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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의 트루패스] 전-후반이 달랐던 신태용호, 이유는 ‘중원 장악’

[인터풋볼=우즈벡(타슈켄트)] 정지훈 기자= 변칙적인 3백을 들고 나왔지만 단 10분 만에 실패했다. 신태용호의 전-후반 경기 내용은 확실히 달랐고, 이유는 중원 장악에 있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6일 자정(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 10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승점 1점을 획득한 한국은 승점 15점으로 A조 2위를 유지했고, 같은 시간 시리아(승점 13)가 이란과 무승부를 거두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한판이었다. 물론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만약 둘 중 하나만 잡는다면 무조건 결과였다. 신태용 감독도 이번 우즈벡전은 무조건 결과가 중요하다면서 “원정이기 때문에 경우의 수가 많다.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좋겠지만 결과적으로 잘못 될 수도 있다.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서 준비하겠다. 지지 않는 축구를 하겠다. 우즈벡 분석은 이미 끝났고, 무조건 이기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고, 결국 신태용 감독은 결과를 잡았다.

그러나 조금은 돌아봐야할 경기였다. 결과는 잡았지만 신태용 감독이 선택은 변형 3백은 분명 실패였고, 야심차게 꺼내 든 장현수 실패도 전반 43분만에 실패로 돌아갔다. 오히려 구자철, 염기훈, 이동국이 차례로 투입된 후 경기 내용이 더 좋아졌고, 신태용 감독의 플랜A를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한다.

[핵심 포인트] 지지 않는 축구 선언한 신태용, 선택은 변형 3백

중요한 일전을 앞둔 신태용 감독은 신중했다.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시리아가 이란을 꺾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은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신태용 감독은 수비 안정화를 위해 변형 3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태용 감독은 우즈벡의 역습을 막는 동시에 손흥민, 황희찬, 이근호로 구성된 공격진의 날카로운 역습을 위해 3-4-3 포메이션을 사용했고, 변칙적인 3백을 선택했다. 핵심은 장현수였다. 만약 장현수가 수비진으로 내려가면 3백이 됐고, 중원까지 올라가면 정우영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섰다. 여기에 권창훈이 2선과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는 프리롤 역할을 맡았다.

좌우 측면도 중요했다. 3백에서는 좌우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을 시도할 때는 과감하게 올라가야 했고, 이에 공격 성향이 강한 김민우와 고요한을 선택했다. 여기에 스피드와 패싱력을 갖춘 김영권과 김민재가 3백의 좌우를 맡았고,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매치 분석①] 신태용의 플랜A는 확실하게 실패했다

신태용 감독의 계획은 확고했다. 유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전진할 필요가 없었고, 더 급한 쪽은 우즈벡이었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3백을 사용해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손흥민-황희찬-이근호 등 빠른 공격수들을 중심으로 역습을 노렸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의 변형 3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초반부터 우즈벡의 측면 공격이 이어지자 몇 차례 찬스를 내줬고, 특히 좌우 측면이 뚫리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가장 큰 문제는 중원 싸움이었다. 우즈벡에는 아흐메도프, 하이다로프, 제파로프, 오타벡 등 좋은 미드필더 자원이 많았고, 권창훈과 정우영만으로는 감독하기 어려웠다. 결국 신태용 감독은 빠르게 전술 변화를 가져갔고, 장현수를 중앙 미드필더로 올리며 4-2-3-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줬다.

예상외로 우즈벡의 공세가 거셌다. 특히 한국은 중원 싸움에서 밀리며 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정우영과 장현수 조합은 빌드업이 되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기성용의 존재감이 아쉬움으로 남았고, 한국은 전반 20분 하이다로프의 슈팅이 골대를 맞는 등 위협적인 찬스를 내줬다. 더 큰 문제는 하이다로프의 슈팅을 아무도 방어하지 못했다는 점이고, 중원 압박이 헐거워지면서 공간을 내줬다.

우즈벡의 공세가 계속됐다. 전반 3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스마일로프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때 신태용 감독이 의도치 않는 변화를 가져갔다. 전반 43분 장현수가 부상으로 빠지고 구자철이 이른 시간에 투입됐다. 결국 신태용 감독의 장현수 시프트도 43분 만에 종료됐다.

[매치 분석②] 구자철의 투입, 경기의 흐름을 바꾸다...중원 장악의 필요성

장현수 시프트의 종료. 이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 구자철이 투입되자 중원에서 활기를 되찾았고,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45분 왼쪽 측면 김민우의 크로스를 권창훈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빗맞았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에는 중앙에서 연결된 패스를 손흥민이 잡아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전반 막판 좋은 흐름이 후반까지 이어졌다. 특히 구자철이 중원에서 간결한 패스 플레이를 시도하며 찬스를 만들었고, 한국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가장 빛났던 장면은 후반 13분에 나왔다. 김민우, 손흥민, 황희찬 등이 세밀한 패스플레이로 침투했고, 이근호가 반대를 보고 감았지만 살짝 빗나갔다. 이후 우즈벡은 후반 13분 게인리히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신태용 감독도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19분 권창훈을 대신해 염기훈을 투입했고, 이때부터 한국의 공격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후반 20분 염기훈의 크로스를 김민우가 왼발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찬스에서 염기훈의 정교한 패스를 연결했고, 황희찬이 반대편을 보고 때렸지만 빗나갔다.

결과적으로 구자철의 투입으로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간 한국이 경기의 흐름을 되찾았고, 이때부터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았다. 어찌 보면 전반과 후반의 내용이 전혀 달랐던 것은 구자철의 투입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매치 포인트] 신태용의 용병술은 성공...중심에는 ‘베테랑’

신태용 감독의 플랜A는 실패였다. 그래도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신태용 감독의 용병술이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이란전에서 좋지 못한 용병술로 많은 비난을 받았는데 특히 이동국의 투입 시간과 염기훈을 투입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이 많았다.

이번에는 달랐다. 신태용 감독은 팀이 어려움을 겪자 가장 먼저 구자철을 찾았고, 이후 시기적절하게 염기훈과 이동국을 투입했다. 역시 베테랑의 클래스는 살아있었다. 구자철은 투입이후 흐름을 바꿔놓았고, 염기훈은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여기에 후반 33분 투입된 이동국은 확실한 우위를 가져가게 했다. 그러나 골운이 없었다. 이동국은 후반 41분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그의 머리를 떠난 공은 또 다시 골대를 강타했다. 이어 후반 45분 이동국의 결정적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신태용 감독은 부임이후 손발을 맞출 수 없는 상황에서 유럽파를 중용했다. 아무래도 조직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개인기량이 좋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그러나 이란전에 실패로 돌아갔고, 이번 우즈벡전을 보면 K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이동국, 염기훈 등 베테랑들의 클래스를 엿볼 수 있었다.

신태용 감독도 전-후반에 경기력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잘 알다시피 우즈벡은 우리에게 무조건 이겨야 했다. 그래서 전반부터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전반에는 대등하게 경기를 하더라도 급하게 갈 것은 없다고 주문했다. 후반전에는 우즈벡이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봤다. 실점률이 높더라. 이를 생각했다. 골은 없었지만 막판 상대를 압박한 만큼 전략이 적중했다고 생각한다”며 후반의 경기력에는 만족했다.

[매치 리액션] 신태용 감독, “멋진 대표팀을 만들어 도약하겠다”

한국 대표팀 신태용 감독: 승리를 가져가기 위해 우즈벡에 왔는데 아쉽지만 무승부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우리가 홈에서 이란과 아쉬운 무승부를 거뒀다. 그렇기 때문에 우즈벡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그래도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해줬다. 우즈벡도 좋은 경기를 했고, 양 팀 모두 페어플레이를 했다. 비록 무승부지만 월드컵에 갔다. 이 대표팀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 준비를 하겠다. 멋진 대표팀을 만들어 도약하겠다.

한국의 에이스 손흥민: 어려운 여정이었다. 신태용 감독님이 2경기를 맡아서 정말 어려운 역할을 잘하셨다. 개인적으로는 골을 많이 넣지 못해 아쉽다. 내용은 충분히 찬스를 잡을 수 있었는데 숙제가 생겼다. 우리 대표팀이 투지를 잃어버린 것 같다. 9개월 동안 많은 숙제가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한국의 주장 김영권: 감독님과 선수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들의 모범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마음 단단히 먹고 경기에 임했다. 의도치 않게 그렇게 돼 많이 힘들었는데 무승부지만 본선 진출이라는 좋은 결과를 거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국민들의 응원으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 왼발 염기훈: 이기고 본선 진출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승리 못했던 부분은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그래도 목표로 했던 월드컵 진출을 이뤄 다행이다. 베테랑이지만 뛰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한국의 라이언킹 이동국: 내년 월드컵 생각은 아직 하고 있지 않다. 제가 맡은 역할은 월드컵 본선 진출시키는 거다.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지만, 그래도 선수가 모두가 하나가돼 올라갈 수 있었다.

한국 중원의 핵 구자철: 벤치에서 경기 초반을 봤는데 보지 못할 정도로 우즈벡에 밀렸다. 원정에서는 분위기에서 밀리면 안 되는데 일단 실점을 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위기를 넘겼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선수 탓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즐기고 싶고, 2경기 무실점으로 본선에 가 기쁘다.

사진=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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