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울산] 정지훈 기자= 문수경기장을 들썩이게 한 ‘에이스’ 손흥민이 득점 욕심을 버리고 구자철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하는 미덕을 보여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유럽의 강호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구자철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11월 A매치에서 1승 1무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서도 최전방에 선발 출전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구자철과 함께 호흡을 맞춘 손흥민은 강력한 전방 압박, 공격 침투, 날카로운 역습을 시도하며 한국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후반전에는 한국의 속공이 살아나면서 손흥민이 한층 더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17분에는 득점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구자철이 문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공을 잡아든 뒤 곧장 구자철에게 향했다. 구자철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하기 위해서였다. 

두 선수는 몇 마디 말을 주고받더니, 이내 서로 손을 부여잡으며 눈을 맞췄다. 구자철은 손흥민에게 고마움의 표시를, 반대로 손흥민은 구자철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듯 했다. 결국 키커로 나선 구자철은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손흥민은 지난 콜롬비아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다. 자신에게 모두의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두 경기 연속골이란 타이틀이 욕심날 법도 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득점 욕심보다 동료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를 선택한 손흥민, 페널티킥을 서로 차겠다고 싸우는 팀도 있는 상황에서 보는 이를 흐뭇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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