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문로 축구회관] 서재원 기자=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뒀다. 김판곤 국가대표팀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이 밝힌 김봉길 감독 해임 이유도 그 철학과 일치했다.

대한축구협회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봉길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는 6일 오전 선임소위원회를 개최, 이를 결정했다. 지난해 9월 선임된 김봉길 감독의 당초 임기는 오는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까지였다.

아시안게임까지 6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 갑작스럽게 들려온 김봉길 감독의 해임 소식이었지만, 그 과정은 결코 급하지 않았다. 8일 오전 10시 축구회관 2층 기자실에서 개최된 김판곤 위원장의 브리핑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우선 김봉길 감독 해임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감독선임위원회에서 감독 유임 및 해임에 대한 프로세스를 만들어 놓은 상황이었다. 그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는 기준이 있었다”고 말하며 “U-23 대표팀과 감독님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위해 TSG위원과 함께 김봉길 감독을 하루 전 찾아뵀다. 감독님께 대회 리포트를 부탁드렸다. 선수 선발 및 준비, 대회 과정, 감독님 입장에서 대회 평가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원회에서는 감독님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물론이고, 전술적 능력, 경기 대처 능력, 대회 과정에서 전술 대응 능력, 미디어 대응 능력까지 봤다. 대회 과정에서 드러난 감독님의 성품, 책임감, 성실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김봉길 감독의 해임에 있어, 공정한 과정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이어 설명한 감독 평가 프로세스는 매우 구체적이었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뛰는 선수와 뛰지 못하는 선수, 그에 따른 변수를 잘 극복할 수 있는가’, ‘짧은 시간 안에 개인적 능력을 평가해 선수 개별의 체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는 피지컬 관리 능력이 있는가’, ‘짧은 기간 동안 매의 눈으로 선수를 평가해 가장 좋은 선수들로 최상의 조합을 짤 수 있는가’, ‘그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 하는 전술과 그 조합을 통해 강력한 팀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가’, ‘우리 스스로를 평가하고, 상대를 분석하여 적절히 경기에 대비하고 방향을 제시할 능력이 있는가’, ‘경기 중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플랜B, 플랜C를 준비하고 의사소통을 통해 선수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등 그가 밝힌 프로세스만 대여섯 가지에 달했다.

결론적으로 김봉길 감독은 그 평가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대회 준비와 그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협회와 위원회에서는 결과보다는 과정과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4강전에서 지고 나서도 3-4위전에라도 이러한 부분이 향상되고 발전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을 보지 못한 부분이 안타까웠다”고 결론을 냈다.

김판곤 위원장은 감독 해임 이유에 대한 브리핑에 이례적일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한다는 그의 철학, 업무 방향과 일치한 부분이었다. 김 위원장이 밝힌 감독 해임의 이유는 명확했고, 새 감독 선임 과정도 그 틀을 유지할 것을 약속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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