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도쿄(일본)] 유지선 기자=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첫 단추를 만족스럽게 꿰지 못하면서 북한과의 2차전 구상이 더 복잡해졌다.

신태용 감독은 오는 12일 오후 4시 30분 북한을 상대로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 경기를 치른다. 중국과의 1차전에서 2-2로 아쉬운 무승부를 거둔 한국으로선 2차전 승리가 꼭 필요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자 했다. ‘성적’과 ‘경기 내용’을 모두 챙기고, 더 나아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 선수들을 점검하는 무대로 삼으려 한 것이다. 그러나 첫 시작부터 삐끗하며 향후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북한과의 2차전에서 승리가 반드시 필요해진 상황, 그러나 옥석 고르기도 게을리 할 수 없다. 북한전에서는 어떤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질까? 특히 무한 경쟁 체제에 놓인 골키퍼 포지션과 김신욱, 이정협, 진성욱 3명이 경쟁하고 있는 최전방은 그야말로 예측 불가다.

골키퍼와 최전방 포지션은 검증이 필요한 자리인 동시에,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북한과의 2차전에서 문전은 조현우가 지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현우는 11월 세르비아와의 A매치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검증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인데다, 든든한 모습까지 보여줬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안성맞춤인 선택지라 할 수 있다.

한편 최전방은 안개 속이다. 고르게 기회를 주며 월드컵에 함께할 선수를 좁혀가야 하는데, 무작정 실험만 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김신욱은 중국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일단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휴식을 취한 이근호가 중국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근호와 함께 공격을 주도할 선수를 결정해야 한다. 김신욱이 제격이긴 하지만, 테스트할 시간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정협과 진성욱 등 다른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머릿속이 복잡해진 신태용 감독, 실제로 신태용 감독은 10일 오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웨스트 필드에서 진행된 회복훈련에서 한참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있었다. 선수들이 몸을 푸는 동안에도 무언가를 응시하면서 골똘히 머릿속에 이 그림, 저 그림을 그려보는 듯 했다. 반드시 승리를 챙겨야 하는 북한전, 남은 이틀 동안 신태용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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