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인천남동경기장] 유지선 기자= WK리그가 인천현대제철의 통합 5연패 달성을 끝으로 2017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천 대교의 해체가 확정된 가운데, 인천현대제철은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됐던 ‘라이벌’을 잃게 됐다.

인천현대제철은 20일 오후 6시 인천남동경기장에서 열린 화천KSPO와의 2017 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인천현대제철은 1, 2차전 합계에서 6-0으로 우위를 점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 강력한 라이벌 잃은 인천현대제철

인천현대제철은 20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 대교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렀다. WK리그 최강자로 꼽히는 두 팀은 매번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지난 시즌에는 1차전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인천현대제철이 2차전 홈에서 4-0 완승을 거두면서 가까스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올해는 화천이 인천현대제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화천은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에 놓여있었다. 화천의 강재순 감독도 “전력 차가 크다. 상대 팀에는 국가 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해있다”며 현실을 인정했다. 결국 화천은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1차전과 2차전에서 각각 0-3으로 패했다. 인천현대제철로선 이전과 비교했을 때, 한결 수월하게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셈이다.

공교롭게도 인천현대제철의 대항마 역할을 했던 이천대교는 올 시즌을 끝으로 WK리그에서 자취를 감춘다. 구단을 운영해오던 대교가 팀 해체를 결정한 것이다. 인천현대제철의 최인철 감독은 “우리가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데에는 대교라는 팀과 라이벌 구도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아쉬워했다.

# 인천현대제철의 독주를 가로막을 팀은?

인천현대제철과 이천대교의 ‘2강’ 체제가 무너지면서 리그 전체적으로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적잖다. 성적이 우수하더라도 어느 팀이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라이벌을 잃은 인천현대제철의 동기부여도 이전만하지 못할 것이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최인철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대교가 WK리그를 떠나게 되면서 우리의 독식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던 최인철 감독은 “그러나 강력한 팀이 또 나타날 것이다. 대비를 잘 하고 있어야 한다”며 인천의 새로운 대항마가 나타날 거라고 전망했다.

구미스포츠토토와 경주한수원이 이천 대교의 뒤를이어 인천현대제철을 위협할 팀들로 꼽히고 있다. 한순간에 팀을 잃게 된 대교 선수들이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섰고, 실제로 다수의 선수가 구미스포츠토토와 경주한수원에 둥지를 튼 것으로 알려졌다.

대교에 걸출한 선수들이 즐비해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새로운 팀을 찾기가 한결 수월했고, 상대적으로 재정적 여유가 있는 두 팀이 대교 선수들을 대거 데려간 것이다. 최인철 감독은 “대교에서 흩어진 선수들이 토토나 한수원으로 많이 옮겨갔다. 인지도 있고 실력 있는 선수들이 이적한 만큼 두 팀이 어떻게 발전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천 대교의 해체로 큰 충격을 받았던 WK리그가 다음 시즌 우려의 목소리를 훌훌 털어낼 수 있을까? 이천 대교와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 이뤄질지, 또 어느 팀이 이천 대교의 뒤를 이어 인천현대제철의 ‘1강’ 구도를 위협할지 주목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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