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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의 트루패스] ‘천재’ 펩과 축구도사들이 만든 ‘맨시티의 V5’

[인터풋볼] 축구의 꽃은 역시 골이다. 그리고 그 뒤에 따르는 화려한 골 세리모니는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그러나 득점 장면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골 장면 뒤에는 팀 동료의 결정적인 패스와 움직임이 있었다. 빅 매치의 숨은 1인치와 결정적인 장면을 '정지훈의 트루패스(True Pass)'에서 '스루패스'처럼 속 시원하게 풀어낸다. [편집자주]

‘천재’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가 통산 5번째 1부 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맨시티는 34라운드에서 토트넘을 잡으며 연패의 흐름을 끊었고, 이어진 경기에서 리그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안방에서 0-1 충격패를 당하면서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구단의 역사를 새로 썼다. 2008년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가 팀을 인수한 이후 세 번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차지했고, 무엇보다 5경기를 남겨두고 조기 우승을 확정하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 맨유가 달성했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에 의미가 있었다.

지난 2016년 맨시티의 지휘봉을 잡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특별했다. 지난 시즌 무관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에는 리그컵을 들어 올린데 이어 EPL 우승까지 차지했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감독이 됐다.

5경기를 앞두고 달성한 압도적인 우승. 결국 ‘축구 박사’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력과 함께 다비드 실바, 케빈 더 브라위너 등 축구 도사들이 우승을 합작하며 맨시티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 시즌 준비: 무관에 그친 과르디올라, 변화를 예고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축구 천재’로 통한다. 전술의 대가 등 다양한 별명이 있지만 ‘천재’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감독이 바로 과르디올라다. 그런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난 2016년 맨시티의 지휘봉을 잡고 첫 시즌에는 무관에 그쳤고, 잉글랜드 무대가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겪었다.

절치부심.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의 문제를 빠르게 진단했고, 가장 큰 문제로 불안한 수비를 지목했다. 지난 시즌 맨시티는 불안한 골문, 부족한 풀백 자원, 중앙 수비 불안 등 수비에서 많은 문제를 노출했는데 이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과감한 투자와 함께 카일 워커, 벤자민 멘디, 다닐루, 에데르손, 아이메릭 라포르테 등을 영입하며 후방을 확실하게 강화했다.

공격진도 변화를 가져갔다. 이미 아구에로라는 맨시티의 레전드이자, EPL 최고의 공격수가 있었지만 미래를 대비할 선수로 제주스를 점찍어 미리 영입을 완료했다. 결과적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구에로와 제주스를 공존 또는 경쟁시키면서 경쟁력을 가져갔고, 베르나르두 실바를 영입하며 2선도 강화했다. 이미 다비드 실바, 더 브라위너, 일카이 귄도간 등 최고의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맨시티의 공격력은 시즌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 전술: 3백부터 비대칭 투톱까지...변화무쌍한 전술 변화

과르디올라가 ‘천재 감독’이라 불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바르셀로나 시절부터 세밀한 패스 플레이와 유연한 전술 변화를 통해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고, 트레블 등 확실한 결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 과르디올라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다양한 전술 변화를 통해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줬다. 기본적으로는 4-1-4-1 포메이션을 사용했지만 상대에 따라서는 3백, 2톱, 비대칭 전술 등 다양한 변화를 주며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즐겨 사용했던 3백을 맨시티에 맞게 변형시키기도 했다. 특히 브라이튼과의 개막전에서는 3-5-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아구에로와 제주스를 투톱으로 기용했고, 워커, 더 브라위너, 다비드 실바, 페르난지뉴를 활용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무엇보다 아구에로와 제주스의 투톱이 유기적인 모습을 보이며 개막전부터 우승 후보의 클래스를 증명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강팀들과의 경기에서는 맞춤 전략을 사용했다. 역습이 좋은 리버풀과 4라운드에서 5-3-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수비 라인을 내리는 동시에 세밀한 패스 플레이로 찬스를 만들었고, 결국 5-0 대승이라는 완벽한 결과를 만들었다. 이후 첼시전에서는 4-1-3-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 승리를 따냈고, 맨유전에서는 비대칭 전술로 무리뉴 감독의 허를 찌르기도 했다.

# 스타: 천재의 지략과 축구도사들이 만든 ‘맨시티 V5'

아무리 최고의 전술과 전략이 있더라도 이를 그라운드에서 실행할 선수들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이런 의미에서 맨시티에는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축구 도사들이 있었다. 중심은 중원에 있었다. ‘축구 도사’라 통하는 다비드 실바(8골 11도움)와 더 브라위너(7골 15도움)가 2선에서 창의적인 패스로 마법 같은 플레이를 펼쳤고, 상대를 압도했다. 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는 볼을 커팅하고, 뿌려주는 기본적인 역할에 있어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며 두 공격형 미드필더가 자유롭게 공격을 전개하도록 도왔다.

공격진도 마찬가지. 맨시티 최다 골 기록을 계속해서 경신하고 있는 ‘레전드’ 아구에로가 최전방에서 중심을 잡아줬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비록 잦은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현재까지 리그에서만 21골 6도움으로 확실한 해결사 노릇을 했다. 여기에 제주스(10골 3도움) 빠른 성장도 맨시티의 공격력을 강하게 만들었다.

좌우 측면도 막강했다. 라힘 스털링이 현재까지 17골 8도움으로 득점 랭킹 4위에 올랐고, 르로이 사네는 9골 12도움을 기록하며 맨시티의 왼쪽 측면을 책임졌다. 여기에 베르나르도 실바가 조커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맨시티의 상승세를 책임졌고, 일카이 귄도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 철학: 바르셀로나 철학을 이식한 펩, 최강 맨시티 만들다

비록 무패 우승은 실패했지만 이번 시즌 맨시티는 분명 최강의 팀 중 하나였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리그 33경기에서 28승 3무 2패 승점 87점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고, 93골 25실점을 기록하며 팀 득점과 팀 최소 실점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한 마디로 바르셀로나의 패스 축구 철학을 맨시티에 맞게 변형해 제대로 이식시켰다. 이에 대해 과르디올라 감독은 영국 ‘BBC'를 통해 “많은 사람들은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주던 축구 철학이 잉글랜드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방식으로 잉글랜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르셀로나 축구 철학이 잉글랜드에서도 펼쳐지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빈틈이 없었다. 현재의 맨시티도 강하지만 더 강한 팀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그는 “항상 우리가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도 그렇다. 분명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바르셀로나식 축구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 기록: 다양한 기록이 쏟아져 나온 시즌, 맨시티 왕조 건설

다양한 기록이 쏟아져 나온 시즌이었다. 일단 첫 번째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페인 출신으로 EPL에서 우승한 첫 번째 감독이 됐고, 맨시티는 통산 5번째 1부 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여기에 맨시티는 3라운드부터 20라운드까지 18연승을 기록하며 EPL 역대 최다 연승 시록을 달성했고, 5경기를 남겨두고 우승을 확정하며 2000-01시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맨유의 최단 기간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기록은 더 나올 수 있다. 만약 맨시티가 3승을 더 추가하면 EPL 역대 최다 승리 우승 기록을 세울 수 있다. 종전 기록은 첼시가 지난 시즌 기록한 30승이다. 또한, 맨시티가 남은 5경기에서 4승 1무 이상의 성적을 내면 최초로 100점 고지에 오르게 되고, EPL의 역사를 새로 쓴다.

# 말말말: 펩의 맨시티를 향한 무리뉴의 찬사 그리고 콤파니의 자부심

맨유 주제 무리뉴 감독: 맨유가 패했기 때문에 맨시티가 우승한 것이 아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최고의 팀이었고, 그들은 가장 많은 승점을 쌓았다. 고작 패배는 두 번 뿐이다. 맨시티는 챔피언이 될 자격이 있다.

맨시티 캡틴 콤파니: 맨시티 왕조라는 말이 있는데 아직까지 맨시티 왕조는 아니다. 나는 우리 팀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얼마나 더 많은 성공을 하는지 지켜보고 싶다. 물론 오늘은 아주 행복하다. 다만 우리는 이제 단 하나의 리그 타이틀을 가졌다. 나는 더 많은 우승을 원한다.

글=정지훈 기자

사진=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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