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상, 하위 스플릿의 판도를 결정지을 중요한 한판승부가 펼쳐진다. ‘7위’ 포항 스틸러스와 ‘6위’ 강원 FC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근 3연패를 기록하며 궁지에 몰린 포항은 강원을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두 팀의 격차는 승점 7점으로, 만약 이날 포항이 강원에 패한다면 서울의 경기 결과에 따라 하위 스플릿행이 확정될 수 있다. 전남 드래곤즈도 상위스플릿 합류를 위해 일말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지만, 사실상 이번 라운드 결과에 따라 상, 하위 경계선이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흥미로운 맞대결이 축구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9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는 만나면 유독 약해졌던 수원 삼성을 상대로 승점 사냥에 나선다. 5경기 째 수원을 만나 승리를 거두지 못한 제주는 이번이야말로 징크스를 깰 기회라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선두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 전북 현대는 상주 상무를 상대로 전주성에서 최강희 감독의 200승 달성에 도전한다. 강등권에서 멀어지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는 전남과 인천 유나이티드도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을 앞두고 있으며, 벼랑 끝에 놓인 광주는 FC 서울을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제주 원정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온 울산 현대는 대구 FC를 상대로 제주전 패배 만회를 노린다.

[주간 K리그 29R 리뷰] 진기록과 극장 골 쏟아진 K리그 클래식

지난 주말은 극장골의 향연이었다. 6경기 중 무려 3경기에서 후반전 추가시간에 골이 터졌다. 토요일 극장의 주인공은 전남과 상주였다. 강원에 2-3으로 끌려가던 전남은 이대로 경기가 종료되는 듯 싶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4분을 넘긴 시간에 코너킥 상황에서 허용준의 헤더 골이 터져 극적으로 승점 1점을 챙겼다. 강원으로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상주와 광주의 맞대결에서도 막바지 골 잔치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 2분에 주민규의 골로 상주가 리드를 잡은 것이다. 광주도 2분 뒤 조주영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곧바로 추격에 나섰지만, 김호남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극적인 골을 터뜨리며 상주가 3-2의 스코어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하루 뒤 숭의구장에서도 인천이 후반 43분에 터진 송시우의 극적인 결승골로 서울과의 경인더비를 승리로 장식한 것이다. 비디오 판독으로 골이 취소될까 노심초사하던 이기형 감독도 포효하며 극적인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극적인 골로 이곳저곳이 극장이 됐다면, 이동국은 지난 라운드 의미 있는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다. ‘친정팀’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70골-70도움을 달성한 것이다. 포항전에 선발 출전한 이동국은 이날 경기서만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4-0 승리의 주역이 됐다. 197골 71도움을 기록하며 200골 고지에도 성큼 다가섰다.

이밖에도 작별 인사를 하며 떠났지만 메디컬테스트 탈락으로 일주일 만에 제주에 돌아온 마그노는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27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팬들에게 특별한 재회 선물을 안겨줬다.

[주간 K리그 빅매치] 불꽃 튀는 상위권과 상-하위 경계 지점

# 올라갈 때 못 오르는 수원, 마침 반가운 제주

이번 시즌도 다를 바 없었다. 올라가야 할 때 못 올라가고 있다. 수원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수원은 지난 16일 대구FC와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자신들보다 순위가 낮은 팀을 상대로 꼭 잡았어야 했던 승리였다. 하지만 수원은 무기력한 경기력 속에 대구를 상대로 득점에 실패했고 승점을 1점 밖에 쌓지 못했다.

그 결과 사실상 우승 도전이 힘들어졌다. 전북이 포항을 꺾고 승점 60점 고지에 오르면서 수원(승점 50)과 격차가 10점으로 벌어졌다. 9경기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역전을 쉽사리 생각하기 힘들다.

현실적인 목표는 ACL이다. 4위를 기록 중인 수원으로서는 3위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2위와 3위에는 제주(승점 54), 울산(승점 51)이 나란히 랭크돼 있다. 따라서 이번 제주전이 중요해졌다. 제주를 잡으면 당장 이번 라운드에서 3위까지 오를 수 있다. 이제 한 경기 한 경기의 결과가 소중한 만큼 반드시 승리해야할 경기다.

다행히 제주는 수원에 반가운 상대다. 제주 천적이라 불릴 만큼 제주에 유독 강했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를 상대로 5연승(FA컵 포함) 중이기도 하다. 최근 15번 만나 한 번(15경기 12승 2무 1패) 밖에 패하지 않았다.

조나탄이 없는 수원이지만 제주전이 자신 있는 이유다. 특히 지난 맞대결에서 천금 골을 넣었던 김민우와 득점포를 가동한 박기동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 포항, 강원 상대로 ‘실낱같은 희망’ 이어갈까?

궁지에 몰린 포항이 안방에서 까다로운 상대 강원을 마주한다. 포항은 최근 분위기가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아있다. 인천과 대구, 전북에 차례로 패하며 3연패에 빠진 것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하위 스플릿행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물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포항이 이날 강원을 잡을 경우, 격차를 승점 4점까지 좁힐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으로선 상위 스플릿 합류의 사활이 걸린 운명의 한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까지 미뤄둔 K리그 통산 500승 도전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강원 역시 최근 들쭉날쭉한 행보를 보이면서 1무 1패로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한 상황이라 방심은 금물이다.

두 팀 모두 승리를 위해선 뒷문 단속이 시급하다. 강원(49실점)과 포항(48실점)은 이번 시즌 최다실점 3, 4위에 나란히 랭크돼 있다. 강원은 이번 시즌 막강한 공격력 대비 수비력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고, 포항도 수비 불안으로 승점을 놓친 적이 잦았다.

최근 3경기에서도 포항은 8실점, 강원은 9실점을 기록하며 좀처럼 수비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포항은 김광석과 조민우, 이승희 등 수비수들의 줄 부상으로 고민까지 떠안았다. 승점 사냥을 위해선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수비를 반드시 다잡아야 한다.

강원은 지난 라운드에서 이근호가 멀티골을 기록했고, 정조국도 득점 행렬에 가세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신고했다. 공격진의 화력이 다시 불붙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런 점에서 포항은 고민이 많다. 양동현과 심동운, 서보민 등 총알은 두둑하지만, ‘주축 공격수’ 양동현까지 최근 주춤하면서 무기가 좀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상위스플릿 합류를 위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포항과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강원, 두 팀의 맞대결은 상,하위 스플릿 체제 돌입을 앞두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주간 K리그 아더매치] ‘순위 경쟁’ 전남과 인천, 하위권 판도 뒤바뀔까?

전남과 인천의 매치도 흥미롭다. 순위 경쟁의 치열함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인천은 지난 라운드에서 송시우의 극적 골로 서울을 꺾었고, 전남도 후반전 추가시간에 터진 허용준의 득점으로 강원을 상대로 값진 승점 1점을 챙겼다. 이제 두 팀의 격차는 승점 2점으로, 전남과 인천의 경기 결과에 따라 하위권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지난 라운드에서 나란히 패배의 쓴맛을 본 광주와 서울은 광주의 안방에서 상처 회복을 위한 한판승부를 펼친다. ‘최하위’ 광주는 최근 3경기 째 승리가 없는 서울을 상대로 김학범 감독 부임 후 첫 승을 노려보겠단 각오다.

광주와 함께 생존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주는 ‘높은 벽’을 마주한다. 3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전북이 앞에 버티고 선 것이다. 광주를 꺾고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상주는 내친 김에 전북의 벽까지 넘보고 있다. 그러나 전북도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전북은 이날 승리를 거두면 최강희 감독이 전북에서 통산 200승이란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지난 라운드에서 제주에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9경기 째 이어온 무패행진에 제동이 걸린 울산은 대구를 ‘호랑이 굴’로 불러들인다. 그러나 대구도 최근 5경기 연속 무패(2승 3무)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주간 K리그 승부예측] 궁지 몰린 포항과 들쭉날쭉한 행보의 강원, 승자는?

포항 승 2명, 강원 승 4명, 무승부 0명. 상하위 스플릿이 확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의 흐름을 봐 강원의 승리가 많았다. 물론, 홈팀 포항의 승리를 선택한 기자들도 있다.

# 주간 K리그 30R 일정

글=인터풋볼 취재팀
그래픽=유지선, 박주성 기자
사진=윤경식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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