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임재원 기자= 맨체스터 시티가 로테이션 가동으로 맨체스터 더비 준비를 본격화했다.

맨시티는 7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메탈리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F조 조별리그 6차전에서 샤흐타르에 1-2로 패했다. 이번 시즌 공식전 23경기 만에 당한 첫 패배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샤흐타르를 상대로 패했지만, 이 한 경기로 맨시티의 행보가 주춤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미 조 1위를 확정했기 때문에 맨시티 입장에서 이 경기는 큰 의미가 없었다. 이 때문에 맨시티는 굳이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선발 명단만 봐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의중이 명백하다. 이날 과르디올라 감독은 세르히오 아구에로(29), 케빈 데 브라위너(26), 빈센트 콤파니(31)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그 대신 야야 투레(34), 다닐루(26), 엘라이큄 망갈라(26) 등 그동안 출전 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심지어 필 포든(17), 토신 아다라비오요(20) 등 1군 무대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유망주들까지 선발로 출전했다.

맨체스터 더비를 위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초석이다. 모든 EPL팀들이 그랬듯이 맨시티 역시 최근 들어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했다. 그 과정에서 주축 선수들의 체력 고갈이 조금씩 눈에 보이고 있다. 다비드 실바의 경우, 결국 근육 부상이 발생하며 맨체스터 더비 출전조차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저하는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시즌 내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맨시티는 최근 경기에서 유독 어렵게 승리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 허더즈필드 타운, 사우샘프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이어지는 3연전을 모두 한 골차 신승으로 마무리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샤흐타르전은 체력 안배를 선택하기 가장 좋은 매치였다. 맨체스터 더비를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경기인데다가 맨시티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할 당위성도 부족했다. 차라리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더 고갈시켜 부상을 자초하느니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것이 주전, 비주전 선수들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것이었다.

결국 맨체스터 더비에서는 한 단계 강력해진 맨시티를 맛볼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데 브라위너, 아구에로, 라힘 스털링(23) 등이 모두 정상 컨디션으로 출전한다면 이들을 막을 수 있는 방도는 많지 않다. 주제 무리뉴 감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맨유는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지 않았다. 16강 운명이 마지막 경기에서 판가름 났기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로멜루 루카쿠(24), 안데르 에레라(28), 안토니오 발렌시아(32) 등이 모두 주중 경기를 치르게 했다. 여기에 폴 포그바(24)까지 퇴장 징계로 맨체스터 더비에 나오지 못한다. 역설적이게도 맨시티에는 ‘행운의 첫 패배’, 맨유에는 ‘불운의 승리’가 되고 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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