중앙수비로 뛰었던 적이 있다.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중앙수비수로 나서서 팀이 무실점 승리를 했다기보다 모든 선수들이 경남전 철저한 수비를 각오하고 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 16년의 프로생활, 어린 선수들의 롤모델 ‘오범석’

강원FC는 올해 신인 선수들이 많다. 그런 신인 선수들에게 롤모델이 되는 대표 선수로 오범석이 손꼽힌다. 이제 팀 내 최고참 급에 속하는 오범석은 훈련 뿐만 아니라 경기장 위에서 솔선수범하는 플레이를 통해 후배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올 시즌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좋은 활약을 보인 이현식은 “범석이 형과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면서 누구보다 투지 넘치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 많이 뛰면서 상대를 계속해서 압박하고 후방에서 안정적인 볼키핑으로 경기를 조율하는 모습을 보면 저런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벌써 프로축구선수로 16년차. 후배들이 롤 모델로 설정하는 선수가 된 오범석은 “어떤 포지션이든 팀이 원한다면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포지션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팀을 위해서라면 희생할 수 있고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설명했다.

이어 “이제 어렸을 땐 몰랐던, 보이지 않던 것들이 경기장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그 동안 내가 축구선수라는 본분을 잊지 않고 해야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구분해서 선수생활을 열심히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오랫동안 프로 무대서 활약할 수 있었던 비결을 밝혔다.

#3. 후반기를 향한 오범석의 각오

강원FC는 6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내건 강원FC는 후반기 치고 올라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베테랑 오범석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전반기 아쉬웠던 경기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후반기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지금 6위지만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우리 팀은 그런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응원해주시는 팬분들도 후반기 기대가 많으실 것 같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서 보여준 좋은 경기력을 후반기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휴식기 동안 더욱 열심히 준비할 계획이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프로 16년 동안 팬들에게 성실한 모습과 뛰어난 경기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오범석. 베테랑 멀티 플레이어로 후반기 강원FC를 어디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 강원 FC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