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병학 기자= '블루 드래곤' 이청용(29, 크리스탈 팰리스)이 전설이 됐다. 있다고는 믿지만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전설' 말이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14일 오후 11시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브라이튼전에서 3-2 승리를 거뒀다. 이청용은 벤치 멤버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끝내 또 출전이 불발됐다.

이날 크리스탈 팰리스는 자하의 두 골에 힘입어 승점 3점을 추가해 강등 안정권에 진입했다. 3경기 만에 거둔 승리로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지만, 그 속에 이청용은 없었다. 

이청용의 상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암담해지고 있다. 2017년 이청용의 출전시간은 고작 12분. 지난 3월 10일 첼시전 이후로 경기에 나선 적이 없다.

이청용은 사실 크리스탈 팰리스로 부터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친정팀 볼턴 임대 이적 직전까지 갔으나 막판에 협상이 결렬됐다. 측면 공격수인 바카리 사코가 부상을 당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청용도 구단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계속 남기로 했다.

하지만 잔류 이후에도 계속 외면받고 있다. 간간히 교체 출전으로 기회를 받긴 했으나, 올해 들어 그것마저도 줄어들었다. 적은 출전시간으로 인해 최근 북아일랜드-폴란드 2연전 명단에도 제외되는 등 2018 러시아월드컵 참가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여러모로 좋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다.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던 박주호는 울산 현대로 이적한 뒤 꾸준한 출전을 보장받으며 기량을 되찾았고, 한국 대표팀에도 소집됐다. '잊혀진 선수'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때다.

사진=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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