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임재원 기자= 독일 역대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는 올리버 칸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을 거부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칸은 바이에른 뮌헨과 독일 대표팀을 대표하는 골키퍼였다. 뮌헨 소속으로 무려 8번의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기록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트로피도 한 차례 들어올렸다. 독일 대표팀 소속으로도 유로 1996 우승과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화려한 개인 수상 경력도 갖췄다. 칸은 2002 FIFA 한일 월드컵 때, 준우승에 머물렀음에도 ‘득점왕’ 호나우두를 제치고 골든볼을 차지했다. 이 외에도 분데스리가 최우수 골키퍼 7회, UEFA 최우수 골키퍼 4회, 독일 올해의 선수상 2회 그리고 발롱도르 3위를 두 차례 기록했다. 1990년대 최고의 골키퍼는 단연 칸이었다.

뮌헨의 상징과도 같던 칸에게 맨유로 이적할 기회가 있었다. 때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일 월드컵 골든볼 이후 주가가 폭등했던 칸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러브콜을 받게 된다. 그러나 칸은 뮌헨에 대한 애정 탓에 잔류를 선택했다.

약 14년이 지난 지금 칸은 그때를 회상하며, 약간의 후회를 남겼다. 칸은 14일 독일 ‘빌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퍼거슨 경이 아직도 내게 화를 낸다. 맨유로 이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당시에 나는 뮌헨에서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싶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약간 후회가 된다. 맨유로 갔으면 좋은 도전이 됐을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 칸은 맨유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난 1998-9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칸의 뮌헨은 맨유를 만났다. 뮌헨은 마리오 바슬러의 득점으로 앞서갔지만 후반 추가시간 테디 셰링엄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맨유 트레블의 최대 피해자가 칸이 되고 말았다.

칸은 재치있는 농담으로 그 때의 기억을 더듬었다. 칸은 “나는 그 때 뮌헨이 맨유를 꺾고 우승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마지막 추가시간 2분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여러모로 칸의 축구 인생에서 맨유는 묘한 감정이 드는 클럽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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