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인천공항] 서재원 기자= 신태용(47) 감독이 약 2주 간의 유럽 일정을 모두 마치고 돌아왔다. 신태용 감독은 자신을 향한 비난을 인정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월드컵이라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은 1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지난 10일 모로코전 직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해 외국인 기술코치와 피지컬 코치를 면접했고,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과 함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다시 이동해 베이스캠프 후보를 점검했다.

본격적으로 러시아 월드컵 준비에 나선 신태용 감독이지만, 그를 향한 여론의 시선은 차갑기 그지없다.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한 열풍과 더불어 10월 A매치 기간 중 가진 두 차례 유럽 원정 평가전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치러진 개최국 러시아와 평가전에선 2-4로 패했고 10일 스위스 빌/비엘에서 열린 모로코전도 1-3 완패를 당했다.

그 실망감에 대한 목소리는 인천공항에서도 이어졌다.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계속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축사국 회원들이 신태용 감독의 귀국에 맞춰 항의 시위를 준비했다. 이들은 ‘문체부는 축협비리 조사하라!’, ‘한국 축구 사망했다’는 피켓을 들고, 신태용 감독을 기다렸다. 이들은 “비리로 물든 축구협회 각성하라!”, “김호곤과 축협지도부는 전원 사퇴하라!” 등의 구호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귀국 직후 공항에서 예정돼 있었던 신태용 감독의 인터뷰는 취소됐고 오후 2시 축구회관에서 따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신태용 감독은 

[신태용 감독 일문일답]

- 유쾌한 귀국길은 아니었다.

2연전 마치고 독일, 러시아로 이동해 베이스캠프 답사까지 마치고 돌아왔다. 가볍게 돌아오지는 못했다. 2연전 결과 축구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렸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공항에서 그런 일은 생각하지 않고 들어왔는데,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분들도 축구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유럽 일정과 베이스캠프 답사에 대한 결과는?

코치에 대해선 여려 명을 만나 미팅을 하고 진취적인 이야기를 했다. 몇 명분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고, 잘 이야기해서 11월달부터 합류할 수 있도록 준비토록 하겠다. 베이스캠프 역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돌아왔다. 상당히 도움이 됐던 일정이었다.

-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는 분위기 전환이 힘들 것 같다. 앞으로 팬들의 마음을 돌릴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인정할 부분은 분명 인정한다. 제가 감독을 맡고 2연전에서 나갔던 선수들을 11월, 12월 달에 포지션별로 잘 맞춘다면, 실망이 아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K리그와 상생의 길을 가겠다고 계획한 결과 완벽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K리그가 살아야 대표팀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K리그가 대표팀을 위해 희생한 부분이 있어, 그 협조의 결과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경기력이 떨어져 있는 선수들이 경기에 뛰다보니 경기 내용, 수비 조직력 등에서 불안 요소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잘해야 한다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11월 달부터 월드컵에 나갈 선수들의 기본 틀을 만들고 이길 수 있는 경기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망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1월부터는 월드컵에 중심 될 선수들을 뽑아서 조직적으로 나갈 수 있게 만들어 가겠다.

- 신태용 감독의 공격 축구를 위해선 개선될 부분이 필요하다. 지금 현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저는 공격을 좋아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축구에서 이기기 위해서 수비가 갖춰져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11월 일정과 12월 동아시안컵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월드컵이라 생각한다.

팀에서 경기를 뛰는 선수들을 뽑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모아야 한다. 11월부터는 경기력을 위주로 선수를 선발하고, 수비를 단단히 하고 공격을 완성시켜야 할 것 같다. 월드컵에서 우리보다 못한 팀은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지금부터 그 점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청용이 윙백으로 뛴 이유는? 외국인 코치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사실 유럽 2연전은 반쪽 선수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청용 선수에 대해선 플랜B로 생각한 부분이었다. 러시아전에서 잘했기 때문에 모로코전에서도 다시 확인하고 싶었다. 아프리카 팀과 붙었을 때 이청용 선수가 어떻게 대응할지 보고 싶어서 2차전에도 같은 위치로 내세웠다.

코치로 여러 명을 만났다.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제가 생각했던 분이 만약 우리나라를 도와준다고 한다면, 코칭스태프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협조 받을 계획이다.

- FIFA랭킹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것에 대한 생각은?

우리가 경기를 못했기 때문에 그러한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12월 조추첨할 때, 우리가 4포트에 들어갈 수밖에는 없다. 지금의 랭킹보다는 6월 월드컵을 잘 갈 수 있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 히딩크를 향한 여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2경기 남겨두고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할 때, 분명 월드컵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제 축구를 버리더라도 월드컵에 반드시 나가야 한다고 했다. 경기력은 안 좋았지만 초기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본다. 사실 왜 이런 불상사가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 앞으로 잘 나가는 것만 생각하겠다.

- 정신력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

우리 선수들이 조금 더 헝그리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2연전은 정상적인 멤버가 아니었기에 선수들에게 강하게 주입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11월부터는 저부터 정신력에서 필요한 부분, 팬들이 원하는 부분을 각인시키겠다. 

- 수비에서 중국화 논란 등이 나왔다. 앞으로의 계획은?

다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K리그 선수들도 더 많이 보고, 월드컵에 나갈 선수가 누구인지 추리고, 그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선수를 찾아보려고 한다. 이제는 과감하게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 11월 평가전부터 결과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여론이 안 좋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6월 월드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전의 평가전에서 잘 하고 월드컵에서 못하면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유럽 원정도 결과는 안 좋았지만, 저의 계획에 있어서는 도움이 많이 됐다고 본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에게도 11월 평가전에 최고의 팀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내년 3월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인정받지 못하지만 6월달에는 인정받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 11월 누구와 붙길 원하는가?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 힘들다. 계약 문제도 걸려 있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강한 팀과 붙고 싶다고 요청했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

- 코칭스태프 보완에서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은?

제가 더 이상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아직 그 분들이 올 수 있는지 모르겠다. 제가 먼저 말을 하게 된다면 계약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 동아시안컵도 그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 여러 고민을 했을 것 같다. 

이번 2연전이 상당히 도움이 됐다. 11월부터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로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한다. 변화 보다는 중심이 되는 선수를 갖고 우리가 추구하는 바를 끌고 가야 한다. 제가 유럽에 가서 면접을 봤던 외국인 코치들도 하루 빨리 합류 시키고,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동아시안컵도 중요하다. 유럽 선수들이 오지 못하더라도 좋은 결과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과까지 가져오는 대회로 준비하겠다.

사진= 인터풋볼DB,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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