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서울시청] 정지훈 기자= "그래도 대표팀의 경기력이 많이 달라졌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대표팀에 대한 신뢰를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큰 대회에서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대표팀이 외부로부터 압박을 덜 받고 신뢰를 받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믿고 기다려줘야 한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이 최근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해 믿음과 기다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제30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이 2일 오후 2시 서울시청에 위치한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차범근 축구교실의 차범근 회장을 비롯해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고, 총 13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1998년 시작된 차범근 축구상. 이 시상식을 통해 박지성, 기성용, 황희찬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많은 선수들이 배출됐고,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결 같은 마음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 흘렀다. 모두가 의미 있는 시상식을 연 차범근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차범근은 모든 선수들에게 상을 주지 못했다며 진심을 담아 미안한 마음을 전했고, 앞으로 더 발전하는 차범근 축구상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30년 째 한국 축구를 위해 힘쓰고 있는 차범근 회장은 "어린 선수들에게 상을 주고, 많은 지지를 보내기 위해 처음 이 상을 만들었다. 1998년,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의 일이다. 어느 덧 시간이 많이 흘렀다. 지금 제 마음 같아서는 모든 어린 선수들에게 상을 주고 싶은데 이 상을 주지 못해 아쉽고 미안하다. 진심이다. 이 상을 받고 싶어 하는 많은 어린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오늘 수상자들은 더 겸손하게,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차범근 회장은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박지성 선배와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축구를 위해 많은 기회를 만들 것이다. 저도 기대가 크다. 세계적인 스타가 어린 선수를 위해 도움을 준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박지성의 역할은 차범근 축구상 못지않은 의미와 도움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여러분들도 같은 선배들처럼 훌륭한 축구 선수로 성장하길 간절히 바란다. 다시 한 번 이 상을 받지 못한 대한민국 어린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나도 손흥민처럼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잊지 않고 노력하길 바란다"며 진심을 담아 마음을 전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을 향한 바람도 잊지 않았다. 차범근은 "그래도 대표팀의 경기력이 많이 달라졌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대표팀에 대한 신뢰를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큰 대회에서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대표팀이 외부로부터 압박을 덜 받고 신뢰를 받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믿고 기다려줘야 한다"며 믿음을 강조했다.

이어 차범근은 최근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중앙 수비에 대해 "김민재 선수를 리그에서 지켜봤는데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경험을 쌓을 시간은 없었다. 그런 좋은 선수들을 실수했다고 너무 비난하면 안 된다. 기다려줘야 한다. 잘하기 위해 도와줘야 하고,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 한 번 실수 했다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 더 좋은 축구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하고, 김민재 선수는 더 성장할 것이다. 장현수 선수도 비난받고 있는데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며 비난보다는 믿음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을 향한 조언도 있었다. 토트넘 소속으로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과거 차범근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대한민국의 에이스는 손흥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차범근은 "손흥민이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전략적으로 잘 준비해야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부딪혀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와 싸우면서 10개 중 하나만 넣어도 성공이다. 피할 수는 없다"며 피하지 말고 부딪혀 싸워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게티 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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