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호주프(폴란드)] 이명수 기자= 결국 해답은 플랜A에 있었다. 신태용호가 ‘가상의 독일’ 폴란드를 상대로 플랜B인 3백을 사용하며 ‘선수비 후역습’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오히려 플랜A인 4백을 사용하자 경기력이 살아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8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간) 폴란드 호주프에 위치한 실롱스키 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3월 A매치 평가전에서 이창민, 황희찬이 만회골을 기록했지만 막판에 결승골을 내주며 2-3으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신태용호는 이번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2연패를 당하며 월드컵을 압두고 혹독한 주사를 맞았다.

# ‘가상의 독일’ 폴란드전,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3백’

폴란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에 빛나는 유럽의 강호다. 이런 이유로 한국 대표팀은 가상의 독일로 폴란드를 점찍었고,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여기에 폴란드가 독일과 비슷한 스타일을 가졌다는 점에서 최적의 스파링 파트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경기를 앞둔 신태용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폴란드는 제가 감독을 맡은 이후 가장 강한 상대다. 독일과 비슷한 수준의 팀으로 우리에게는 중요한 경기다. 북아일랜드전에서 마무리가 아쉬웠는데 폴란드전에서는 선수, 포메이션 등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3백이었다. 김진수가 부상으로 낙마한 상황, 여기에 안정적인 수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사실상 5백을 가동하며 수비에 중점을 뒀다. 한국은 김민재, 장현수, 홍정호가 3백을 구축했고, 좌우 윙백으로 박주호와 이용을 기용했다.

신태용 감독의 노림수는 분명했다. 사실상 5백을 사용하며 폴란드의 높이와 패스 플레이를 막는다는 생각이었고, 2선에 배치된 이재성과 권창훈도 수비에 적극 가담하며 중원에서 숫자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겠다는 계획이었다. 여기에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해 빠른 발, 개인 기술, 슈팅력을 이용해 폴란드의 수비 뒤공간을 노렸다.

# 신태용호의 플랜B인 3백, 결과적으로 실패

준비되지 않은 변화는 오히려 독이었다. 신태용호의 3백은 안정적이지 않았다. 김민재, 장현수, 홍정호로 이어지는 3백은 계속해서 불안함을 노출했고, 폴란드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확실한 위치를 잡지 못했다. 여기에 몇 차례 패스와 볼 터치 미스를 범하며 계속해서 찬스를 내줬다.

결국 한국이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31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레반도프스키가 깔끔한 헤더로 마무리했다. 이때 홍정호와 장현수가 레반도프스키를 막기 위해 자리를 잡았지만 위치가 애매했고, 결국 선제골을 헌납했다.

3백을 사용하고도 수비가 불안하자 신태용 감독이 변화를 줬다. 이른 시간에 황희찬을 투입하며 3백에서 4백으로 변화를 가져갔고, 플랜A인 4-4-2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공격력은 살아났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공간을 만들었고, 몇 차례 날카로운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수비 불안은 계속됐다. 전반 추가시간 중원에서 정교한 패스가 연결됐고, 이후 그로츠스키가 날카로운 침투에 이은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때 중원에 위치한 기성용과 정우영이 패스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해 아쉬웠고, 홍정호의 위치 선정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4전 3패다. 신태용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강한 상대와 싸우기 위해 일찌감치 3백 전술을 준비했다. 이에 지난 러시아, 모로코와 유럽 원정 2연전에서 모두 3백을 사용했지만 완패했고, 이번에 폴란드전도 아쉬움을 남겼다.

# 신태용호의 미션, 플랜A부터 완성시켜야 한다

후반전의 경기력은 확실히 좋았다. 신태용 감독은 실패를 빠르게 인정하며 플랜A인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줬는데 이때부터 한국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여기에 교체 투입된 황희찬, 이창민, 김신욱, 최철순, 윤영선이 좋은 경기력을 보인 것도 희망이었다.

결국 한국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희망을 발견했다. 후반 41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이창민이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기록했다. 후반 42분에는 손흥민의 패스를 박주호가 받아 측면을 허물어 패스를 연결했고, 이것을 황희찬이 마무리했다.

그러나 한국의 패배였다. 한국은 공격력이 살아나며 ‘가상의 독일’ 폴란드와 값진 무승부를 기록할 수도 있었지만 후반 막판 다시 한 번 수비 조직력이 무너지며 결승골을 내줬다.

비록 패배했지만 희망은 발견했다. 특히 신태용호의 플랜A인 4-4-2 포메이션이 더 위력적이라는 것은 긍정적이었고, 상대의 맞춤 전략인 플랜B를 사용하는 것보다 플랜A부터 완성시켜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결국 해답은 플랜A에 있었다.

사진=게티 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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