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홍명보호가 본선 올림픽 첫 경기였던 멕시코전에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림픽대표팀은 멕시코를 상대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특히 큰 기대를 걸었던 해외파 공격수들의 활약이 미진했다. 이들의 좋은 활약이 있어야 원하는 결과를 받아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팀은 30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스위스와 영국 코벤트리 시티 오브 코벤트리 스타디움에서 2012 런던 올림픽 B조 2차전 경기를 한다. B조의 1차전이 모두 무승부로 끝나 2차전을 잡는 팀은 8강에 한껏 다가서게 됐다. 올림픽팀으로서는 해외파 공격수들의 분전이 더욱 절실해졌다.
멕시코전에서 올림픽팀은 원톱에 박주영을 두고 그 뒤에 남태희, 구자철, 김보경을 나란히 세웠다. 박주영의 폭 넓은 움직임에 이은 2선 요원들의 날카로운 공간 침투와 과감한 중거리 슛, 재빠른 측면 돌파 등으로 활발한 공격을 노렸다.
하지만 박주영은 후반 초반 구자철의 크로스 바를 스치는 발리 슛을 이끌어낸 헤딩 패스 외에는 거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진했고, 남태희와 김보경의 측면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구자철이 몇 차례 기회를 얻었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교체 투입된 지동원, 백성동도 큰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멕시코전에 투입된 공격 자원들은 모두 해외파로서 많은 경험을 통해 노하우가 쌓여있다. 그만큼 결정적인 순간에서 제 몫을 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홍명보 감독이 지역예선에서 모든 힘을 쏟은 국내파 선수들을 배제하는 아픔을 감수하고 해외파 공격수들을 선발한 이유다.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박주영은 월드컵 등을 소화한 큰 무대 경험을 살려 자신에게 주어진 지나친 부담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결정적인 상황에서 예의 골 감각이 빛을 발할 수 있다. 구자철, 남태희, 김보경은 각자 뚜렷한 장점을 가진 만큼 더욱 긴밀한 플레이로 상대에게 혼란을 줘야 한다. 또한 지동원과 백성동은 후반전 변화를 위해 투입되는 만큼 조금 더 빨리 경기 템포에 적응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도록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평균 신장이 185cm에 달하는 스위스의 포백 수비진은 가봉전에서 제공권을 장악하고 힘을 이용한 거친 축구를 구사했다. 하지만 가봉의 빠른 스피드에 당황하는 약점을 드러냈다. 주전 미드필더 올리버 부프가 퇴장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불운도 겹쳤다. 올림픽팀으로서는 문전에서 빠른 발을 이용한 과감한 1대1 돌파와 한 템포 빠른 패스가 장신의 상대 선수들을 공략하는데 주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계산대로 경기가 흘러가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럴 때 일수록 해외파들의 경험과 실력이 중요해진다. 해외파 공격수들이 멕시코전에서 옥에 티로 꼽힌 득점력 부족을 해소해 스위스전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채태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