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포공항] 서재원 기자= K리그 10번째 시즌(2014~2015 제외)을 맞는 데얀(36, 수원 삼성) 역시 자신의 이적이 불러올 파장을 잘 알고 있었다.

FC서울의 레전드로 평가받는 데얀이 라이벌 수원으로 이적했다. 이적 발표가 이루어진지 이틀이나 지났지만 그 충격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루이스 피구를 연상케 하는, 라이벌 팀 간의 이적이기 때문이다.

데얀의 충격적 이적으로 K리그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수원의 한 관계자도 “이슈가 될 줄 알았지만, 이 정도로 관심이 뜨거울 줄은 몰랐다”면서 “‘역시 데얀은 데얀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실제로 데얀 이적이 발표되자마자 방송을 포함한 수많은 언론에서 데얀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고 한다.

수원의 유니폼을 입은 데얀은 5일 오후 6시 40분 김포공항을 통해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3일부터 제주시에서 전지훈련 중인 수원 선수단과 합류하기 위해서였다. 약 한 시간 전 공항에 도착한 데얀은 출국장 옆에서 취재진과 짧은 스탠딩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도 1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데안은 프로였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취재진들에게 정중히 당부했다. 전 소속팀인 서울에 대한 질문은 최대한 자제해 달라는 말이었다. 인터뷰 도중 황선홍 감독과 관계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미래에 있을 일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싶다”고 전 소속팀에 대한 예우를 지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데얀은 자신의 이적이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이 정도로 뜨거운 반응일지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해당 질문에 대해 답했다. 그러면서도 침착한 표정과 태도는 잃지 않았다.

K리그판 피구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호탕하게 웃으면서도 “맞다. K리그에서도 거대한 두 팀 간의 이적이다. 흔한 일은 아니다. 큰 이슈가 됐고 나는 이 이슈가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슈퍼매치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늘어날 것이다”고 평가했다.

데얀은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K리그에 데뷔했다. 벌써 11년 전 일이다. 2008년부터는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2014년과 2015년, 중국 슈퍼리그에서 뛴 시간을 제외하면 K리그에서 10번째 시즌을 맞는다.

그 어떤 한국 선수들보다 K리그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이적이 이슈적 측면에서 한국 축구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거란 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나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도 상관없다. K리그와 한국 축구 모두에 긍정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 본다”고 했다.

데얀의 말처럼 그의 이적으로 K리그에 새로운 이야기를 생산됐다. 반응은 뜨겁다. 그 역시 이 뜨거운 반응이 경기장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만약 데얀이 슈퍼매치에서 골을 넣는다면, 더 큰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데얀이 바라본 ‘긍정적 효과’가 현실로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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