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정지훈 기자= 에반드로의 환상적인 선제골과 송시우의 극적인 동점골. 11,332명이 모인 상암벌이 다시 뜨거워졌고, 경인 더비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줬다.

FC서울은 1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인 더비에서 에반드로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송시우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서울은 시즌 첫 승 신고에 실패했다.

# 위기의 서울, 상암의 골대는 서울 편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분명 위기였다. 3월에 열린 리그 3경기에서 1무 2패의 부진에 빠졌고, 경기력도 좋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팬들은 데얀, 윤일록, 오스마르, 김치우 등 주축 선수들이 이탈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영입을 하지 못했던 황선홍 감독과 서울 구단에 책임을 물으며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다. 1승도 없었던 서울에 때마침 A매치 휴식기가 주어졌다. 황선홍 감독은 “휴식기를 통해 반전하겠다. 힘든 3월이 갔고, 4월에 첫 경기인 인천전에서 첫 단추를 잘 끼우고 싶다. 의지를 가지고 승리로 보답하겠다”며 반전을 약속했다.

그러나 전반전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박희성과 안델손을 최전방에 놓고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추구했지만 정확도가 낮았고, 결국에는 롱볼 축구로 변했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전반에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인천의 날카로운 역습에 고전했다. 이때 서울의 수문장 양한빈이 안정적인 선방 능력을 과시하며 서울의 골문을 든든하게 책임졌다.

상암의 골대는 서울 편이었다. 인천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골대 불운에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38분 한석종이 순간적으로 침투해 들어간 뒤 슈팅했지만 골대를 강타해 결정적인 찬스가 무산됐다.

# ‘환상골+백덤블링’ 에반드로, 서울 팬들을 뜨겁게 만들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황선홍 감독은 빠르게 실패를 인정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박희성을 빼고 에반드로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결국 이 승부수가 통했다. 후반 10분 안델손의 스루패스를 받은 에반드로가 빠르게 침투했고, 반대편을 보고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과거에 비해 비교적 차가웠던 서울 팬들은 금세 뜨거워졌다. 특히 에반드로는 선제골 이후 특유의 백덤블링 세리머니를 펼치며 북쪽에 위치한 서울 팬들을 뜨겁게 만들었다. 이후 에반드로는 서울 팬들에게 응원을 달라고 손짓하며 상암벌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이후에도 에반드로의 활약은 계속됐다. 에반드로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강력한 힘을 무기로 인천 수비를 괴롭혔고, 안델손과 함께 서울의 공격을 책임졌다. 찬스도 만들었다. 후반 22분 에반드로의 패스를 받은 안델손이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 ‘주전 수문장’ 양한빈, 서울을 지키는 ‘수호신’

에반드로가 해결사였다면 양한빈은 수호신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양한빈은 인상적인 선방 능력을 과시하며 K리그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로 성장했고, 국가대표로 발탁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생겼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 서울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지만 양한빈만큼은 여전한 활약을 펼쳤고, 서울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양한빈의 활약은 빛났고, 특히 후반에 서울이 위기에 빠졌을 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인천의 파상공세를 양한빈이 온몸으로 막아냈다. 후반 2분 김보섭, 후반 14분 아길라르, 후반 22분 한석종이 연달아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양한빈이 동물 같은 반사신경으로 쳐내며 서울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 송시우의 극적인 동점골! 이래서 경인 더비!

경인 더비는 매 경기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K리그의 대표적인 라이벌 매치로 자리 잡았다. 특히 매 경기 많은 득점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고, 양 팀의 서포터즈도 열광적인 응원으로 경기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다.

역시 경인 더비의 묘미는 극적인 골이다. 이번에는 인천이 마지막에 웃었다. 서울은 다잡은 승리를 놓쳤고, 인천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경인 더비를 치열함을 보여줬다.

이번에도 해결사는 송시우였다. 시우 타임이 다시 한 번 나왔다.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된 송시우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고, 인천에는 승점 1점을, 서울에는 절망을 안겼다. 결국 경기는 무승부. 서울 팬들에게는 아쉬운 경기였지만 경인 더비를 지켜본 축구 팬들에게는 짜릿한 드라마였고, 경인 더비는 이래야 제맛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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