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홍은동] 정지훈 기자= 아쉽지만 희망을 봤다. FC서울의 현재이자 미래인 윤일록, 양한빈, 황현수가 K리그 시상식에서 끝내 웃지 못했다. 그러나 미래는 밝았고,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K리그의 한 해를 정리하는 'KEB 하나은행 K리그 어워즈 2017'이 20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2017년 한 해 동안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별'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대미를 장식했다.

2017년은 전북의 해였다. 압도적인 성적이다. 전북은 22승 9무 7패 승점 75점으로 2위 제주(승점 66)를 따돌리고 조기에 우승을 확정했다. 특히 리그 38경기에서 무려 73골을 기록하며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했고, 35실점만 내주며 리그 최소 실점 팀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시상식의 주인공도 전북이었다. 전북의 우승을 이끈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재성이 생애 최초 K리그 클래식 MVP를 받았고, 최강희 감독이 감독상을 받으며 통산 5회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여기에 영 플레이어의 영예는 전북의 괴물 신인 김민재에게 돌아갔고, 전북은 베스트11에만 5명을 배출하며 2017년이 자신들의 해임을 증명했다.

지난해와는 달랐다. 지난 2016년에는 전북을 최종전에서 꺾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서울이 시상식의 주인공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고, 오스마르, 고광민, 아드리아노가 베스트11에 선정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서울이 리그 5위로 내려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일단 영 플레이어상 후보에 황현수가 이름을 올렸고, 윤일록과 양한빈이 베스트11 유력한 수상 후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황현수, 오스마르, 데얀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의 입장에서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최소 1명 정도는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서울의 선수들은 웃지 못했다. 특히 윤일록이 가장 아쉬움이 남았다. 윤일록은 이번 시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실력으로 서울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비록 리그 최종전에서 도움을 올리지 못해 도움왕을 손준호에게 뺏겼지만 리그 35경기에서 출전해 5골 12도움을 올리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왼쪽 미드필더 후보인 염기훈(6골 11도움), 로페즈(4골 3도움)보다 기록 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최종 수상자는 수원 삼성의 염기훈이었다. 아무래도 팀 성적과 국가대표라는 상징성 등이 고려됐고, 53.4%의 지지를 받아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윤일록은 40.6%의 지지를 받아 아쉽게 놓쳤다.

양한빈도 가능성은 봤지만 수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양한빈은 이번 시즌 서울의 주전 수문장으로 성장하며 수많은 경기에서 선방쇼를 펼쳤다. 특히 전북, 수원전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고, 슈퍼세이브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결과도 좋았다. 9차례 클린시트를 기록한 양한빈은 골키퍼 중 가장 많은 6회의 주간 베스트11에 선정됐고, 유일하게 주간 MVP까지 받았다. 하지만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47.4%의 지지를 받았고, 양한빈은 23.3%의 가장 낮은 지지를 받았다.

황현수도 마찬가지. 시상식전 황현수는 “이번 시즌 목표는 경기 출전이었다. 그러나 감독님께서 믿고 기용해주셨고, 많은 기회를 받아 이런 자리에 온 것 만으로도 영광스럽다. 영 플레이어상은 김민재가 받는 것이 맞다. 제가 가장 인정하는 수비수고, 동생이다. 저는 축하해주러왔다”며 수상 불발에도 큰 아쉬움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시상식에서 서울은 웃지 못했다. 그러나 윤일록, 양한빈, 황현수라는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것은 분명 의미가 있었고, 다음 시즌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서울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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