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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의 트루패스] ‘압박+역습’ 무리뉴, 실리 축구로 벵거 또 잡다

[인터풋볼] 축구의 꽃은 역시 골이다. 그리고 그 뒤에 따르는 화려한 골 세리모니는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그러나 득점 장면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골 장면 뒤에는 팀 동료의 결정적인 패스와 움직임이 있었다. 빅 매치의 숨은 1인치와 결정적인 장면을 '정지훈의 트루패스(True Pass)'에서 '스루패스'처럼 속 시원하게 풀어낸다. [편집자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아스널 원정에서 린가드의 2골과 데 헤아의 선방쇼에 힘입어 3-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맨유는 리그 4연승을 달리며 선두 맨체스터 시티를 추격했다.

EPL 최고의 라이벌 매치였다. 특히 앙숙 관계인 아르센 벵거 감독과 주제 무리뉴 감독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15라운드 최고의 빅 매치로 손꼽혔다. 예측할 수 없는 경기였다. 두 팀 모두 리그 3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에 어느 팀이 유리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경기였다.

지략 싸움도 치열했다. 특히 벵거 감독과 무리뉴 감독 모두 연막작전을 펼치며 고도의 심리전을 펼쳤다. 벵거 감독은 ‘해결사’ 라카제트, 무리뉴 감독은 ‘중원의 핵’ 마티치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다고 발표했지만 두 선수 모두 선발 출전하며 허를 찔렀다. 또한, 두 감독 모두 3백을 들고 나오며 치열한 전술 싸움을 펼쳤다.

결과는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맨유의 승리. 무리뉴 감독은 강력한 압박과 날카로운 역습을 무기로 아스널의 불안한 수비를 두드렸고, 결국 전반 10분 만에 2골을 몰아쳤다. 이후부터는 안정적인 수비 축구를 펼치며 아스널의 파상공세를 막아냈고, 결국 린가드의 추가골을 묶어 승리를 따냈다. 확실히 무리뉴 감독의 실리 축구는 효율적이었다.

[매치 포인트] 벵거vs무리뉴, 치열한 수 싸움+연막작전

경기 전부터 치열한 수 싸움이 펼쳐졌다. 먼저 홈팀 아스널의 벵거 감독은 최근 물오른 득점 감각을 보이고 있는 라카제트가 부상으로 맨유전에 결장할 것이라 공언했다. 무리뉴 감독도 마찬가지. 무리뉴 감독은 중원의 핵심인 마티치가 부상으로 아스널전 출전이 불투명하다면서 한숨을 깊게 쉬었다.

그러나 두 감독 모두 연막이었다. 라카제트와 마티치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두 선수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고도의 심리전과 함께 두 감독의 지략 대결도 흥미로웠다. 벵거 감독은 몬레알, 무스타피, 코시엘니 3백을 사용하며 루카쿠, 마르시알의 공격을 대비하는 동시에 콜라시나치를 왼쪽 윙백으로 기용해 발렌시아의 오버래핑을 막는데 집중했다. 여기에 공격은 산체스, 외질, 라카제트 삼각 편대의 창의성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반면, 무리뉴 감독은 변칙적인 3-5-2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아스널의 3백을 대비한 깜짝 카드였다. 먼저 발이 빠른 루카쿠와 마르시알을 최전방에 배치해 속도가 느린 아스널의 3백을 공략했고, 린가드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해 공수 모두에 기여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린델로프, 스몰링, 로호의 3백을 통해 아스널 공격 트리오를 막는데 집중했다.

무리뉴 감독의 전술에서 주목해야할 점이 있다. 바로 부상에서 복귀한 로호. 무리뉴 감독은 좌우 측면 윙백에 공격력이 좋은 영과 발렌시아를 배치했고, 특히 영의 공격 본능을 그대로 살렸다. 이때 로호가 측면으로 빠져 공격을 시도할 때는 4백을 만들었고, 로호가 정교한 왼발 킥을 중심으로 공격에 보조를 맞췄다. 또한, 공수 만능인 포그바와 마티치를 중원에 투입해 강력한 압박을 시도하는 동시에 역습을 전개하도록 했다.

[매치 분석①] 무리뉴의 전방 압박, 벵거의 3백을 괴롭히다

무리뉴 감독의 축구 색깔은 단순하면서도 명료했다. 강력한 압박과 날카로운 역습 그리고 안정적인 수비. 이날도 마찬가지. 맨유는 루카쿠, 마르시알, 린가드가 강력한 전방 압박을 시도하며 아스널의 3백을 흔들었고, 결국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만들었다. 콜라시나치를 향한 횡 패스가 발렌시아에 의해 차단됐고, 이후 발렌시아가 포그바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아스널의 골망을 흔들었다.

같은 패턴에 아스널이 또 당했다. 이번에도 강력한 압박에 이은 날카로운 역습이 막혔다. 전반 11문 무스타피가 볼을 끄는 사이 린가드가 공을 낚아채 루카쿠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루카쿠는 전방으로 침투하는 마르시알을 향해 전진패스를 시도했다. 이후 마르시알이 감각적으로 내준 볼을 린가드가 받아 정교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역습 두 방에 두 골을 내준 아스널. 이후에는 경기 양상이 확 달라졌다. 무리뉴 감독은 원정에서 두 골이나 앞섰기에 무리할 필요가 없었고, 벵거 감독은 다급해졌다. 설상가상. 아스널은 전반 14분 무스타피가 부상으로 빠져 이워비를 투입하며 이른 시간에 교체 카드 한 장을 사용했다.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아스널이 4백으로 전환을 하면서 공격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매치 분석②] 4백으로 전환한 벵거, 무리뉴의 대응은 ‘버스 축구’

아스널이 4백으로 전환하면서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특히 산체스와 이워비의 측면 공격이 위력을 더했고, 외질이 중앙에서 플레이에 관여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여기에 라카제트가 폭넓은 움직임을 통해 공격을 주도했고, 산체스와 함께 좋은 호흡을 보였다.

찬스가 계속 만들어졌다. 전반 31분 라카제트가 문전에서 볼을 끈질기게 지켜낸 뒤 슈팅했지만 데 헤아를 맞은 후 골대를 강타했고, 샤카가 뒤로 빠진 볼을 곧바로 슈팅했지만 골문을 빗겨가고 말았다. 이어 전반 35분 외질이 찬스를 잡았지만 득점에는 실패했고, 전반 43분에는 베예린과 콜라시나치의 슈팅이 잇달아 데 헤아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무리뉴 감독은 선택을 해야 했다. 한 골을 더 넣어 추격의 의지를 꺾거나, 아스널의 공세를 버티기 위해 수비적인 선택을 해야 했다. 무리뉴 감독의 선택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최근 비난을 받고 있는 버스 축구였다. 이유는 분명했다. 자칫 아스널 원정에서 빠르게 동점골을 내주면 분위기가 아예 바뀔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일단은 수비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무리뉴 감독의 선택이 60% 정도 맞았다. 그리고 이 40%를 채워 100%를 만든 것은 데 헤아였다. 아스널이 후반 3분 라카제트의 만회골로 흐름을 타는 가운데 무리뉴 감독은 한 점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이때 데 헤아의 선방쇼가 후반에도 이어졌고, 특히 후반 중반 라카제트와 산체스의 결정적인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결국 맨유가 전반과 같은 패턴으로 쐐기골을 기록했다. 사실상 승부는 이때 끝났다. 후반 18분 역습 상황에서 공을 받은 포그바가 수비수 두 명을 이겨내고 문전으로 패스했고, 이것을 린가드가 골로 마무리하면서 아스널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후 포그바가 퇴장을 당하면서 변수가 발생했지만 무리뉴 감독은 침착하게 다르미안를 투입하며 아스널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매치 스탯] 무리뉴의 단순하지만 위력적인 ‘실리 축구’

결과적으로 승자는 맨유였다. 데 헤아의 선방쇼와 약간의 운이 따라줬던 결과지만 무엇보다 무리뉴 감독의 실리 축구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만큼 아스널을 상대로 잘 준비가 돼있었기 때문에 승리가 가능했다.

사실 스탯만 놓고보면 승자는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볼 점유율 75.1%, 슈팅 33개, 유효 슈팅 15개, 패스 성공률 86%, 드리블 9개 등 모든 면에서 맨유를 앞섰다. 단 하나. 공중전만 맨유가 앞섰는데 이는 루카쿠의 위력적인 제공권과 맨유 수비수들이 아스널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많은 공중볼을 따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스코어는 맨유의 완승이다. 그만큼 무리뉴 감독의 실리 축구는 단순하지만 명료했고, 위력적이었다. 특히 아스널의 홈 13연승을 저지했다는 점에서 무리뉴 감독의 선택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매치 스타] ‘14번의 세이브’ 데 헤아, EPL 한 경기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

이견의 여지가 없는 MOM이다. 그 주인공은 무려 14번이나 선방을 펼친 데 헤아다. 아스널이 두 골을 내준 후 4백으로 전환해 완벽하게 흐름을 잡았지만 단 한 선수, 데 헤아를 넘지 못했다. 한 마디로 선방쇼였다. 전반 19분 라카제트가 혼전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데 헤아의 막혔다. 전반 31분에도 라카제트가 문전에서 완벽한 찬스를 잡았지만 데 헤아가 몸을 날려 막아내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이후에도 데 헤아는 전반 추가시간 루카쿠의 자책골이 될 뻔했던 상황을 막아내며 완벽한 선방 능력을 과시했다.

후반에도 데 헤아의 활약은 눈부셨다. 데 헤아는 후반 6분 이워비의 강력한 슈팅을 막아낸 것을 시작으로 후반 10분 이워비, 후반 11분 산체스, 후반 20분 산체스의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비록 한 골을 내줬지만 데 헤아의 선방쇼는 그야말로 눈 부셨다.

실화 같지 않은 선방쇼였다. 분명 아스널이 주도권을 잡았고, 슈팅만 30개 이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맨유에는 데 헤아가 있었고, 무려 14번의 선방을 펼치며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이 기록은 EPL 한 경기 최다 세이브 공동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매치 리액션] 무리뉴 감독, “환상적인 경기, 맨유에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가 있다”

아스널 아르센 벵거 감독: 분명 아스널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33개의 찬스를 만들었지만 1-3으로 패배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화가 나고, 실망스럽다.

맨유 주제 무리뉴 감독: 환상적인 경기였다. 만약 내가 관중석에 있었다면 경기가 끝나는 것을 아쉬워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감독이고, 빨리 승리로 끝내고 싶었다. 선수들이 잘 싸워줬고 그 방식도 매우 좋았다. 물론 아스널도 우리에게 어려움을 안겨줬다. 하지만 선수들의 반응이 좋았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놀랍고, 경이롭고, 환상적인 경기였다. 그리고 나는 오늘 세계 최고의 골키퍼를 봤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를 보유하고 있다. 정말 대단했다. 다만 폴 포그바의 퇴장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미디어의 판단에 맡기겠다.

글=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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