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용산] 유지선 기자= 올 시즌 새로운 역사 쓰고 돌아온 ‘손세이셔널’ 손흥민(25, 토트넘)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다짐했다.

손흥민에겐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토트넘의 주축선수로 자리매김했으며, 출전 시간도 눈에 띄게 늘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 12골을 비롯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4골, FA컵 대회서 2골을 터뜨리며 총 18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2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에당 아자르(첼시), 리야드 마레즈(레스터시티), 글렌 머레이(브라이튼) 등과 함께 득점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가 EPL 득점 랭킹 10위 안에 포함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친 손흥민은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15일 오후 3시에는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아디다스 올인파크에서 아디다스와 공식 스폰서십 연장 체결 행사를 가졌다. 행사를 마친 뒤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즌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손흥민은 “공항에서부터 많은 팬분들과 기자분들이 오셔서 환영해주셨는데, 감사하다. 응원해주신 덕분에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올 여름 굉장히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해야 하며, 8월에는 아시안게임 대회에서 와일드카드로 활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손흥민의 시선은 월드컵을 향하고 있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었는데, 처음에는 기대와 자신감에 차있었다면 이번 월드컵은 조금 조심스럽고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이 최약체라고 생각하고, 그만큼 잘 준비해야 한다. 월드컵이란 무대는 자신감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더라. 정말 잘 준비해야 한다. 저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이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 오랜 기간 아디다스와 스폰서십을 이어가고 있는데
고집하고 있다고 하기 보다는 발에 딱 맞고, 어린 시절부터 신어오던 브랜드다. 2008년부터 거의 10년간 스폰서십을 이어오고 있다. 이만큼 편한 브랜드는 없는 것 같다. 그라운드 위에서 축구화가 굉장히 중요한데, 축구화가 발에 딱 맞는 것 같다.

#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기분과 각오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었는데, 처음에는 기대와 자신감에 차있었다면 이번 월드컵은 조금 조심스럽고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이 최약체라고 생각하고, 그만큼 잘 준비해야 한다. 월드컵이란 무대는 자신감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더라. 정말 잘 준비해야 한다. 저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이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월드컵에서 만났을 때 가장 반가울 것 같은 토트넘 동료
팀 동료들이 있는 팀은 강팀이기 때문에 피하고 싶다.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러시아에서 보자고 장난삼아 이야기했는데, 저희 경기를 잘 하다보면 토트넘 동료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독일 리그에서도 활약했는데 독일 선수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지
독일 대표팀의 스쿼드가 발표되지 않았다. 경기 전에는 많은 이야기를 하진 않을 것 같다. 독일이 강팀이기 때문에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큰 무대에서 독일과 경기하는 건 꿈이었다. 더 잘 준비하고 싶은 경기다.

# 두 번째 월드컵이다. 그때와 차이점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 그러나 그때 당시에는 어린 나이에 자신감에 가득 차있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경험이 쌓였고, 대표팀 연령도 어려졌다. 이런 부분 외에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

# 노란 유니폼을 입은 상대에 유독 강했다. 스웨덴도 노란 유니폼을 입는데?
저는 그렇게 못 느끼고 있는데, 많은 팬 분들이 그렇게 말해주시더라. 인터넷에는 노란색으로 보이는 선글라스 것도 돌아다니더라. 스웨덴과 경기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첫 상대인 만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돕고 싶다.

# 월드컵 우승팀 예상
워낙 좋은 팀들이 많아 한 팀만 꼽기가 힘들다. 저희 팀이 당연히 우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지만, 꿈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팀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저희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

#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점
실력이 부족하면 두 발 더 뛰면 된다고 생각한다. 수준 차는 있겠지만, 정신력이 중요하다. 한 발 더 뒤고 팀으로서 플레이한다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 해외에서도 한국의 에이스로 주목
에이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이 특별했으면 좋겠다. 확실한 색을 가지고 경기장에 나갔으면 좋겠다. 부담이 되고 그러지는 않는다. 오히려 즐기는 스타일이다. 나에게 집중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활용해야 할 것 같다. 

#  월드컵에서 개인적인 목표
경기에서 항상 웃고 싶다. 누구를 만나도 웃으려고 노력한다. 유일하게 우는 이유는 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대표팀에서 유독 많이 울었던 것 같다. 팬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인데, 웃는 사진을 보고 팬들에게도 웃음을 줄 수 있길 바란다.  그런 결과를 내는 것이 소원이다. 

# 세리머니 계획
주변 사람들과 세리머니를 만들어야하지 않겠느냐고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러나 즉흥적인 것이 좋다. 순간적으로 나오는 세리머니가 더 멋있다고 생각한다. 멋있는 세리머니를 즉흥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

#  대표팀 공격수 중 가장 잘맞는 선수
(기)성용이 형은 좋은 패스를 넘겨주려고 하고, 다른 선수들도 호흡이 잘 맞는다. 한 선수를 꼽기는 힘들지만 (기)성용이 형이나 (구)자철이 형에게 도움을 많이 요청하는 편이다.

# 피로누적에 대한 우려
상당히 많은 경기를 뛰었다. 다행히 부상이 없었고, 많은 경기를 뛴 건 행운이다. 경험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지쳐있는 상태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표팀 소집까지 일주일이란 시간이 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고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발목도 마찬가지다. 6주 정도 진통제를 먹으면서 경기를 뛰었는데, 선수로서 아프지 않은 선수가 없을 것이다. 진통제 먹는 건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 

# 한국의 예상 성적
망신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월드컵에서 너무 창피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훨씬 더 많은 준비를 하고 대회에 나서고 싶다. 조별리그만 통과하더라도 충분히 자랑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정말 간절한 무대이기 때문에 잘하고 싶다.

# 팬들에게 한마디
월드컵이 4년마다 열리고, 한국이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팬들이 걱정하는 만큼 선수들도 걱정이 큰 것이 사실이다. 팬들이 기대하는 경기를 보여주고 노력하고 있다. 걱정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과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건 이르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힘드시겠지만,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한국을 위해 이 한몸 바칠 각오가 돼있다.

사진=윤경식 기자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