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슈팅력만큼은 월드클래스다. 토트넘의 공격 듀오 해리 케인(24)과 손흥민(25)이 남다른 슈팅 클래스를 자랑하며 도르트문트를 격침시켰다.

토트넘은 22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 위치한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5차전 원정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2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10)의 추격을 뿌리치고 선두 수성에 성공했다.

사실상 조 1위 16강 진출이 유력해졌다. 레알과 승점차가 3점이지만 토트넘의 남은 상대가 최약체 아포엘이라는 점에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고, 모두의 예측을 깨고 토트넘이 레알을 제치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도르트문트전이 그래서 중요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조 1위로 올라가야 강팀들을 16강에서 만날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에 승리가 필요했고, 도르트문트 원정을 넘어야 조 1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이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꺼내든 것은 투톱이었다. 실력으로 도르트문트를 완벽하게는 압도할 수 없던 것을 알았던 포체티노 감독은 원정임을 감안해 3-5-2 포메이션을 사용해 안정적인 수비에 이은 역습을 시도했다. 그리고 투톱에 케인과 손흥민을 배치해 날카로운 공격을 노렸다.

포체티노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주도권은 도르트문트가 잡았지만 토트넘의 역습이 날카로웠다. 특히 케인과 손흥민이 빠른 역습을 주도하며 찬스를 잡았고, 손흥민의 활약이 눈부셨다. 케인과 함께 투톱으로 나선 손흥민은 전반전부터 가장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며 공격에 활력을 더했고, 경기 초반 몇 차례 찬스를 잡기도 했다. 여기에 케인도 클래스를 과시하며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조준했다.

결국 케인의 발에서 동점골이 나왔다. 확실히 슈팅력만큼은 월드클래스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분 알리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완전한 밸런스가 아님에도 상대 가랑이 사이를 보고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그대로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주 속도가 있는 슈팅은 아니었지만 타이밍이 좋았고, 케인은 어느 자세, 어떤 상황에서도 슈팅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도 증명했다.

이제는 손흥민의 차례. 손흥민의 슈팅력도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을 보여줬다. 케인이 전형적인 골잡이로 어떤 자세에서도 슈팅을 시도한다면 손흥민의 슈팅 임팩트와 궤적이 좋은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30분 알리가 내준 공을 손흥민이 받아 오른발로 감각적으로 감았고, 이것이 골문 상단 구석을 갈랐다. 알리의 패스가 일단 좋았지만 손흥민의 문전 침참석과 정확한 임팩트 그리고 슈팅 감각이 돋보인 골이었다.

시즌 4호골이다. 그동안 측면에서 날개로 주로 활용됐던 손흥민은 중앙에서 케인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다. 중앙에 섰을 때 경기력이 살아났고, 토트넘의 공격도 덩달아 활기를 찾았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공격 듀오의 활약에 모처럼 웃을 수 있었고, 포체티노 감독의 고민을 덜었다. 이 중심에는 월드클래스 슈팅력을 갖추고 있는 케인과 손흥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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