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제주] 서재원 기자= 베트남의 기적은 클럽 축구에서도 계속됐다. FLC타인호아(베트남)가 이스턴SC(홍콩)를 꺾고 수원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됐다. 현장에서 그 기적을 지켜본 서정원 감독은 보다 철저히 시즌 첫 경기를 준비한다는 각오다.

타인호아는 23일 오후 9시(한국시간) 홍콩 몽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2차 예선 이스턴 원정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타인호아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오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과 본선행을 위한 단판 승부를 치르게 됐다.

23일은 베트남 축구에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이 카타르를 격파하며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베트남 현지 분위기는 마치 2002 월드컵 당시 한국을 연상케 한다고 전해졌다.

몇 시간 뒤 클럽 축구에서도 기적과 같은 소식이 들여왔다. 베트남 V리그1 소속의 타인호아(2017시즌 2위)가 이스턴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ACL 플레이오프 진출했다. 타인호아에 있어 이번 ACL 예선 출전은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모두가 이스턴의 우세를 점쳤다. 이스턴 스스로도 자신들의 플레이오프행을 자신했다. 지난 22일 제주에서 만난 수원 관계자는 “이스턴은 당연히 자신들이 진출할 거라 생각하고 있다. 벌써 숙소 및 훈련장에 대해 문의해왔다. 대규모의 기자단 동행도 준비하고 있다. ‘이러다 탈락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 정도다”고 전한 바 있다.

서정원 감독도 혹시 했다. 역시 경기 이틀 전 제주에서 만난 그는 “아무래도 이스턴이 올라올 확률이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축구에선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다. 베트남 축구도 급성장 중이다. 그래서 급하게 이스턴과 타인호아의 경기를 관전하러 홍콩 출장을 가게 됐다. 타인호아가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서정원 감독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 23일 오전 홍콩행 비행기에 오른 서 감독은 타인호아의 경기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플레이오프를 보다 착실히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같은 날 펼쳐진 2차 예선에선 또 다른 이변도 나왔다. 브리즈번 로어(호주)이 홈에서 세레스-네그로스(필리핀)에 2-3으로 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 2012년에 창단한 세레스-네그로스도 이번이 ACL 첫 도전이다.

태국의 두 팀 무앙통 유나이티드와 치앙라이 유나이티드도 각각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 발리 유나이티드(인도네시아)를 꺾고 플레이오프행에 성공했다. 

사진= 홍콩 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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