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3주간의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K리그 클래식이 축구 팬들의 곁에 돌아왔다. 스플릿 체제 돌입까지 6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라운드에서는 쫓고 쫓기는 선두 추격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새로운 추격자가 등장했다. 7경기 무패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탄 제주 유나이티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북 현대와의 격차를 승점 4점으로 좁힌 제주는 이번 주말 서울 원정길에 오른다. 지난 7월 안방에서 FC 서울에 패했던 제주는 그때 당시의 아픔을 그대로 되갚아주겠단 각오다.

전북도 더 이상 방심할 수 없다. 이번 라운드 결과에 따라 제주와의 격차가 승점 1점으로 좁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지난 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꺾고 분위기를 전환한 강원 FC르르 홈으로 불러들인다. 강원은 최윤겸 감독이 사퇴한 가운데, 위기의식으로 똘똘 뭉쳐 값진 승리를 챙겼다.

공교롭게도 전북은 총 6명이 대표팀에 차출됐다. 장기간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면서 쌓인 피로로 인해 이번 라운드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두 독주를 이어온 전북과 턱밑까지 따라붙은 제주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결과가 이번 라운드 최대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주간 K리그 27R 리뷰] 학범슨의 호된 신고식과 분위기 전환한 강원

20일 전의 일이다. 지난 27라운드에서는 감독 사퇴로 변화를 맞은 강원 FC과 광주 FC에 모두의 관심이 쏠렸다. 광주 지휘봉을 잡고 치르는 첫 경기에서 ‘선두’ 전북을 상대하게 된 김학범 감독은 1-3으로 패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김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전북을 상대로 몇몇 실험을 했는데 소득이 있었다”며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최윤겸 감독이 떠난 강원은 박효진 감독대행 체제에서 수원을 마주했고, 3-2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 킥오프 이후 1분 만에 안지호의 골로 리드를 잡은 강원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 끝에 황진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강원은 휴식기 기간에 세르징요 사태가 발생하며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상태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도 분위기 반전을 위한 신호탄을 쐈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인천은 새로 합류한 공격수 엔조가 가능성을 보여줬고, 선수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똘똘 뭉치면서 올 시즌 잔류를 다짐했다. 기대를 모았던 서울과 울산의 맞대결은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으며, 대구와 상주도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주간 K리그 빅매치] 선두 자리를 두고 펼쳐지는 '장외 경쟁'

# 전북의 아성 넘보는 제주와 ACL 노리는 서울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제주와 서울의 맞대결이다. 서울은 최근 4경기 연속 무패행진(2승 2무)을 이어왔다. ‘승-무-승-무’로 시즌 내내 지적됐던 들쭉날쭉한 흐름이 계속됐다는 점은 아쉽지만, 스플릿 체제 돌입을 앞두고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황선홍 감독은 “상위권 진출을 위한 경기다. 홈에서 오랜만에 치르는 경기인데, 반드시 승리하겠다”면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LC) 출전을 향한 열망이 크다. 제주전을 계기로 삼겠다”며 제주전 승리를 통해 막바지 가속도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제주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시즌 중반 주춤하던 제주는 최근 7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강원과 전남, 광주를 차례로 제압하고 3연승을 질주 중이며, 순위도 어느덧 2위까지 끌어올렸다.

제주가 ‘선두’ 전북을 위협할 새로운 도전자로 등장한 것이다. 전북과의 격차는 승점 4점으로, 제주가 이날 서울을 잡는다면 우승 도전까지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 K리그 클래식이 3주 가까이 A매치 휴식기를 가진 가운데, 제주는 지난 주말 광주와 치른 잔여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예열을 마쳤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서울과 한주 먼저 시동을 건 제주, 황선홍 감독은 “제주가 유리할 수도 있다. 경기 감각이란 것이 있다”라고 경기 감각의 차이를 변수로 꼽으면서 “우리도 연습 경기를 진행했고 감각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경기 위주로 했다”고 덧붙였다.

중원 싸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제주는 지난달 전남전에서 윤빛가람이 퇴장을 당해 사후징계를 받았고, 광주전에서는 이창민이 퇴장을 당했다. 두 선수 모두 서울전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중원 싸움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선홍 감독도 “중원에 중점을 두고 경기 운영을 하겠다. 상대의 약점을 공략할 것”이라며 윤빛가람과 이창민의 공백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귀띔했다.

막강한 화력과 전방 압박 등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서울과 제주, 지난 7월 맞대결에서 활짝 웃었던 서울이 안방에서도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까? 전북의 선두 자리를 넘보는 제주와 ACL 출전권을 노리고 있는 서울이 이번 주말 상암벌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 국대 6인방 돌아오는 전북, 갈 길 바쁜 강원

대한민국 대표팀이 천신만고 끝에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획득했다. 그 중심에는 전북이 있었다. 전북은 이동국, 이재성, 최철순, 김민재, 김신욱, 김진수까지 총 6명의 선수들이 대표팀에 차출됐다. 시즌 중 주전 선수 6명이 한 번에 대표팀에 차출되는 것은 리그 일정을 볼 때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제 전북은 다시 리그에 집중해야 한다.

상대는 강원이다. 강원은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다. 승격을 이끈 최윤겸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자진해서 물러났고, 현재는 박효진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시즌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팀을 승격으로 이끈 세르징요 사건으로 팀이 뒤숭숭하다. 이제 지난 일을 잊고 앞으로 나가야 할 시간이다.

객관적인 전력은 전북이 앞선다. 두 팀은 지금까지 총 13번의 맞대결을 펼쳤는데 그중에서 전북이 무려 10번이나 승리를 가져갔다. 강원은 단 2번 밖에 승리하지 못했다. 최근 10경기를 봐도 전북이 8승, 강원이 1승이다.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최근 리그에서 전북에 쉽게 승리할 수 있는 팀은 없다. 박효진 감독 대행에게는 큰 숙제다. 

그러나 강원은 지난 수원 삼성전에서 3-2 승리를 거뒀다. 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짜릿한 승리는 큰 도움이 된다. 경기 후 박효진 감독 대행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해서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감독님께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 팀은 지난 6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었다. 당시 전북은 에두, 김진수, 김보경의 연이은 골로 4-1 대승을 거뒀다. 정조국이 뒤늦은 만회골을 터뜨렸으나 이미 경기는 기울고 난 뒤였다. 당시 전북은 전주성 복귀전에서 짜릿한 승리로 팬들에게 보답했다.

이번 시즌 전북은 우승이 목표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서울에 패하며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이미 FA컵에서 탈락해 마지막 목표이자 유일한 목표가 리그다. 강원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목표다. 대대적인 투자로 팬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두 팀이 이번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주간 K리그 아더매치] ‘새로운 변수’ 휴식기, 어느 팀에 득이 될까?

‘극과 극’ 분위기에 놓인 울산과 상주가 이번 라운드 문수구장에서 격돌한다. 울산은 지난 라운드에서 서울과 아쉬운 무승부를 거뒀지만, 8경기 무패행진(4승 4무)을 이어갔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승부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패배가 없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7경기 째 승리가 없는 상주로선 상당히 까다로운 일전이다.

포항도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대구 원정길에 오른다. 포항은 최근 3경기 연속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라운드에서는 인천에 완패를 당하고 돌아왔다. 포항으로선 확실한 결과가 필요한 경기다. 그러나 최근 상대팀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는 대구도 포항을 상대로 4경기 무패행진에 도전한다.

생존이 걸린 인천과 광주의 맞대결도 흥미롭다. 인천은 상주와 포항을 꺾고 2연승을 기록했다. 휴식기에 상승세의 흐름이 끊기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기회로 삼겠단 각오로 광양에서 막바지 담금질에 나섰다. 광주는 잔여 경기를 치른 탓에 지난 주말 제주와 맞대결을 펼쳤지만, 쓰라린 2연패(전북-제주)를 교훈 삼아 인천을 잡겠단 각오다.

이밖에도 지난 라운드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했던 수원과 전남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피할 수 없는 한판승부를 펼친다. 조나탄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실감했던 수원으로선 하루빨리 해법을 찾아 후반기에 다시 가속도를 내야 한다.  

[주간 K리그 승부예측] 나란히 무패행진 이어가고 있는 서울과 제주, 승자는?

서울 승 3명, 제주 승 2명, 무승부 1명. 역시 팽팽한 예상이다. 서울과 제주 모두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 예측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다.

# 주간 K리그 28R 일정

글=인터풋볼 취재팀
그래픽=유지선, 박주성 기자
사진=윤경식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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