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지동원의 선제골 그리고 이범영의 승부차기 선방까지.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한국축구가 사상 첫 올림픽 4강 무대를 밟는 결과로 이어졌다.

올림픽대표팀은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우승후보’ 영국과의 런던 올림픽 8강전에서 1-1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하며 4강에 올랐다.

올림픽팀의 4강 진출은 120분 혈투 속에서도 침착하게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친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컸다. 이와 함께 홍명보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선수 기용이 적중했기에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김보경 대신 지동원을 선발로 내세웠다. 지동원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교체 출전으로 나서 경기력에 의구심이 드는 기용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는 기우였다. 지동원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영국 수비를 흔들었다. 수시로 전방으로 올라가 박주영과 투톱을 이루며 골을 노렸다. 그리고 전반 29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기성용의 패스를 논스톱 왼발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득점 이후에도 쉼 없는 움직임으로 올림픽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동원이 이곳에서 1년 생활해 적응력이 있어 투입했고 좋은 활약을 했다”고 밝혔다.

수비에서는 이범영의 활약이 돋보였다. 정성룡의 백업인 그는 올림픽 무대에서 출전할 기회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후반 17분 정성룡이 부상을 당해 교체 투입됐다. 이범영이 올림픽예선에서 수 차례 무실점 경기를 했지만 1-1의 급박한 상황 속에서 경험 부족이 드러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범영은 침착하게 맡은 임무를 충실히 소화했다. 또한 승부차기에서는 자신이 왜 올림픽 무대에 왔는지 보여주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범영을 발탁한 이유는 페널티킥 선방이다. 정성룡이 모든 면에서 낫지만 페널티킥 선방율은 이범영이 낫다. 그렇기에 홍명보 감독은 승부차기에 들어가면 이범영을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범영은 영국의 마지막 키커인 대니얼 스터리지의 왼발킥을 쳐내며 4강행의 주역이 됐다.

빼어난 용병술로 올림픽 4강 신화를 만든 홍명보 감독. 8일 새벽 이제 또 다른 우승후보 브라질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홍명보 감독이 어떤 선수 기용으로 브라질을 농락할 지 기대된다.

김성진 기자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