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드디어 플랜A가 나왔다. 신태용 감독과 토니 그란데 코치가 합작해서 한국 대표팀에 가장 알맞은 전술을 만들었고, 그 결과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압박에 이은 날카로운 역습 축구가 탄생했다. 그러나 아직 완벽하지 않고, 이런 이유로 신태용 감독은 이번 E-1 챔피언십에서 디테일과 플랜B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콜롬비아 및 세르비아와의 2연전에서 대반전을 이룬 신태용호가 이제는 E-1 챔피언십 우승에 도전한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27일 울산에서 선수들을 조기 소집해 조직력 다지기에 나선다. 출전 명단도 발표했다.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빠졌지만 클래식 MVP 이재성을 비롯해 K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과 중국 리거와 J리그거 합류하면서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게 됐고, 총 24명을 소집한다.

역시 목표는 우승이었다. 명단을 발표한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동시에 월드컵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동아시안컵을 통해 선수들을 더 볼 것이고, 기존에 있는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수비 쪽에서는 많은 변화가 없기 때문에 조직력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결과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E-1 챔피언십은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회고, 11월 A매치에서 만든 플랜A를 강화하는 동시에 플랜B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 ‘4-4-2’ 뼈대를 만든 신태용 감독과 그란데 코치, 디테일 완성한다

11월 A매치에서 가장 큰 수확은 그동안 없었던 플랜A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스페인 대표팀 등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토니 그란데 코치가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분위기가 확 달라졌고, 신태용 감독과 좋은 시너지를 내며 4-4-2 포메이션이라는 플랜A를 만들었다. 특히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의 활용법을 찾기 위해 투톱을 사용했고, 전형적인 윙어가 아닌 이재성과 권창훈을 측면에 배치해 강력한 압박과 날카로운 역습을 시도했다.

신태용 감독과 그란데 코치의 합작품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전체적인 그림을 그렸고, 그란데 코치가 세밀한 부분을 조언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투지, 압박, 침투가 살아났고, 아시아의 호랑이가 돌아왔음을 알렸다. 여기에 4-4-2를 중심으로 뼈대를 만들며 경기력이 살아났는 것이 가장 긍정적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디테일이다. 손흥민, 기성용, 장현수, 김승규로 이어지는 척추 라인은 확실하게 완성한 모습이다. 이제 신태용 감독은 이번 E-1 챔피언십에서 남은 자리를 놓고 다양한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동시에 조합을 맞춰볼 것으로 예상되고 디테일을 완성해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11월 두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동아시안컵에서는 상대보다 더 많이 뛸 수 있는 경기, '한국 축구가 아직 살아있구나'라는 모습을 보이도록 준비하겠다. 큰 변화 없이 조직력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수비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아질 거라 확신한다”며 앞으로 변화보다는 조직력을 가다듬어 본선을 준비하겠는 의지를 드러냈다.

# 월드컵 본선 준비, 플랜B와 플랜C도 필요하다

월드컵 본선을 위해서는 플랜A가 가장 중요하지만 우리보다 한 수위인 상대를 만났을 때 플랜B와 플랜C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태용 감독도 플랜B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신 감독은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제 어느 정도 구상은 가지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겠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었다. 4-3-3 등 상대에 따라서는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며 약간은 변화를 예고했다.

이어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 활용법에 대해서는 해답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플랜A가 아니라 플랜B와 플랜C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11월에는 제가 원하는 선수들을 발탁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동아시안컵에서는 손흥민, 권창훈 등이 없다. 어떻게 나가겠다는 설명보다는 선수들을 소집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극대화시키겠다”며 플랜B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디테일을 완성하고, 동시에 플랜B를 마련하면서도 결과까지 잡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신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다. 그러나 월드컵을 앞두고 한일전이 열리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앞선 두 경기에서 어떤 성적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좋은 경기를 하더라도 한일전에서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온다면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멋진 경기를 위해 잘 준비하겠다”며 과정과 결과를 모두 잡겠다고 했다.

한편, E-1컵은 지난 2003년 창설된 동아시안컵의 새로운 이름이다. 이번 대회에선 남자 대표팀과 여자 대표팀 모두 한국, 중국, 일본, 북한 4개국이 출전해 우승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9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12일 북한전, 16일 일본전을 펼친다.

# 신태용호, 동아시안컵 출전 명단(24명)

GK: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FC)

DF: 장현수(FC도쿄), 권경원(텐진 취안젠), 정승현(사간 도스), 김진수(전북 현대), 고요한(FC서울), 김민우(수원 삼성), 최철순(전북 현대), 윤영선(상주 상무), 김민재(전북 현대)

MF: 정우영(충칭 리판), 주세종(FC서울), 이명주(FC서울), 윤일록(FC서울), 김성준(성남FC), 이재성(전북 현대),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 이근호(강원FC), 염기훈(수원 삼성)

FW: 이정협(부산 아이파크), 진성욱(제주 유나이티드), 김신욱(전북 현대)

대기명단: 김동준(성남FC), 김민혁(사간 도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철(상주 상무), 김태환(상주 상무), 이승기(전북 현대), 이찬동(제주 유나이티드)

# 2017 E-1 챔피언십 남자부 일정

1차전: 한국vs중국(12월 9일 토요일 16시 30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2차전: 한국vs북한(12월 12일 화요일 16시 30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3차전: 한국vs일본(12월 16일 토요일 19시 15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사진=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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