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전주] 박주성 기자= 이쯤 되면 슈퍼 조커다. 이동국(39, 전북 현대)은 러시아에 갈 자격이 있다.

전북 현대는 1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개막전에서 울산 현대에 2-0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로 전북은 2012년 이후 7년 연속 홈 개막전 승리에 성공했다. 이 경기의 주인공은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최강희 감독은 아드리아노와 김신욱 투톱으로 선발명단을 꾸렸다. 탁월한 신체조건과 뛰어난 제공권을 보유한 김신욱과 빠른 발과 섬세한 기술을 갖고 있는 아드리아노의 조합은 성공을 거둘 것 같았다. 이는 기대에 그쳤다.

경기가 시작하자 두 선수는 단단한 울산 수비에 고전했다. 리차드는 두 선수보다 한 발 빠르게 공을 처리하며 전북의 공격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아드리아노와 김신욱은 시간이 지날수록 불협화음을 냈다. 결국 최강희 감독은 ‘슈퍼 조커’ 이동국 카드를 꺼냈다.

이동국은 곧바로 최강희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교체 투입 직후 이재성의 코너킥을 발리 슈팅으로 해결해 선제골을 뽑았다. 끝이 아니었다. 후반 40분에는 원터치 패스로 한교원의 득점을 도왔다. 30분을 뛴 최고참 이동국은 1골 1도움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최근 흐름을 보면 이동국보다 뛰어난 공격수를 찾기 어렵다. 이번 시즌 이동국은 3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차전 상대인 가시와 레이솔전에서  2골, 킷치전 1골, 울산전에서 1골을 기록했다. 모두 교체로 들어갔지만 상대의 골망을 꼭 흔들었다.

경기 후 이동국은 “선발과 교체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반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지만 후반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끝까지 기다렸던 것이 주효했다. 선제골 후 좋아진 경기였다"며 소감을 전했다. 최강희 감독 역시 “이동국 선수는 항상 제 역할을 다 해내는 선수“라며 그를 칭찬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 10월 이동국의 월드컵 출전에 선을 그었다. 당시 신태용 감독은 "이동국은 K리그의 영웅이다. K리그 영웅은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 만약 이동국이 좋은 찬스에서 골을 만들지 못한다면 또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이제는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 지금 골을 잘 넣고 있지만 내년 월드컵에서 전방 압박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 이제는 놔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과거 월드컵에서 많은 비난을 받은 이동국을 존중해 꺼낸 발언이었지만 다수 팬들은 여전히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를 일찌감치 제외한다는 점에 신태용 감독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다. 대표팀 감독은 가장 능력과 컨디션이 뛰어난 선수를 모아 월드컵에 가면 된다. 이를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보다 뛰어난 상대가 즐비한 월드컵에서 전방 압박이 부족한 이동국의 선발 기용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그러나 이동국은 득점이 필요한 상황 교체로 활용할 수 있는 조커로서 아직까지 탐나는 카드다. 예리한 득점 감각으로 K리그와 ACL에서 여전한 기량을 보여주는 이동국은 러시아에 갈 자격이 있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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