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수원월드컵경기장] 최한결 기자= 대한민국 대표팀이 '강호' 콜롬비아를 격파했다. 시원시원한 경기력이었다. 그 뒤엔 경험으로 대표팀을 도운 새로운 코치들이 있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저녁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손흥민의 멀티골에 힘입어 콜롬비아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대표팀은 7경기 무승 부진을 끊었고, 신태용 감독은 첫 승을 거뒀다.

경기에 앞서 대표팀에 새로운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일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와 토니 그란데 코치의 선임을 발표했다.

두 코치 모두 엄청난 경력을 소유했다. 미냐노 피지컬 코치와 그란데 코치는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에서 수많은 업적을 쌓았다. UEFA 챔피언스리그(UCL), 월드컵, 2012 유로 등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들은 선임되자마자 곧바로 신태용호 돕기에 나섰다. 각각 나름의 경험과 노하우로 콜롬비아전 맞춤 준비에 일조했다. 그 결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인 콜롬비아를 잡을 수 있었다.

# 미냐노 피지컬 코치, "해외파, 충분히 휴식해"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대표팀 훈련장에 낯선 광경이 목격됐다. 기성용, 손흥민, 권창훈 등 유럽파들이 이틀 차 훈련에서 빠진 것이다. 그동안 유럽파는 통상 팀 합류 직후, 첫 날을 쉬고 둘째 날부터 훈련에 합류하는게 일반적이었다.

여기엔 미냐노 피지컬 코치의 뜻이 있었다. 미냐노 코치는 유럽파가 소속팀에서 주말 경기를 치르고, 대표팀에서 주중 경기를 뛰기 위해선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이에 그는 유럽파들의 훈련 제외를 직접 요청했다.

그 뒤엔 22년의 경험이 있었다. 미냐노 피지컬 코치는 해당 분야에서만 오랜 기간 일해온 인물이다. 그는 해외파 선수들의 휴식을 강조했다. 그리고 미냐노 피지컬 코치의 선택은 콜롬비아전에서 바로 효과를 띄었다. 해외파들의 몸이 눈에 띄게 가벼워졌다.

콜롬비아전에서 유럽파들은 활발했다. 시작부터 손흥민은 콜롬비아 수비진을 쉴새없이 위협했다. 기성용도 공수를 오가며 중원 조율에 힘썼다. 콜롬비아 수비진을 상대로 좋은 턴으로 선보였다. 권창훈의 왼발은 날카로웠다. 이전과 달리 모든 유럽파들의 몸이 가벼웠다.

손흥민의 발끝에서 결과가 나왔다. 손흥민은 이근호의 스루패스, 권창훈의 터치를 받아 첫 골을 터트렸다. 이어 기세를 몰아 후반전엔 추가골까지 넣었다. 유럽파들의 좋은 컨디션에 대표팀은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 '비디오 미팅' 그란데 코치, "강해진 수비"

그란데 코치도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스페인 수석코치 시절 쓰던 콜롬비아 분석 비디오를 꺼내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 전, 이재성은 "영상이 큰 도움이 된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콜롬비아전의 수비는 확실히 달랐다. 그란데 코치가 "한국의 축구가 너무 순하다"고 지적에 응답한 것 처럼 시작부터 콜롬비아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콜롬비아의 에이스 하메스를 꽁꽁 묶었고 오히려 압도했다.

경기 직후 콜롬비아 페케르만 감독은 "일부러 측면 선수들을 윙처럼 올렸다. 공격적인 경기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상대 수비진이 너무 조직적으로 잘 막았다. 수비수들이 빠른 스피드를 가져서 어려웠다"며 한국의 수비를 칭찬했다.

그란데 코치의 혜안은 경기 직후 더욱 빛났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그란데 코치가 콜롬비아전에 앞서, 하메스를 꽁꽁 묶어야한다고 주문했다"면서 "신태용 감독이 이에 고요한에게 특별 주문을 넣었다"고 후문을 전했다. 그란데 코치의 조언과, 신 감독의 알맞은 선수 선택이 효과를 낸 것이다.

이날 대표팀은 하메스를 앞세운 공격진을 성공적으로 막았다. 그리고 그 중심엔 고요한이 있었다. 그는 경기 직후 "감독님이 하메스를 괴롭히라고 지시하셨다. 영상을 보고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다. 전반전 시작 직후, 부딪혔는데 신경질 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후 자신감이 생겼다"며 그란데 코치의 지시가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결국 대표팀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분명 전술 차이도 있었지만, 그 뒤엔 미냐노 피지컬 코치의 '휴식' 지시와 그란데 코치의 '비디오 영상'이 있었다.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미냐노-그란데 듀오의 경험은 대표팀에 값을 메길 수 없는 가치를 더했다.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