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한 마디로 ‘역대급’이다. ‘천재’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를 EPL 역사상 최강의 팀을 만들며 수많은 기록을 만들었고, EPL의 역사를 새로 썼다.

‘천재’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가 리그 최종전에서 가브리엘 제주스의 극장 결승골에 힘입어 사우샘프턴 원정에서 1-0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맨시티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첫 '승점 100점' 돌파에 성공했고, 통산 5번째 1부 리그 우승을 자축했다.

# EPL의 역사를 새로 쓴 펩의 맨시티

구단의 역사를 새로 썼다. 2008년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가 팀을 인수한 이후 세 번째 EPL 우승을 차지했고, 무엇보다 5경기를 남겨두고 조기 우승을 확정하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 맨유가 달성했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에 의미가 있었다.

지난 2016년 맨시티의 지휘봉을 잡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특별했다. 지난 시즌 무관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에는 리그컵을 들어 올린데 이어 EPL 우승까지 차지했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감독이 됐다.

한 마디로 ‘역대급’이다. 맨시티는 최종전 승리로 EPL 역사상 처음으로 승점 100점으로 우승한 팀이 됐고, 2004-05시즌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첼시가 기록한 승점 95를 따돌리고 EPL 한 시즌 최다 승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최다 득점 신기록도 맨시티가 세웠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리그 38경기에서 무려 106골을 기록하며 2009-10시즌 첼시의 103골을 넘어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작성했다. 여기에 32승을 거두면서 2016-17시즌 첼시의 30승까지 넘었다. 원정 최다승 기록도 맨시티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19번의 원정 경기에서 16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2004-05시즌 기록한 첼시의 원정 15승 기록도 넘었다.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록도 넘어 더 특별했다. 맨시티와 맨유(승점 81)가 최종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두 팀의 승점차는 19점이 됐는데 1999-00 시즌 맨유가 기록한 18점 차 우승을 뛰어넘어 역대 최고의 팀으로 자리 했다.

# ‘천재’ 펩과 축구도사들이 만든 ‘맨시티의 V5’

과르디올라 감독은 ‘축구 천재’로 통한다. 전술의 대가 등 다양한 별명이 있지만 ‘천재’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감독이 바로 과르디올라다. 그런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난 2016년 맨시티의 지휘봉을 잡고 첫 시즌에는 무관에 그쳤고, 잉글랜드 무대가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겪었다.

절치부심.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의 문제를 빠르게 진단했고, 가장 큰 문제로 불안한 수비를 지목했다. 지난 시즌 맨시티는 불안한 골문, 부족한 풀백 자원, 중앙 수비 불안 등 수비에서 많은 문제를 노출했는데 이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과감한 투자와 함께 카일 워커, 벤자민 멘디, 다닐루, 에데르손, 아이메릭 라포르테 등을 영입하며 후방을 확실하게 강화했다.

공격진도 변화를 가져갔다. 이미 아구에로라는 맨시티의 레전드이자, EPL 최고의 공격수가 있었지만 미래를 대비할 선수로 제주스를 점찍어 미리 영입을 완료했다. 결과적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구에로와 제주스를 공존 또는 경쟁시키면서 경쟁력을 가져갔고, 베르나르두 실바를 영입하며 2선도 강화했다. 이미 다비드 실바, 더 브라위너, 일카이 귄도간 등 최고의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맨시티의 공격력은 시즌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다양한 전술과 지략도 인상적이었다. 바르셀로나 시절부터 세밀한 패스 플레이와 유연한 전술 변화를 통해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번 시즌 전술 변화를 통해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줬다. 기본적으로는 4-1-4-1 포메이션을 사용했지만 상대에 따라서는 3백, 2톱, 비대칭 전술 등 다양한 변화를 주며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즐겨 사용했던 3백을 맨시티에 맞게 변형시키기도 했다. 특히 브라이튼과의 개막전에서는 3-5-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아구에로와 제주스를 투톱으로 기용했고, 워커, 더 브라위너, 다비드 실바, 페르난지뉴를 활용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무엇보다 아구에로와 제주스의 투톱이 유기적인 모습을 보이며 개막전부터 우승 후보의 클래스를 증명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강팀들과의 경기에서는 맞춤 전략을 사용했다. 역습이 좋은 리버풀과 4라운드에서 5-3-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수비 라인을 내리는 동시에 세밀한 패스 플레이로 찬스를 만들었고, 결국 5-0 대승이라는 완벽한 결과를 만들었다. 이후 첼시전에서는 4-1-3-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 승리를 따냈고, 맨유전에서는 비대칭 전술로 무리뉴 감독의 허를 찌르기도 했다.

아무리 최고의 전술과 전략이 있더라도 이를 그라운드에서 실행할 선수들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이런 의미에서 맨시티에는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축구 도사들이 있었다. 중심은 중원에 있었다. ‘축구 도사’라 통하는 다비드 실바(9골 11도움)와 더 브라위너(8골 16도움)가 2선에서 창의적인 패스로 마법 같은 플레이를 펼쳤고, 상대를 압도했다. 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는 볼을 커팅하고, 뿌려주는 기본적인 역할에 있어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며 두 공격형 미드필더가 자유롭게 공격을 전개하도록 도왔다.

공격진도 마찬가지. 맨시티 최다 골 기록을 계속해서 경신하고 있는 ‘레전드’ 아구에로가 최전방에서 중심을 잡아줬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비록 잦은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현재까지 리그에서만 21골 6도움으로 확실한 해결사 노릇을 했다. 여기에 제주스(13골 3도움) 빠른 성장도 맨시티의 공격력을 강하게 만들었다.

좌우 측면도 막강했다. 라힘 스털링이 현재까지 18골 11도움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고, 르로이 사네는 10골 15도움을 기록하며 맨시티의 왼쪽 측면을 책임졌다. 여기에 베르나르도 실바가 조커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맨시티의 상승세를 책임졌고, 일카이 귄도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축구 천재라 불리는 감독과 수많은 축구 도사들이 맨시티의 우승을 합작했고, EPL 역사상 최강의 팀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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