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도쿄(일본)] 정지훈 기자= “뭘 해도 비난을 받는다” 신태용 감독과 장현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맹목적인 비난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신태용 감독과 장현수가 마지막에는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활짝 웃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6일 오후 7시 15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김신욱의 2골, 정우영의 1골, 염기훈의 1골에 힘입어 4-1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동아시안컵 2회 연속 우승과 함께 통산 4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국의 자리를 지켰다. 여기에 7년 7개월 만에 일본전에서 승리했고, 38년 만에 4-1이라는 대승을 거뒀다.

역대급 반전 드라마였다. 대회전부터 신태용호를 향한 비난은 엄청났다. 11월 A매치에 반전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불신이 완벽하게 걷히지는 않았고, 앞선 두 번의 경기에서 완벽한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신태용 감독을 향한 비난은 맹목적이었고, 신태용 감독도 “결과를 잡아야 한다. 뭘 해도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 마음고생을 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래도 기회는 있었다. 바로 숙명의 라이벌 일본전. 이기면 천국행, 패배하면 지옥행이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숙적 일본을 상대로 ‘캡틴’ 장현수가 실수를 범하며 선제골을 헌납했다. 전반 3분 장현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이토를 잡아챘고,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후 키커로 나선 고바야시가 득점을 성공시키며 한국은 0-1로 끌려가게 됐다.

그러나 이른 시간의 실점이 약이 됐다. 한국의 투지가 살아나며 주도권을 완벽하게 잡았다. 특히 최전방에 위치한 김신욱이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전반 11분 오른쪽 측면 주세종의 프리킥을 김신욱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김신욱이 압도적인 높이를 이용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13분 왼쪽 측면 김진수의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김신욱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김신욱의 동점골로 분위기가 완벽하게 한국으로 넘어왔다. 결국 한국이 승부를 뒤집었다. 이번에는 정우영이 해결사였다. 전반 23분 아크 부근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은 정우영이 과감하게 오른발로 때렸고, 이것이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신욱이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전반 35분 이재성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은 김신욱이 정교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승자는 한국이었다. 후반에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고,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쐐기골까지 나왔다. 해결사는 후반 22분에 교체 투입된 염기훈이었다. 후반 24분 염기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로 감았고,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염기훈은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하며 완벽한 마침표를 찍었다.

염기훈의 산책 세리머니는 일본의 심장부 도쿄스타디움에 찬물을 끼얹었고, 울트라 니폰의 함성이 절규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결국 한국이 역대급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2017년판 도쿄 대첩을 완성했다.

맹목적인 비난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 신태용 감독과 장현수도 이제야 웃을 수 있었다. 특히 경기 초반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던 장현수는 경기가 끝나고 서야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여기에 대회 최우수 수비상과 함께 우승컵까지 들어올리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신태용 감독도 마찬가지. 대회 내내 맹목적인 비난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신태용 감독은 김신욱의 쐐기골이 터지자 이제야 웃었고, 자신감을 찾았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제는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겠다. 좋은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제는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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