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임재원 기자= 당연한 결승? 우즈벡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쿤산에 위치한 쿤산 스포츠센터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 맞대결을 펼친다.

# 강력한 우즈벡의 측면 공격, 불안한 한국의 측면 수비

우즈벡은 일본과의 8강전에서 예상외로 4-0 대승을 거뒀다. 단순 스코어뿐만 아니라 점유율, 슈팅 숫자 등 모든 부분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조별리그에서 카타르, 중국, 오만을 상대로 힘겹게 올라온 것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경기력이었다.

측면에서 파생되는 득점 루트는 충격적이었다. 특히 일본전에서 두 골을 터트린 야크시바예프를 경계해야 한다. 오른쪽 윙 포워드로 출전 중인 야크시바예프는 화려한 발재간을 갖춘 선수다. 스피드가 굉장히 빠른 편은 아니지만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읽고 제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일본전 득점장면에서도 야크시바예프의 강점은 그대로 드러났다. 두 번의 득점 장면에서 시디코프 패턴은 비슷했다.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침투한 뒤, 몇 번의 접기 동작을 통해 일본 수비를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마무리는 항상 왼발로 감아 차는 형태였다. 야크시바예프를 담당해야 할 국태정, 이건 등이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한 가지 불안요소는 대표팀에서 가장 불안한 포지션이 풀백이라는 점이다. 대표팀은 현재까지 국태정, 박재우, 이건 등이 풀백으로 출전기회를 받았으나 모두 불안했다. 특히 호주전에서 이 점이 두드러지며 수차례 크로스를 허용했다. 대표팀의 결승행을 위해 반드시 김봉길 감독의 확실한 전술적 지시가 필요하다.

# 치열하게 전개될 중원싸움, 가니예프를 사전에 차단하라

중원에도 우즈벡은 수준급 자원을 한 명 보유했다. 6번을 달고 경기에 뛰고 있는 아지즈잔 가니예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니예프는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하지만 공격 전개 시에 좌우로 넓혀주는 롱 패스가 인상적이다. 이 패스의 질이 워낙 좋아 시디코프가 좋은 찬스를 만들 수 있었다. 가니예프의 패스 길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쉽게도 대표팀은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 한 명을 잃었다. 지난 호주전에서 황기욱이 부상을 당하면서 현재 대표팀에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말레이시아전에서는 최재훈이 황기욱의 빈자리를 메웠지만 스타일이 황기욱과는 크게 다르다. 황기욱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피지컬과 수비력을 갖춘 홀딩 미드필더인 반면 최재훈은 빌드업에 초점을 맞춘 자원이다.

공격 전개는 더 수월할 수 있겠지만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빈틈이 생길 수 있다. 벤치에서 출격을 대기하고 있는 조유민 역시 중앙대 시절, 주로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했다. 물론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지만 황기욱과 비슷한 유형은 아니다. 수비 상황에서 빈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김봉길 감독의 확실한 역할 지정이 필요하다.

# 한승규-이근호 조합, 이번에도 일낼 수 있을까?

대표팀의 공격이 살아난 것은 한승규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이후부터였다. 특히 한승규와 이근호의 호흡이 대표팀 공격의 주 루트로 발전했다. 호주전에서도 두 선수가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대승을 거둘 수 있었고, 말레이시아전 결승골의 주인공 역시 한승규였다. 한승규와 이근호는 대표팀이 기록한 7골 중 5골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아크 서클 부분에서 2대1 패스를 주고 받는 패턴은 대표팀의 최대 강점이다. 언남고, 연세대를 거치면서 오래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가능한 전술이기도 했다. 대표팀의 득점 장면도 대부분 한승규와 이근호의 패턴 플레이에 의해 발생됐다.

그러나 걱정거리도 여전하다. 이근호의 골 결정력 기복이 다소 있는 편이다. 이근호는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제공권과 버텨주는 능력이 탁월하다. 한승규가 2선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것도 이근호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밑바탕 되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찬스를 여러 차례 놓친 것은 분명 개선해야 될 부분이다.

더군다나 우즈벡은 이번 대회에서 짠물 수비를 펼치고 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4경기 동안 단 1실점에 그쳤다. 그만큼 슈팅 기회가 잘 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결국 한 번의 찬스를 살려야 하고, 그 기회는 이근호에게 올 가능성이 높다. 결승행을 바란다면 이근호가 몇 차례 없는 찬스를 득점으로 반드시 연결해야 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A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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