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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의 트루패스] 이기는 축구에 집착한 신태용호, 디테일 부족

[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정지훈 기자= 패배와도 다름이 없는 무승부다. 6만 관중, 수적 우위, 우즈벡의 패배 등 모든 조건이 좋았지만 신태용호는 승리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케이로스 감독과의 전략 싸움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우리는 급했지만 상대는 여유로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 9차전에서 수적 우위를 잡고도 골 결정력에 아쉬움을 남기며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불안한 2위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승점 14점으로 A조 2위 자리는 지켰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이 중국 원정에서 패배하면서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지만 확정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고, 오히려 시리아가 카타르를 3-1로 잡으면서 조 3위로 올라섰다. 만약 한국이 우즈벡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상당히 복잡한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 한다.

6만 관중이 연출한 환상적인 분위기, 우즈벡의 패배, 수적우위까지.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을 위해 모든 것이 갖춰져 있었지만 신태용호는 완벽한 밥상을 스스로 걷어찼고, 이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영리한 경기 운영과 이란 선수들의 노련함을 넘지 못했다.

[매치 포인트] 기성용 제외-손흥민 선발, 신태용의 선택은 압박과 침투

신태용 감독은 끝까지 고민했다. 신태용 감독은 과거 올림픽 대표팀과 U-20 월드컵 대표팀을 맡을 때부터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유명했고, 공격적인 축구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란전은 달랐다. 무엇보다 결과가 중요한 상황에서 신태용 감독은 이기는 축구를 선언했고, 선발 명단도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했다.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상황.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압박과 침투였다. 일단 부상을 당한 기성용을 출전 명단에서 제외했고,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황희찬과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여기에 권창훈, 구자철, 이재성을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나섰고,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을 시도했다.

반면, 이란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택했다. 4-3-3 포메이션을 사용한 이란은 공격진에서 데자가, 구차네자드, 자한바크시가 호흡을 맞췄고, 중원은 하지사피, 에자톨라이, 아미리가 배치되며 예상 가능한 선발 명단을 꾸렸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이미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상황인데다가 한국 원정에서 무리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매치 분석①] 투지로 무장한 한국과 영리했던 이란

일단 출발은 좋았다. 한국은 황희찬, 손흥민, 권창훈, 이재성이 전방부터 강력한 압박을 시도하며 이란의 실수를 유발했고,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주도권을 잡았다. 찬스도 있었다. 전반 16분 권창훈이 문전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상대 발에 걸려 넘어졌고, 페널티 에어리어 바로 바깥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후 손흥민이 오른발로 골문 구석을 노렸지만 수비 맞고 벗어났다. 결정적인 찬스가 무산됐다. 전반 19분 손흥민의 프리킥을 김민재가 머리로 연결했고, 이것을 장현수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이상하게 급했고, 세밀함이 떨어졌다. 좋은 말로는 투지로 무장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다르게 말하면 어딘가 템포가 빨랐고, 급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을 시도했는데 이런 이유로 경기 템포가 너무 빨라졌고, 선수들은 금세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 문전에서 마무리가 부족했다. 후반 5분 김진수의 로빙패스를 손흥민이 받아 날카로운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결국 한국은 쉽게 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문전에서 패스와 마무리는 계속해서 아쉬웠다

[매치 분석②] 퇴장 변수를 살리지 못한 신태용, 판단 미스

변수가 왔다. 바로 이란 중원의 핵심 에자톨라이의 퇴장. 후반 7분 김민재와 에자톨라이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엉켜 넘어졌는데 이때 에자톨라이가 고의적으로 김민재의 머리를 밟으면서 퇴장을 당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호재였지만 이란의 케이로스 감독은 영리했다. 곧바로 케이로스 감독은 공격수 구차네자드를 빼고 미드필더 카리미를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한국이 급해졌다. 이란은 수비를 내릴 것이었고, 한국은 어떻게든 선제골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은 롱볼 축구를 시도하며 수비 뒤 공간을 노렸지만 이란의 장신 수비수들을 넘지 못했다. 오히려 이란이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무승부도 좋은 결과였기에 철저히 지공을 펼쳤고, 때에 따라서는 시간을 끌기도 했다. 여기에 이란은 후반 18분 타레미를 투입하며 공격의 여지를 남겼다.

신태용 감독도 변화를 줬다. 후반 27분 이재성을 대신해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투입하며 최전방에 높이를 더했다. 곧바로 케이로스 감독이 대응했다. 후반 30분 체슈미를 투입해 중원 싸움을 시도했고, 계속해서 지공을 펼치며 한국을 급하게 만들었다.

15분이 남은 상황. 신태용 감독의 선택이 조금은 아쉬웠다. 신태용 감독은 김민재의 통증 호소로 인해 후반 38분 김주영을 투입했는데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주영의 투입은 결과론적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만약 이때 장현수를 수비로 내리고, 중원 또는 공격진에서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동국, 이근호, 염기훈, 김보경 등 중에서 한 선수를 선택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을 투입한 시간은 후반 43분. 이동국에 주어진 시간은 추가시간을 포함해 6분 정도였고, 이미 이란이 수비진을 내린 상황에서 이동국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자신의 교체 타이밍에 대해 일정 부분 아쉬움을 인정하면서도 “이동국의 결정력을 믿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매치 분석③] ‘데뷔전’ 신태용 감독, ‘7년차’ 케이로스의 벽은 높았다

결과적으로 신태용 감독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데뷔전이었다. 6만 관중, 수적우위 여기에 우즈벡의 패배까지. 좋은 조건이었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많은 것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상대는 7년 차 케이로스 감독이었다. 2011년 지휘봉을 잡았으니 만으로 6년, 횟수로 7년 째 이란을 이끌었다. 지금의 이란 축구를 만든 이도 그였다. 그 사이 이란의 FIFA 랭킹은 47위(2011년 5월)에서 24위(2017년 8월)로 수직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31위에서 49위로 떨어졌다.

케이로스 감독은 유독 한국에 강했다. 지금까지 한국은 케이로스 감독에게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지난 2013년 울산에서 열린 홈경기에서도 패했다. 4전 4패. 케이로스 감독 전까지 이란과 전적은 9승 7무 9패로 팽팽했지만, 이후 이란의 우세로 급격히 기울었다.

경험에서 차이가 있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상대의 안방에서 경기를 하는 법을 알았고, 조심스러웠던 신태용 감독은 몇 차례 선택이 아쉬웠다. 후반에 수적우위를 잡았을 때 이동국 등 공격적인 카드를 빨리 꺼내야했지만 이동국이 투입된 시간은 후반 43분이었다. 결과적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무승부를 지켜봐야 했다.

모든 것은 결과론이다. 그러나 분명 신태용 감독의 경험은 부족했고, 전체적으로 아쉬웠다. 결국 신태용호가 스스로 밥상을 걷어찼고, 케이로스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매치 포인트] 이기는 축구에 집착한 신태용호, 디테일 부족

결과에 집착하다 보면 디테일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판이다. 사실 많은 축구 팬들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을 향해 공격적인 축구를 기대한 것이 사실이고, 이런 이유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다른 축구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부임하자자마 공격 축구보다 이기는 축구를 선언했고, 결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그랬다. 신태용 감독이 최우선으로 생각한 것이 무실점이었고, 이에 공격진에 많은 활동량과 강력한 전방 압박을 요구했다. 이런 이유로 황희찬, 이재성, 권창훈 등 활동량이 많은 공격수들을 배치했고, 구자철과 장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했다. 여기에 김진수와 최철순을 좌우 측면에 투입하며 수비 안정화를 시도했다.

이기는 축구였다. 실제로 선수들은 강력한 압박을 시도하며 전반부터 쉴 새 없이 뛰었다. 그러나 문제는 디테일이 없었다는 것과 템포가 너무나도 빨랐다는 것이다. 너무 빠른 템포는 선수들의 체력을 떨어지게 했고, 디테일을 떨어지게 만들었다. 물론 첫 번째 목표인 무실점에는 성공했지만 수적우위를 살리지 못한 채 공격 작업이 세밀하지 못했던 것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에 대해 신태용 감독도 “경기 뛴 선수들이 와서 하루 정도 밖에 훈련을 못했다. 손발을 맞추는데 힘들었다. 실질적으로 공격라인은, 조직력 훈련에서 부족했다고 본다. 부족한 부분을 인정한다. 잔디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이란 선수들은 그런 잔디에 강한 부분이 있다. 잔디가 좋은 곳에서 경기를 하면 좋은 경기력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신경을 많이 써주셨지만, 아쉬움은 분명했다”며 아쉬움을 인정했다.

[매치 리액션] 벼랑 끝 신태용 감독, “우즈벡은 무조건 이긴다”

이란 케이로스 감독: 양팀 선수들도 축하한다.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정말 수준 높은 경기를 했다. 내 감독 커리어 중, 이렇게 어려운 경기는 처음이다. 한국이 정말 우리를 어렵게 만들었다. 아름다운 경기였다. 내 감독 인생 36년 중에, 처음으로 선수에게 유니폼을 달라고 했다. 손흥민에게 유니폼을 받았다. 손흥민은 전 세계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고 싶어 하는 선수다.

한국 신태용 감독: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나, 실점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득점을 못해 아쉽다.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오늘 경기를 이기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우즈벡전도 이기기 위해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최소한 실점 없는 무승부 이상의 경기를 펼치겠다. 변화가 있다 없다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기 힘들다. 오늘 경기를 이기면서 모든 것을 마무리하려 했다. 준비를 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우즈벡 가서는 무조건 이기기 위한 준비를 하겠다.

선발 출전 황희찬: 드리블을 칠 때 잔디가 단단하면 방향 전환이 쉽다. 그런데 미끄러지니 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감독님이 주고받는 플레이를 요구하셨는데 그 부분이 나오지 않았다. 이란이 퇴장 당하면서 수비적으로 나섰고, 뚫기 더욱 쉽지 않았다. 선수단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경험 낳은 선수들이 많기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복귀전 이동국: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중국이 승리했기에 홈에서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내용은 나쁘지 않았는데 결과는 아쉬웠다. 시간을 떠나서 대표팀에서 다시 뛸 수 이어서 가슴이 벅찼다. 결과를 만들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본선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준비를 잘해서 우즈벡전에서는 결과를 만들겠다.

데뷔전 김민재: 많이 긴장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전북에서 하던 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경기 내내 형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실수가 몇 번 있었다. 그래도 집중력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우즈벡전 목표는 무실점이다. 좋은 공격수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득점할 수 있다. 실수하지 않고 승리하도록 하겠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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