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표와 물음표가 공존한 '박주호 시프트'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전반 44분 루옹고에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의 동점골로 연장전에 돌입했으나 연장전반 15분 제임스 트로이시의 골로 1-2로 패했다.
선발명단이 발표되고, 가장 특이한 점은 박주호의 위치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가장 중요한 일전에서 과감하게 박주호를 측면 공격수로 내세우는 '박주호 시프트'를 가동했다. 대회 내내 중원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도맡았던 박주호는 왼쪽에서 과거 경쟁자였던 김진수와 호흡을 맞췄다.
본래 왼쪽 측면 수비수였던 박주호이기에 왼쪽 측면은 어색하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역할의 차이. 왕성한 활동량을 공격에 더 집중해야 하는 자리였다.
'풀백' 박주호는 '공격적인 오버래핑'이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왼쪽 수비수로 나설 당시 그의 공격 가담은 마인츠에 큰 힘이 되곤 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 점을 기대하고 박주호를 전진 배치했다.
경기 초반만 해도 '느낌표'였다. 전반 5분 번쩍이는 움직임으로 측면 수비를 벗겼다. 박주호를 지키던 이반 프라니치는 어쩔 수 없이 파울로 막았고 초반부터 카드를 감수해야 했다. 핵심 수비수에게 카드를 유도한 좋은 플레이였다.
또, 활발한 활동량과 수비 가담이 아주 좋았다. 수비 출신이라는 점을 증명하듯 악착같이 뛰어다니며 수비진의 부담을 덜었다. 덕분에 호주의 오른쪽 측면 공격은 썩 좋지 못했고 특히 프라니치는 자주 오버래핑하지 못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부분에선 '물음표'였다. 컨디션이 좋지 못한 프라니치를 집중 공략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본래 수비적인 임무를 맡긴 하지만, 풀백으로 나서던 때의 공격력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후반 중반 박주호는 중원으로 돌아왔고 왼쪽 측면 공격은 손흥민이 맡았다. 그리고 이어서 후반 26분 박주호는 한국영과 교체됐다.
박주호 전진배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전반전. 그러나 후반전 들어 느낌표는 물음표로 바뀌었다. 그렇게 '의외의 한 수'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인터풋볼] 왕찬욱 기자 reporter_1@interfoot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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