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도쿄(일본)] 정지훈 기자= "월드컵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본선에서 4백도, 5백도 쓸 수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서 동아시안컵을 준비했다. 공격이 무딘 것과 대응책이 부족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월드컵 본선을 위해 되돌아보고 준비하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2일 오후 4시 30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북한과 2차전에서 상대 자책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신태용호는 동아시안컵에서 첫 승을 신고하며 일본과 3차전에서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3백 카드였다. 앞서 신태용 감독은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수비 안정화를 위해 3백을 가동했지만 처참한 결과를 받아들었고,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11월 A매치 이후로는 4백을 사용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월드컵 본선에서도 4-4-2 포메이션을 사용할 것이라 예고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지난 북한과 1차전에서 2실점을 헌납하자 신태용 감독이 다시 수비 안정화를 위해 3백을 가동했고, 3-4-3 포메이션을 사용해 공수 밸런스를 맞추는데 중점을 뒀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무실점으로 승리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공격 전개는 답답했고, 상대 자책골로 승리한 것은 개운치 않았다.

그래도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우승이라는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월드컵 본선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고, 선수들이 갑작스런 3백에 적응을 잘해줬기 때문이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오늘 전술적 변화를 주면서 북한 팀이 우리 팀을 분석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4백을 가져갈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했을 것이지만 3백을 들고나갔다. 선수들이 3백에 적응을 잘했고, 이겼으니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며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3백 재가동은 월드컵 본선을 위한 플랜B였다. 본선에서는 한국보다 강한 상대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밀집 수비를 통해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이런 이유로 신태용 감독은 3백, 사실상 5백을 가동해 수비 안정화에 중점을 둔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에 나가면 우리보다 강한 팀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3백을 사용했다. 무실점을 했기 때문에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축구라는 것이 수비에 중점을 두면 공격이 약해지고, 공격에 중점을 두면 수비가 약해질 수 있다. 오늘은 수비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공격수들이 어려움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신태용 감독은 "동아시안컵은 월드컵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본선에서 4백도, 5백도 쓸 수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서 동아시안컵을 준비했다. 첫 경기에서 결과가 아쉬웠지만 선수들이 감독이 원하는 것을 잘 해줬다. 잘 돼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응책이 부족한 것은 인정한다. 실수가 나와 실점을 한 것은 모두가 되돌아봐야 한다.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겠다"며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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