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완벽한 작별 인사였다. 중국 슈퍼리그행을 앞두고 있는 이니에스타가 세비야와의 국왕컵 결승전에서 의미 있는 골을 터뜨렸다.

바르셀로나는 22일 오전 4시 30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세비야와의 2017-18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서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는 30번째 국왕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서 바르셀로나는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수아레스와 메시가 투톱으로 선발 출전했고, 이니에스타, 부스케츠, 라키티치, 쿠티뉴가 중원에 자리했다. 알바와 움티티, 피케 로베르토는 4백을 구성했으며, 골문은 실레센이 지켰다.

이니에스타에겐 의미가 남다른 경기였다.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마지막 결승전이었기 때문이다. 이니에스타는 지난해 10월 재계약을 맺으며 이대로 원 클럽 맨이 되는 듯했지만, 갑작스럽게 중국 슈퍼리그 이적설이 불거졌다. 충칭 당다이 리판으로의 이적이 기정사실로 된 상황이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지난 20일 “이니에스타의 마지막 결승전을 보기 위해 그의 모든 가족들도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 모일 것이다. 결승전을 마친 후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바르셀로나를 떠난 이후의 여정에 대해 밝힐 예정”이라며 국왕컵 결승 후 이니에스타가 직접 거취를 밝힐 거라고 보도했다.

스페인 현지에서도 이니에스타의 ‘마지막 결승전’을 집중 조명했다. 경기 전 중계카메라에 비친 이니에스타의 표정에도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있었다. 벼락같은 슈팅도 여전했다. 이니에스타는 전반 27분 기습적으로 찬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고, 전반 31분에는 알바에게 찔러준 패스가 메시의 추가골로 이어지면서 득점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후반전에는 직접 나섰다. 후반 7분에는 이니에스타가 오른쪽 측면에서 골문을 정확하게 노려 찬 슈팅으로 팀의 네 번째 득점을 터뜨린 것이다. 마치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듯 했다. 수아레스와 메시도 곧장 달려가 이니에스타를 꽉 안아줬다. 메시는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니에스타는 후반 42분 데니스 수아레스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바르셀로나 팬들은 물론이며 세비야 팬들까지 기립 박수를 보냈고, 바르셀로나에서 치르는 마지막 결승이란 생각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이니에스타도 결국 눈물을 보였다.  

바르셀로나에서 뛴 669번째 경기이자, 어느새 7번째 치르는 스페인 국왕컵 결승전, 이날 골까지 터뜨리며 바르셀로나의 30번째 국왕컵 우승에 일조한 이니에스타는 마지막까지 베테랑 다운 면모를 뽐냈다. 중국 슈퍼리그로의 이적설을 접한 뒤 섭섭했을 법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굉장히 의미 있는 득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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