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병학 기자= 라리가판 가드오브아너 '파시요(pasillo)'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파시요는 리그 시즌 종료 전 우승팀이 확정된 경우, 우승팀이 경기장에 입장할 때 상대팀 선수들이 양쪽으로 도열 후 우승팀에 박수를 보내 축하해주는 전통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좀 더 확장해 클럽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리그 외 다른 대회 우승팀에게도 파시요를 해주고 있다.

어쩌면 신성한 전통인 파시요를 당분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점점 파시요를 축하가 아닌 '굴욕'이라 생각하는 팀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가 먼저 파시요 전통을 한 차례 깨트린 바 있다. 지난해 12월 레알 마드리드가 클럽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직후 곧바로 가져야 할 경기는 '엘 클라시코'였다. 돌려 말하면, 바르사가 레알에게 파시요를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레알 역시 그 경기에서 파시요를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바르사는 "리그 우승팀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하지만 바르사는 지난 2010년과 2015년 두 번의 클럽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레알 베티스와 비야레알에게 파시요를 받았다.

이 사실이 드러나자 레알의 지네딘 지단 감독은 최근 스페인 '마르카'와 인터뷰에서 "나는 파시요를 이해할 수 없다. 바르사가 먼저 전통을 깼다"며 설령 바르사가 조기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파시요를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선언했다.

파시오 논란에 라리가 회장도 부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하비에르 타바스 회장은 18일 스페인 매체 '아스'와 인터뷰에서 "전통은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파시요가 굴욕적인 일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건 잘못됐다"며 "파시요의 의미가 원래대로 돌아올 때까지 잠시동안 시행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회장이 직접 언급하긴 했지만, 위의 사항을 결정하는 건 전적으로 클럽들의 몫이다. 타바스 회장은 "클럽들이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 나는 그저 내가 느끼고 있는 바를 말했을 뿐이다. 내가 볼 땐, 바르사와 레알은 파시요에 굴욕을 느끼고 있는게 확실하다"며 파시요 전통을 잠깐이라도 없앨 여지가 있음을 밝혔다.

사진=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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