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역시 박주영(27, 아스널)이었다. 일생일대의 한 판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돌려놓았다.

박주영은 11일 새벽(한국시간) '맞수' 일본과의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전반 37분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고 후반 13분 헤딩 패스로 구자철의 쐐기골을 도우며 한국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그동안 박주영에게는 늘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와일드카드로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했지만 병역 연기 논란은 종식되지 않았고 소속팀 아스널에서 철저히 벤치에 머무른 그의 경기감각과 몸 상태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대회 기간 동안에도 늘 위기였다. 스위스와의 조별예선 2차전(2-0 승)에서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전반적으로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실망감을 자아냈다. 한일전을 앞두고는 아르센 벵거 감독으로부터 충격적인 이별통보까지 받아들어야 했다.

하지만 영웅은 역시 위기의 순간에 빛났다. 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 걸린, 병역 연기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무대에서 게다가 영원한 숙적인 일본을 상대로 짜릿한 득점포를 가동하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냈다.

무엇보다 숱한 논란 속에도 믿음과 신뢰를 거두지 않았던 홍명보 감독과 후배들에게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외면한 아스널과 벵거 감독에게도 통쾌한 한방을 날려보냈다.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연출한 박주영. 올림픽 무대를 발판 삼아 부활의 날개를 펼친 그가 스스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또 다시 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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