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감독이 한국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획득을 이끌며 명장으로 올라섰다.

올림픽대표팀은 11일 새벽(한국시간) 숙적 일본과의 3/4위전에서 박주영과 구자철의 연속골로 2-0 승리했다. 올림픽팀은 새로운 역사를 썼을 뿐 만 아니라 병역 면제라는 큰 혜택을 받으며 기쁨을 더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 시절 ‘영원한 리베로’라 불리며 한국 수비의 든든한 기둥으로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지만, 감독으로써 올림픽 메달을 획득으로 명장에 올라서는 기틀을 마련했다.그는 이번 대회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선수들을 향한 믿음과 상황에 맞춘 적절한 선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에게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희생할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 전에 선수들을 지키려는 신념과 믿음을 보여주며 마음을 사로잡았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이 직접 병역 논란에 휩싸였던 박주영을 기자회견까지 자청하며 변호해줬다. 또한 대회 내내 부진 속에서도 질책 대신 신뢰를 보냈고, 결국 박주영은 한일전 선제골로 홍명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구자철과 지동원 역시 골 부재 속에서도 홍명보 감독의 변치 않은 신뢰에 결정적인 순간 득점포를 터트렸다.

상황에 맞춘 적절한 선택도 돋보였다. 지난 8일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0-3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구자철과 지동원을 조기 교체했다. 결과와 경기 흐름 상 뒤집기가 어려웠기에 다음 경기를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팀 공격의 핵심인 두 선수의 체력을 비축함으로써 한일전에서 승부를 걸었다. 브라질전에서 힘을 덜 쓴 효과는 한일전에서 나타났고, 후반전 이후 추가골과 일본의 수비를 무너트리는 데 한 몫 했다.

홍명보 감독의 이번 올림픽에서 성공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끌었던 허정무 감독에 이어 올림픽 동메달 획득으로 국내 출신 감독이 세계에서 경쟁력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국내 축구계에서 자신의 위상이 올라감으로써 예전부터 꿈꿔왔던 축구 행정가로 진출하게 된다면, 국내외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차후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2013년 6월 이후 최강희 감독의 전북 복귀로 공석이 예상되는 A대표팀 감독직과 몇몇 K리그 팀 감독직의 유력한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명장의 반열에 올라선 홍명보 감독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지만, 차후 그의 발자취에 따라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기대치가 커질 것이다.

한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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