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수원] 서재원 기자= 한파와 폭설이 겹치며 그라운드는 마치 스케이트장과 같았다. 빅버드에는 제설차량과 급조된 붉은 공인구까지 등장했다.

수원 삼성은 30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LC타인호아(베트남)와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수원 역사상 1월 첫 공식 경기.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해 ACL 플레이오프 일정을 소화해야 한 수원은 남들보다 시즌을 일찍 시작했다. 월드컵 일정으로 ACL 일정까지 앞당겨져 수원 창단 후 처음으로 1월 경기가 진행됐다.

한파로 꽁꽁 언 그라운드. 이와 더불어 경기 몇 시간 전부터 눈발이 흩날렸다. 그 양은 점차 늘어났고, 그라운드는 어느새 하얀 눈으로 뒤덮였다.

이는 AFC도 예상하지 못했다. 킥오프 직전 눈이 쌓이자 경기 감독관이 수원 측에 다급히 제설을 요청했다. 수원도 급히 제설차량을 동원해 라인 위주로 눈을 치웠다.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다. 눈을 예상하지 못한 AFC에서 겨울용 공인구를 준비하지 못한 것. 이에 기존 흰색 공인구에 붉은 색 락카를 칠해 경기를 준비했다. 경기 중 공이 얼룩덜룩한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경기 운영에 어려움이 컸다. 꽁꽁 언 그라운드에 눈까지 쌓이니 마치 스케이트장을 방불케 했다. 데얀을 비롯한 대부분 선수들은 총총 걸음으로 그라운드를 누볐고, 쉴 새 없이 엉덩방아를 찍었다.

그러나 이 악조건도 수원의 승리를 막지 못했다.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바그닝요와 임상협, 데얀의 맹활약 속에 5-1 대승을 거뒀고, 수원은 이번 시즌에도 ACL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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